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김선빈이 6월 9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2타점 적시타를 날린뒤 햄스트링 부상으로 교체되고 있다. /OSEN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KIA 타이거즈는 7월 말까지만 해도 5강을 넘어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7월 31일 KIA의 순위는 4위다. 경쟁 팀들과 격차가 크지 않아 상위권 그룹으로 도약할 가능성이 충분했다. 그러나 포효하던 호랑이는 8월 들어 쇠약해졌다. 8월 시작과 함께 5위로 떨어진 KIA는 순위표에서 서서히 내려가 7위까지 수직 추락했다. 

마운드와 타선이 동시에 무너졌다. 8월 들어 8승 13패를 기록 중인 KIA의 8월 팀 타율은 0.251로 리그 9위, 8월 팀 평균자책도 6.54로 최하위다. 전반기 강력한 마운드를 앞세워 선전했지만, 이달 들어 투수진마저 흔들리기 시작하면서 발톱이 무뎌졌다.

KIA의 추락 원인 중 하나는 부상이다.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정상 전력을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마운드에선 애런 브룩스(30)와 박준표(28)의 이탈이 뼈아프다. 7월 5경기에서 3승 무패 평균자책점 2.27을 기록한 브룩스는 24일 허리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졌다. 이민우(28)와 임기영(27)이 꾸준함을 보여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에이스 노릇을 하던 브룩스마저 이탈해 비상이 걸렸다.

박준표는 올 시즌 31경기 4승 10홀드 평균자책점 1.39를 기록하며 필승조로 활약했으나, 지난 8월 초에 손가락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박준표의 이탈 후 KIA 뒷문은 사실상 붕괴했다. 마무리 전상현(25)이 최근 급격히 흔들렸고, 이적생 장현식(25)도 최근 3경기에서 6실점하며 기대 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야수진도 부상 악령에 시달린다. 주전급 내야수들의 연이은 부상으로 고전하고 있다. 김주찬(39), 김선빈(31), 이창진(29), 류지혁(26)이 전력에서 이탈했다. 류지혁과 김선빈이 허벅지 부상으로 재활 중이고, 트레이드로 영입한 김태진(25)도 발목 부상을 완전히 떨쳐내지는 못했다. 26일 1군에 복귀한 나주환은 허리 디스크 판정을 받아 27일 하루 만에 다시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완전체 전력 가동 시점은 아득하다. 그나마 내야진의 기둥인 김선빈이 조만간 복귀할 전망이다. 맷 윌리엄스(55) KIA 감독은 “순조롭게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빠르면 이번 주말 2군 경기에 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준표는 최근 다시 캐치볼을 시작하면서 몸 상태를 서서히 끌어올리고 있다. 햄스트링 부상을 겪은 이창진과 류지혁은 9월 내 완벽한 복귀가 불투명하다. 두 선수는 대략적인 복귀 시점도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몸 상태가 좋지 않다. 베테랑 김주찬은 허리 통증으로 개점 휴업이다. 6월 21일 1군 경기 출전 뒤 22일 말소된 김주찬은 지금까지 퓨처스리그 출전 없이 재활군에만 머무르고 있다. 윌리엄스 감독은 “김주찬은 통증 부위가 완벽하게 회복되지 않아 실전 경기 출전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전했다. 그동안 재활군에 머무른 이적생 김태진은 27일 2군에 합류해 복귀에 시동을 걸었다.

전반기 전력 이상으로 선전한 KIA는 후반기 들어 ‘버티기 모드’에 들어갔다. 부상 선수들이 복귀하기 전까지는 ‘잇몸야구’로 어떻게든 버텨야 한다. 8~9월을 어떻게 넘기느냐에 따라 가을야구 진출 향방이 갈릴 전망이다. 윌리엄스 감독은 “부상자가 많고,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이겨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천=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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