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전날 코로나19 441명 신규 확진
文 대통령,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 검토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 기준과 조치 내용은?
윤태호 방역본부장이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한스경제=박창욱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재확산되면서 27일 신규확진자 수가 400명을 넘어섰다. 정부는 “사회적 거리 두기를 3단계로 격상하면 경제 타격이 엄청나다”며 국민들에게 방역지침을 준수해 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 신천지 집단 감염(483명) 이후 최다 ‘441명’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이날 0시를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441명이 늘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3월 7일,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대구교회 집단감염(483명) 이후 최다 수치를 찍었다.

교회, 집회 등으로 인한 수도권 집단감염이 본격화한 14일부터 이날까지 신규 확진자 수는 2주 연속 세 자릿수로 집계되고 있다. 14일부터 27일까지 일별 신규 확진자 수는 103명, 166명, 279명, 197명, 246명, 297명, 288명, 324명, 332명, 397명, 266명, 280명, 320명, 441명이다.

이 같은 증가세가 이어진다면 정부로서도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를 검토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2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서는 ”이번 주까지의 추이를 지켜보겠다“며 ”내부적으로 3단계에 필요한 조치를 논의 중이지만 구체적으로 진행된 바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 전남 광주, 사실상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행정 명령

문재인 대통령은 24일 "코로나 사태 초기 신천지 때보다 훨씬 엄중한 비상상황으로, 3단계 격상은 결코 쉽게 말할 수 있는 선택이 아니다. 실로 막대한 경제 타격을 감내해야 한다"며 "최악의 상황까지 가지 않도록 모두가 힘을 모아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호소에도 확진자 수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자 전남 광주시가 지자체 최초로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에 준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이용섭 광주시장이 27일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에 준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연합뉴스

이용섭 광주시장은 27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시에서 54명에 달하는 확진자가 나왔다”면서 "광주 코로나19 민관 공동대책위원회는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를 유지하면서 사실상 3단계에 준하는 집합금지 확대 등 조치를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광주시는 이날 시 내 모든 교회 등 종교시설과 집단 체육 활동에 대해서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내렸다. 행정명령 적용 기간은 이날 낮 12시부터 다음달 10일 낮 12시까지다.

◆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별 구분과 조치는?

‘사회적 거리 두기’의 각 단계 구분은 다양한 지표의 위험도를 평가해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참고 지표는 일일 확진자 수(지역사회 환자 중시), 감염경로 불명사례 비율, 관리중인 집단발생 현황, 방역망 내 관리 비율 등이다. 더불어 중환자실 여력 및 의료체계의 역량, 고위험시설·인구 분포 등 유행 지역의 특성과 사회적 비용, 국민·전문가의 의견도 함께 고려된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별 기준./ 보건복지부

(더블링 : 일일 확진환자 수가 전날 확진자 수에 비해 2배로 증가하는 현상)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로 격상되면 엄청난 경제적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과 정세균 국무총리도 3단계 격상만큼은 안된다며 방역수칙을 준수해달라고 국민들에게 요청한 바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별 조치./ 보건복지부

3단계에서는 필수적 사회경제활동 외의 모든 것이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또 10인 이상이 대면으로 모이는 모든 집합·모임·행사가 불가능하다. 요식업·소매업 등은 일시 중단되며, 대중 교통 운영도 크게 감소한다. 의료, 일부 공공 분야 등 필수 산업을 제외한 거의 모든 경제 활동이 봉쇄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 ‘락다운' 실시한 유럽 국가들, 엄청난 경제적 타격 입어

앞서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등 일부 유럽 국가들은 지난 4월부터 6월에 걸쳐 ‘락다운’, 즉 ‘봉쇄령’을 내린 바 있다. 물론 봉쇄령을 내린 국가들은 모두 예외없이 심각한 부작용을 겪었다.

우선 스페인(-18.5%), 포르투갈(-14.1%), 프랑스(-13.8%), 이탈리아(-12.4%), 독일(-10.1%) 등 봉쇄령을 실시한 국가들 모두 수십 년 만에 최악의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을 기록했다. 그 여파로 일자리의 최대 절반이상이 위태로워졌다. 특히 프랑스의 경우, 봉쇄 기간 동안 민간 일자리의 55%가 임시 휴직 상태로 들어갔다는 보고가 나왔다.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유럽 정부들은 휴직 상태인 노동자들에게 정부 차원의 보조금을 월급으로 지급했다. 대량 실업난은 일시적으로 막았지만, 재정 악화를 피할 순 없었다.

우리 정부는 27일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 격상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정부는 상황의 엄중함을 인식하고 거리 두기 3단계 격상을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으며, 필요한 조치는 신속하고 과감하게 취할 것이다"고 밝혔다. 윤 반장은 "중대본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3단계에 준하는 조치로 갈지, 완전한 3단계로 바로 갈지 등 모든 가능성에 대해 속도 있게 논의하는 중"이라며 "3단계 격상을 언제 실행할 것인지는 조만간 논의를 거쳐 결정해야 할 부분이다"고 설명했다.

박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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