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철 바른야구 유소년야구단 단장이 유소년 야구에 대한 애정을 감추지 않았다. 임민환 기자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은퇴해 보니 운동이 전부만은 아니더라."
 
KBO리그에서 오랫동안 주전으로 활약했던 선수 출신 지도자가 학업과 운동의 병행을 강조했다. 자신의 어렸을 적을 돌아보며 ‘공부하는 야구’에 대한 의미를 되새겼다. 이제는 유소년야구 ‘단장’으로서 활약하고 있는 임재철(44). 30~40대 야구팬들이라면 단박에 알아볼 그가 유소년야구 팀 ‘바른야구’ 단장으로 변신해 의미 있는 메시지를 던진다. 
 
8월 초순 장맛비 속에서 진행된 2020 한국컵 신한드림배 전국유소년야구대회에서 임 단장은 바른야구 팀을 이끌고 서울 중구 장충어린이야구장에 나타났다. 선수 시절 못지않은 ‘비주얼’로 취재진을 놀라게 한 그는 “그래도 살이 많이 쪘다”며 “아이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여전히 야구를 즐기고 있다”고 입을 뗐다. 
 
1999년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한 임 단장은 2015년까지 17년간 삼성 라이온즈-한화 이글스-두산 베어스-LG 트윈스-롯데 자이언츠를 거쳤다. 통산 타율 0.261, 30홈런, 231타점의 성적을 기록했다. 2005년 두산에서 타율 0.310으로 시즌 타격 6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화려하지 않지만 헌신적인 플레이와 빈틈없는 자기관리로 후배들의 존경을 받았다. 트레이드 마크인 강철어깨로 레이저 송구를 뽐내기도 했다. 
 
2015년 은퇴 후 지도자 등으로 야구계에 남을 수 있었지만 그의 선택은 주위의 예상과 달랐다. 스포츠마케터로 제2의 인생을 열었다. 그리고 유소년 야구 지도자로 변신했다. 그의 지도 철학은 대한유소년야구연맹의 모토인 ‘행복한 야구’, ‘공부하는 야구’와 일맥상통한다. "학교 다닐 땐 오로지 운동만 했다. 은퇴 후 사회에 나와 보니 운동이 전부는 아니더라"며 "공부하고 책 읽는 습관이 없다 보니 회사에 들어가 책상에 앉아 있는 게 너무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아이들에게 운동 못지 않게 공부와 독서 습관을 함께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제 몫을 다한 선수 시절 모습은 지도자가 되고 나서도 이어지고 있다. 임 단장은 헌신적인 자세로 미래의 한국 야구를 이끌 꿈나무들을 조련 중이다. 경기 용인·수지 지역을 중심으로 한 바른야구 유소년야구단 단장으로서 힘차게 전진하고 있다. 자신이 실천하지 못했으나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공부하는 야구’를 지도자가 되어 어린 꿈나무들과 함께 진행하고 있는 셈이다. 
 

프로 선수 시절 ‘바른 이미지’를 가졌던 그가 이끄는 팀의 이름이 바른야구다. 팀 명을 직접 지었냐고 묻자 “그렇다”라고 환하게 웃었다. 임 단장은 '바른야구'를 전면에 내세운 이유에 대해 "아이들을 바르게 키워 보고 싶다는 욕심에서 그렇게 시작하게 됐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아울러 "(꿈나무 선수들을) 바르게 키울 것이다. 유명 선수 출신들이 더 많이 유소년야구에 참여해 한국 야구에 이바지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현실적인 어려움도 호소했다. "연습할 공간이 부족하다. 시설과 여건이 좋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개선 사항을 언급했다. 
 
임 단장은 유소년 야구의 매력으로 예측불허를 꼽았다. 그는 "유소년 야구는 항상 재밌다. 특히 예측할 수 없게 만드는 부분이 게 큰 재미다"라면서 "8-0이나 10-0에서도 뒤집어질 수 있는 게 유소년 야구다. 진짜 프로야구보다 훨씬 더 재밌다"고 유소년 야구에 대한 애정을 뽐냈다. 
 
이제는 지도자로서 힘차게 걷고 있는 임 단장이 존경하는 지도자는 누구일까. 임 단장은 "지도자란 편견과 선입견을 깨고 앞을 내다보는 사람이라는 걸 배웠다"며 "김경문 감독님 같은 지도자라면 한국 야구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두산 시절 김경문 당시 두산 감독의 지도 아래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2003년 정규시즌 7위로 시즌을 마친 두산은 2004년 임재철 등을 보강해 외야 수비를 탄탄하게 한 뒤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임재철이 '베어스맨'으로 뛴 2004년부터 2013년까지 10년 동안 두산은 8번이나 가을야구를 했고, 한국시리즈에도 3번이나 나섰다.
 
어느덧 40대 중반. 임 단장은 바른야구 지휘자답게 다양하게 바른야구를 실천 중이다. 유소년야구 단장 일과 함께 에이전트(좋은스포츠 사업본부장)로 제2의 삶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구창모, 박민우(이상 NC 다이노스), 양창섭(삼성) 등 젊은 스타들과 함께 성장을 꿈꾼다. "조그마한 에이전트 일과 함께 유소년 야구를 병행하고 있다. 에이전트 업무 또한 야구 발전에 기여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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