각 브랜드사 제공=(왼쪽 상단_라카) / (오른쪽 상단_토니모리 '김요한') / (왼쪽 하단_클리오 '김우석') / (오른쪽 하단 슈에무라 '왕이보') 

[한스경제=고예인 기자]  끝까지 여성의 전유물일 것만 같았던 색조 메이크업 제품 광고 모델에도 새바람이 불고 있다. 메이크업 제품 광고에 짙은 립스틱과 화려한 펄 아이섀도를 바른 남자 연예인이 등장하면서 ‘색조화장품 모델은 여자여야 한다’라는 불문율이 깨진 것이다. 성별을 구별하지 않고 개인의 취향을 존중하는 ‘젠더 뉴트럴(gender neutral)’이 대세다.
 
여성성이 짙은 색조 화장품 시장에 국내 최초로 젠더 뉴트럴 콘셉트를 과감하게 내던진 메이크업 브랜드 라카(LAKA)는 론칭한 2018년 대비 2019년 매출 신장률이 22배 증가하였다.
 
이어 라카는 지난 달 신생 항공사(LCC) 브랜드 '에어로케이'와 컬래버레이션 캠페인을 통해 여성 모델이 활동성 높은 바지 유니폼을 입고 운동화 끈을 묶는가 하면, 남성 모델이 기내에서 립스틱을 바르는 모습이 연출된 화보를 공개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러한 라카와 에어로케이의 과감한 캠페인에 소비자들은 “시대에 맞추어 브랜드도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 같다”, “라카와 에어로케이 모두 추구하는 가치가 멋있다”, “다양한 부분의 문화와 가치를 알려주셔서 감사하다” 등 브랜드가 추구하는 철학과 사회적 가치에 공감하는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라카 관계자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캠페인에서 젠더 이분법적인 프레임에서 벗어나 본질적인 가치에 집중하는 두 브랜드의 철학에 공감대가 형성되어 진행되었다”며 “앞으로도 컬래버레이션 등 더욱 다양하고 즐거운 방법으로 소비자와 교감할 예정이며, 젠더 뉴트럴 브랜드로서 라카가 전하고 싶은 시대적인 메시지를 적극 알리고 고객과 소통하면서 온라인 채널 외에도 다양한 고객 접점 채널로 확장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국내뿐 아닌 해외 진출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 외 ‘젠더리스(Genderless)’콘셉트는 국내 여러 브랜드에서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지난 2월 색조 브랜드 ‘클리오’의 모델로 발탁된 그룹 ‘업텐션’의 멤버 김우석은 뷰티 화보를 통해 여성 모델 못지않는 붉은 입술과 빛나는 비주얼로 화제가 된 바 있으며, 지난 6월 화장품 브랜드 ‘토니모리’의 모델로 발탁된 그룹 ‘위아이’의 김요한은 10일 젠더리스 메이크업 화보를 공개하기도 하기도 했다. 화장품 브랜드 ‘티르티르’ 역시 ‘엑소’의 백현을 모델로 발탁, 지난 5월 ‘조이 오프 저니 메이크업 키트’를 출시했다. 
 
남성연예인을 전면에 내세워 색조 화장품을 광고하는 경우는 비단 국내 브랜드 뿐만 아니다. 
중국배우 왕이보는 ‘슈에무라’ 브랜드의 모델로 발탁돼 색조 립스틱을 광고를 공개하기도 했고, 마찬가지로 중국배우 등륜은 ‘로레알’ 모델로 발탁, 배우 양양은 ‘겔랑’ 브랜드의 첫 남자 모델로 발탁돼 본인의 입술에 직접 립스틱을 발라 입술도장으로 색을 표현하는 광고를 선보였다.
 
이러한 뷰티업계의 ‘젠더리스(Genderless)’ 콘셉트가 여성들에게 각광받을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연세봄 정신과 박종석 원장은 “성과 경계를 넘어 자신의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표현하고 싶은 심리를 자극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미적 욕망을 순수하게 표현하는 것은 한계와 경계가 없다는 자유를 허용함으로써 억압된 심리에 간접적으로 해방감과 카타르시스를 줌으로써 여성들의 소비심리를 더 자극하는 방법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자신의 취향과 가치관을 중시하고 새로운 트렌드에 누구보다도 발빠르게 반응하는 소비자들의 욕구는 나날이 까다로워졌고 단순히 물건을 소비하는 것 이상으로 자신의 신념을 표현하는 시대가 왔다. 이에 뷰티업계에서는 다양한 사회적 가치를 알리는 캠페인 진행, 콜라보레이션 굿즈 출시, 브랜드들의 협업 등을 통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더욱더 노력을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예인 기자 yi4111@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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