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스마트 워크’ 시스템 도입하며 코로나 위기 극복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상빈 기자] 롯데그룹은 5월 재계 처음으로 재택근무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과 관계없는 그룹 차원 시도다. 그 배경엔 신동빈(65) 회장 의견이 깊게 자리한다.

◆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해법

신 회장의 재택근무 결정엔 3월 일본 출장이 결정적인 영향을 줬다. 신 회장은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기승을 부리던 당시 출장을 떠나 5월 초 귀국하기 전까지 일본에 머물렀다. 그가 집을 벗어나 있는 동안에도 그룹 경영에 차질은 빚어지지 않았다. 회상회의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국내 상황을 주시하고 현안을 확인하면서 공백을 최소화했다. 이 기간 롯데그룹 복합 온라인몰 롯데ON이 출범했다. 코로나19 대유행과 하늘길 폐쇄로 발이 묶이는 위기 속에서도 돌파구를 찾아냈다.

신 회장은 귀국 이후 연 임원회의에서 일본 체류 당시 경험한 비대면 회의 효율성을 언급하며 그룹 차원의 재택근무 뿌리를 놓았다. 5월 25일 롯데지주가 그룹 계열사 중 처음으로 주 1회 재택근무제를 도입하자 롯데쇼핑, 롯데면세점 등 다른 계열사도 뒤따랐다. 재택근무 일선에 선 롯데지주는 지난달 19일부터 시작한 3교대 시스템도 손봤다. 이달 2일부터는 전 직원을 2개 조로 나누고 일주일씩 2교대 재택근무로 전환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해법을 재택근무에서 찾은 것이다.

신동빈(오른쪽) 롯데그룹 회장. /연합뉴스

◆ 거점 오피스 도입

롯데그룹은 재택근무에 이어 거점 오피스 근무 확대로 ‘스마트 워크’ 시대를 열었다. 거점 오피스는 지역별로 거점을 둬 임시 사무실을 운영하는 제도다. 직원은 본사 대신 자택에서 가까운 거점 오피스로 출근한다. 사람이 몰리는 대중교통 이용 시간을 줄여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낮추고 자유로운 공간에서 근무하도록 해 업무 효율도 높이는 장점이 있다. 4월 SK텔레콤이 대기업 최초로 시작하며 주목받았다. 롯데그룹 계열사 중에선 롯데쇼핑HQ가 거점 오피스를 가장 먼저 도입했다. 유통업계에서도 최초다. 롯데백화점 노원점, 일산점, 평촌점, 인천터미널점, 빅마켓 영등포점(인재개발원) 총 5개 거점에 스마트 오피스를 마련해 7월 1일부터 운용을 시작했다. 롯데쇼핑HQ 각 사업부 본사 직원 3000여 명이 온라인 사전 예약으로 자유롭게 이용하도록 했다.

이유리 롯데쇼핑 홍보실 팀장은 2일 본지와 통화에서 “재택근무는 사무실 출근하는 직원 대상으로 50% 번갈아 가며 하고 있다. 상반기부터 주 차별로 돌아가면서 해왔다”며 “이전엔 전 직원의 3분의 1만 했으나 지난달 들어서 코로나19가 재확산하자 재택근무 비율이 50%까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거점 오피스 근무와 관련해선 “재택근무와 별도로 운용한다. 사무실에 출근하는 직원도 거점 오피스를 이용할 수 있다”며 “만약 업무차 롯데백화점 인천터미널점에 갔다면 다시 사무실로 돌아올 필요 없이 그곳에서 남은 업무를 볼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거점 오피스는 업무를 좀 더 효율적으로 하도록 도와주는 방식이다. 직원이 자유롭게 선택해 근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스마트 워크’ 시스템 확대

롯데그룹은 지난달 중순 이후 코로나19가 재확산하자 주요 계열사 중심으로 ‘스마트 워크’ 시스템을 더욱 확대했다. 롯데쇼핑HQ에 이어 롯데호텔이 1일부터 본사 전 직원 대상 재택근무 또는 거점 오피스 순환 근무 체제를 시작했다. 임직원의 안전을 지키고 정부 코로나19 방역 방침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기 위해서다. 마케팅, 경영지원, 기획 및 개발 분야 등에 소속된 본사 직원이 팀별 3개 조로 나눠 재택, 거점 오피스, 서울 중구 소공동 본사에서 일주일씩 교대 근무한다.

롯데호텔은 앞서 롯데시티호텔 구로, 롯데시티호텔 김포공항, 잠실 롯데호텔 서비스아카데미 총 3개 지역에 거점 오피스를 마련했다. 추가 확보 계획도 있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9월 한 달간 순환 근무를 시범 운영한다.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해 제도와 시스템을 보완해 나갈 계획”이라며 “조직 대응력을 신속히 강화하고 유연한 근무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롯데그룹 각 계열사가 시도한 거점 오피스는 재택근무와 함께 ‘스마트 워크’ 시대를 여는 중요한 축으로 자리한다. 역시 신 회장이 강조한 비대면 근무 시스템에서 뻗어 나간 줄기다. 

이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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