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최지연 기자] '앨리스'가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6일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5일 방송된 SBS 금토극 '앨리스' 4회는 수도권 기준 시청률 9.6%(1부), 11.4%(2부)를 나타내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순간 최고 시청률은 11.9%까지 치솟았으며 1, 2부 통합 시청률도 두 자릿수를 넘겼다. 광고주들의 주요 지표로 활용되는 2049 시청률 역시 5.4%(2부)로 수직으로 상승했다. 이로써 '앨리스'는 4회 연속 동 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는 데 이어 미니시리즈 통합 1위 행진도 이어가게 됐다.

■ SF+휴머니즘

'앨리스'는 죽은 엄마를 닮은 여자, 감정을 잃어버린 남자의 마법 같은 시간여행을 그린 휴먼 SF다. 시간여행이라는 소재를 핵심으로 하고 있지만 그 안에 휴머니즘을 담아냈다는 것이 특징이다. 김희선과 주원을 중심으로 한 가족애나 모성애 같은 인간미가 시간여행에 적절히 녹아있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SF 장르는 호불호가 강한 성향을 띄었다.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독특한 소재들을 구현하는 데 있어 심혈을 기울이지 않으면 유치하게 보여질 수 있기 때문. 게다가 현실성 없는 소재를 다룬다는 것 자체가 일종의 모험이 될 수 있다. 강한 마니아층이 형성돼 있지만 많은 대중에게 어필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하지만 '앨리스'의 경우 방사능으로 뒤덮인 웜홀을 이용한 시간여행과 2050년의 미래와 1990년대의 과거를 넘나드는 가운데 보인 특수효과와 화면 구성이 합격점을 받았다. 프로펠러 없는 드론이나 타임카드 같이 현실성 없는 물건들도 꽤 공을 들인 모습이었다.

이에 더해진 시간여행자의 이야기로 휴머니즘을 녹여냈다. 29일 방송된 2화에는 죽은 딸을 다시 만나기 위해 미래에서 온 엄마의 이야기가 담겨있는가 하면 어릴 때부터 형에게 괴롭힘을 당했던 동생이 복수를 위해 시간여행을 한 모습이 그려지기도 했다. SF 장르에 휴머니즘을 잘 버무려 신선한 스토리로 이목을 사로잡은 것이다.

■ 믿고보는 김희선X주원

앞서 '앨리스'는 한동안 안방극장에서 보기 힘들었던 김희선과 최근 군 복무를 마친 주원의 복귀작이라는 데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극 중 두 사람은 서로를 향한 진심을 알아가는 각별한 두 모자의 모습을 탄탄한 연기 내공으로 완성했다.

기대에 부응하듯 김희선은 첫 회부터 모성애를 통한 감정 연기로 깊은 여운을 남겼다. 김희선은 선천적 무감정증을 지닌 아들 박진겸(주원)을 위해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는 박선영(김희선)의 모성애를 완벽히 그려내는가 하면 2회부터 등장한 30대 천재 물리학자 윤태이로 분해 지적이면서도 자신감 넘치는 매력을 드러냈다.

선천적 무감정증 박진겸을 맡은 주원도 마찬가지다. 제대 후 첫 복귀작이었지만 안정적인 연기력을 선보이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집 앞에서 낙서하던 학생들이 엄마를 밀어 쓰러뜨리거나 경찰에 조사받는 과정에서도 무표정으로 일관하는 박진겸을 매끄럽게 표현했다.

선천적 무감정증인 캐릭터를 최소한의 표정 변화와 절제된 말투로 적절하게 구현했다는 호평을 끌어냈다.

■ 반전 엔딩

게다가 '앨리스'는 매회 충격적인 엔딩을 선사하며 다음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특히 5일 방송된 '앨리스' 4회에서는 박진겸(주원)이 시간여행자의 존재를 직감하고 엄마 박선영(김희선)의 유품 중 타임카드와 시간여행의 관계를 파헤치던 중 박선영이 의문의 살인을 당한 10년 전으로 시간여행을 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윤태이는 박진겸이 분석을 의뢰한 타임카드가 특별한 것이라는 걸 알고 자세하게 조사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윤태이가 또 한 번 드론을 목격했다. 앞서 드론이 목격될 때마다 시간여행자들과 관련된 것으로 유추되는 살인사건이 발생했다는 것을 안 박진겸은 곧장 윤태이가 있는 한국대학교로 달려갔다. 이후 대학교 앞에 거의 도착했을 즈음 커다란 트럭이 박진겸의 차를 들이받았다. 굉음과 함께 자동차는 뒤집어졌고 트럭은 도주했다. 하지만 자동차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박진겸이 사라진 것이다.

이후 눈을 뜬 박진겸은 서둘러 지갑 속 타임카드를 확인했다. 지갑 한 면이 그을려 있었고 휴대전화에는 통화권 이탈이 표시됐다. 박진겸이 2010년으로 시간여행을 하게 됐기 때문이다. 이어 10년 전 윤태이의 모습이 교차하며 이날 방송은 마무리됐다.

이처럼 '앨리스'가 SF와 휴머니즘을 적절히 버무리고 반전 엔딩으로 시청률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가운데 남은 회차에서도 계속 화제를 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SBS '앨리스' 포스터, SBS 방송 화면

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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