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이 열릴 도쿄의 새 국립경기장 전경. /연합뉴스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1896년 제1회 아테네 올림픽이 개최된 이후 124년 만에 역사상 처음으로 전염병에 의해 1년 연기된 2020 도쿄올림픽이 내년에도 정상 개최될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일본 내부는 물론 국제 종목 단체에서도 도쿄올림픽의 취소나 추가 연기를 주장하는 의견이 힘을 받고 있다. 일본 정부는 강행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지만 다시금 고개를 드는 도쿄올림픽 불가론을 잠재울 수 있을지 미지수다.

◆ 도쿄올림픽, 역대 가장 큰 비용 들 것

도쿄하계올림픽이 역대 올림픽 중 가장 많은 비용이 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개최 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일본 정부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5일(이하 한국 시각) AP통신은 잉글랜드 옥스퍼드 대학의 연구 결과를 인용해 도쿄올림픽의 예상 지출액이 158억4000만 달러(약 18조8500억 원)에 달하며 앞으로 더 추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지금까지 비용 부담이 가장 컸던 대회는 2012 런던올림픽으로 지출액은 149억5000만 달러(약 17조7800억 원)이었다. 밴트 플라이버그 옥스퍼드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도쿄올림픽의 비용 초과는 이미 200%를 넘어섰다"며 "우리가 얻을 수 없는 많은 비용이 숨겨져 있기 때문에 이번 추정치는 보수적이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2013년 9월 개최지로 선정될 때 약 73억 달러(약 8조7000억 원)가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유치가 결정된 2013년 이후 일본 정부가 도쿄올림픽 준비를 위해 사용한 총경비는 예상치의 4배인 3조엔(약 33조 원)을 넘어선다. 3월 일본 주간지 뉴스포스트세븐은 도쿄올림픽 중지에 따른 경제 손실 규모가 20조 엔(약 224조 원)에 달할 것으로 보도했다.

일본의 차기 총리로 유력한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이 도쿄올림픽 강행 의사를 거듭 천명했다. /연합뉴스

◆강행 의지 꺾지 않는 일본

건강상의 이유로 사임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빈자리를 메울 '차기 총리 1순위'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코로나19 유행에도 도쿄올림픽과 패럴림픽을 내년에 개최하고자 한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스가 장관은 3일 정례브리핑에서 "내년 올림픽 실시를 위해 관계자가 한 덩어리가 돼 준비 중"이라면서 "코로나19 대책에 대해서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대회조직위원회와 함께 앞으로의 상황에 따라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스가 장관은 14일 치러지는 집권 자민당 총재 경선에서 신임 총재로 당선될 게 유력시 되고 있는 인물이다. 의원내각제를 채택한 일본에선 원내 제1당 대표가 총리를 맡는다. 스가 장관이 당 총재가 되면 자동적으로 일본의 새 총리가 된다. 이런 이유로 이날 브리핑은 새 정권에서도 도쿄올림픽 개최를 강행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런 가운데 IOC는 다음 달 중 도쿄올림픽조직위와 함께 내년 올림픽 개최 가능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코로나19 여파에 도쿄올림픽을 취소 또는 연기해야 한다는 의견이 일본 내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도쿄올림픽 자원봉사자 모습. /연합뉴스

◆ 日 기업 절반 이상 "취소·연기해야"…자원봉사자 포기 속출

건강상의 이유로 사임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빈자리를 메울 '차기 총리 1순위'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코로나19 유행에도 도쿄올림픽과 패럴림픽을 내년에 개최하고자 한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3일 정례브리핑에서 "내년 올림픽 실시를 위해 관계자가 한 덩어리가 돼 준비 중이다"며 "코로나19 대책에 대해서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대회조직위원회와 함께 앞으로의 상황에 따라 대응해 나갈 것이다"이라고 답했다.

스가 장관은 14일 치러지는 집권 자민당 총재 경선에서 신임 총재로 당선될 게 유력시 되고 있는 인물이다. 의원내각제를 채택한 일본에선 원내 제1당 대표가 총리를 맡는다. 스가 장관이 당 총재가 되면 자동적으로 일본의 새 총리가 된다. 이날 브리핑은 새 정권에서도 도쿄올림픽 개최를 강행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런 가운데 IOC는 다음 달 중 도쿄올림픽조직위와 함께 내년 올림픽 개최 가능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세바스찬 코 IAAF 회장이 도쿄올림픽 취소를 염두한 대체 대회 개최 의사를 밝혔다. /연합뉴스

◆ 도쿄올림픽 무산 준비하는 세계육상연맹

가맹국 214개국으로 IOC(205개국), 국제축구연맹(FIFA·208개국)보다 큰 규모를 자랑하는 국제육상경기연맹(IAAF)가 도쿄올림픽의 내년 개최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세바스찬 코 세계육상연맹(IAAF) 회장은 지난달 BBC와 인터뷰에서 "형태에 관계없이 올림픽을 대신할 대회를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IAAF가 내년 도쿄올림픽 개막을 사실상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방증이다.

코 회장은 "그런 일이 생기는 걸 원하지 않지만 만일 전반적으로 경기 계속이 어려워질 때는 다른 종류의 대회 창설에 관한 틀에 얽매이지 않는 발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3월 IAAF는 도쿄올림픽 개막이 2021년 7월23일로 늦춰지자 2021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2022년으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당시 IAAF는 "IOC가 발표한 도쿄올림픽 연기를 지지한다"면서 "미국 오리건에서 열리는 2021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조직위와 협력해 2022년에 새로운 일정을 잡겠다"고 밝혔다. 

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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