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호흡기 바이러스 5종 동시 진단 키트 선보여
천종윤 씨젠 대표.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진단키트 대장주 씨젠이 생산부지와 신사옥 확보에 나서며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팬데믹(세계적 확산) 우려가 확대되는 가운데, 씨젠이 새로운 진단키트까지 출시하며 다시 정상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 부동산 투자 통한 몸집 불리기

씨젠은 지난 4일 경기 하남시 풍산동 소재 생산시설부지 1만75.2㎡(3047평)을 520억원에 매입했다. 씨젠은 매입한 토지를 활용해 여러 곳에 산재한 생산 및 물류시설을 집중 및 확장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급속한 매출 증대를 대비하고 사업적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또 씨젠은 연구개발 관련시설 및 사무공간 확보를 위해 송파구 방이동 소재 빌딩을 561억원에 매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3~4곳으로 분산된 시설을 통합해 업무 효율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또한 씨젠은 국내외에서 늘어나는 진단키트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안에 임직원 수를 500여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공간부족 문제가 제기돼왔으나 이번 부동산 매입으로 문제들이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씨젠은 지난해 말 인력 규모가 314명이었지만 올 6월 395명으로 26% 늘렸다.

씨젠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촉발된 전 세계 씨젠 진단시약 수요 대응에 이어 글로벌 분자진단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에 힘을 기울인다”며 “이번 부동산 매입은 올 하반기 이후 차별화된 다양한 신제품을 개발 및 생산하기 위한 준비 과정”이라고 말했다.

◆ 새 진단키트 출시…‘트윈데믹’ 우려 속 주목

올 가을에는 코로나19와 독감 유행이 겹치는 ‘트윈데믹’이 우려되고 있다. 이 두 감염병을 동시에 진단할 수 있는 진단키트가 하반기에 주목받고 있다.

씨젠도 호흡기 바이러스 5종을 동시 진단할 수 있는 키트를 개발했다.

검사 한 번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 ▲인플루엔자 A·B형 독감 ▲전 연령층에서 감기 및 중증 모세 기관지 폐렴을 유발하는 호흡기세포 융합 바이러스(RSV) A·B형을 한꺼번에 검사할 수 있다.

씨젠은 현재 유럽 허가 절차를 밟고 있어 조만간 유럽 인증(CE-IVD)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달 중 유럽에서 먼저 출시할 계획이고 우리나라 인증은 진행 중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미국은 추후 인증받더라도 자국제품 우선이라 씨젠 측 매출 기여도는 많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지난 7일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를 동시에 진단할 수 있는 코젠바이오텍의 체외 진단 시약 임상적 성능 시험 계획을 승인했다.

또 코젠바이오텍, 씨젠 외에 또 다른 회사가 식약처에 임상적 성능 시험 계획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충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가 세 번째 국면에 돌입했고 독감 유행이 예상돼 변종 키트 및 독감 바이러스와의 올인원(all-in-one) 키트가 향후 씨젠 실적 증가 폭을 결정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씨젠 관계자는 “환절기나 독감 유행을 대비해 준비하던 제품이 나온 것”이라며 “씨젠이 갖고 있던 시장 인지도뿐만 아니라 기술적인 차별성을 고려했을 때 (하반기에도) 제품이 잘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씨젠 코로나19 진단키트. /연합뉴스

◆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최대 규모 실적 이어갈까

씨젠은 진단키트 매출에 힘입어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씨젠은 지난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2748억원, 영업이익 169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38%, 3540%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무려 60%를 넘어서는 등 역대 최대 규모의 실적이다.

씨젠의 코로나19 진단키트 ‘올플렉스’는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월 12일 질병관리본부의 긴급사용승인(EUA)을 받았고, 4월 22일에는 FDA에서도 긴급사용승인을 받아 빠르게 해외 진출에 성공했다.

미국은 지난 5월 4일 미국 국립암센터(NCI)의 EUA를 획득한 항체진단키트만 미국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규제를 강화했다. 미국뿐 아니라 다른 국가들에서도 FDA의 EUA 승인을 기준으로 업체를 검증하다 보니 수출의 벽은 한층 높아졌다.

이미 EUA 승인을 받은 씨젠은 진단키트 경쟁이 심화 되는 가운데도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씨젠은 국내를 포함해 약 70여 개국에 코로나19 관련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진단 장비는 코로나19 제품뿐만 아니라 다른 질환에 대한 진단시약도 적용할 수 있어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회사의 매출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씨젠은 하반기부터 기술력이 추가된 차별화된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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