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현대 이청용(왼쪽)과 FC서울 기성용.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슈퍼 매치(FC서울-수원 삼성)는 가라, 쌍용 더비(울산 현대-FC서울)가 온다.’

올 시즌 프로축구 K리그 최대 흥행 카드는 슈퍼 매치가 아니라 ‘쌍용 더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11년 만에 프로축구 K리그로 돌아온 이청용(32ㆍ울산 현대)과 기성용(31ㆍFC서울)은 30일 오후 5시 30분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리는 하나원큐 K리그1(1부) 2020 18라운드에서 맞대결 벌일 가능성이 있다.

◆이청용ㆍ기성용과 FC서울의 남다른 인연

서울 구단과 이청용, 기성용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인연이다. 지난 2004년 서울에서 프로에 데뷔한 이청용은 2009년 잉글랜드 볼턴 원더러스에 입단하며 유럽 무대에 발을 내디뎠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는 잉글랜드 크리스탈 팰리스에서 뛰었고 이후엔 독일의 VfL 보훔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 3월 K리그 복귀를 선언한 그는 울산 구단을 택했고 현재까지 14경기에 나서 3골 1도움을 기록 중이다.

부상을 당해 6월 20일 서울 원정(2-0 승)을 건너뛴 그는 다가오는 서울과 경기에선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울산 구단은 이청용과 관련해 “현재는 쾌조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기성용이 출전한다면 더욱 극적인 만남이 성사된다. 그는 과거 이청용과 서울 구단, 축구 국가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K리그 복귀도 둘 다 11년 만이다. 2009년 스코틀랜드 셀틱에 입단한 기성용은 이제 친정 서울 유니폼을 입고 출격을 대기 중이다. 서울 구단의 한 관계자는 27일 본지와 통화에서 “당장 운동하는데는 전혀 지장이 없는 몸 상태다. 훈련도 정상적으로 임하고 있다.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의지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기성용의 출전 여부가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데 울산전 선발 여부는 아직 미정이다.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청용과 기성용은 2015년 잉글랜드 무대에서 각각 크리스탈 팰리스와 스완지 시티 소속으로 대결을 벌였지만 올해 K리그에서 맞붙은 적은 없다.

한국 축구를 대표하던 이청용과 기성용의 만남은 ‘슈퍼 매치’ 이상 가는 흥행 카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9월 13일 열릴 슈퍼 매치는 서울(6승 2무 9패 승점 20ㆍ6위)과 수원 삼성(3승 5무 9패 승점 14ㆍ11위)이 모두 상위권에 오르지 못하고 있어 맥이 빠진 감이 있다. 시즌 초반엔 두 팀 모두 강등권에 놓여 있었던 터라 더욱 관심을 받지 못했다.

◆객관적인 전력에선 울산이 압도적 우위

울산과 서울의 대결에서 객관적인 전력상 앞서는 쪽은 울산이다. 울산은 13승 3무 1패 승점 42로 리그 선두에 올라 있다. 올 시즌 17경기에서 38골을 몰아치며 경기당 2.23골로 가장 센 화력을 자랑하고 있다. 수비에서도 상대에 11골만을 허용해 최소 실점을 기록 중이다.

울산은 서울에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기도 하다. 세 시즌 동안 패한 적이 없다. 지난 2018년 4월 14일(1-0), 올해 6월 20일(2-0) 등 대결에서 완승을 거뒀다. 최근 8차례 맞대결에서 6승 2무로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김도훈(50) 울산 감독은 “더운 날씨에 매 경기 쉽지 않았지만, 선수들이 고생했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 서울전에서도 좋은 결과를 가져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나타냈다.

중위권에 머물러 있는 서울은 김호영(51) 감독대행의 지략에 기대를 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서울은 김호영 대행 체제에서 4경기 무패(3승 1무)로 반등하며 하위권에서 중위권으로 도약했다. 서울이 기성용이라는 카드까지 내세운다면 울산전 승부는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있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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