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하스가 홈런 후 엄지를 세워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프로야구 KT 위즈의 멜 로하스 주니어(30)가 2020시즌 가장 먼저 30홈런-100타점 고지를 밟으며 확실한 해결사로 자리매김했다. 로하스는 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경기에서 5타수 1안타 1홈런 2삼진 2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비록 안타는 단 하나뿐이었지만 팀의 승리를 결정짓는 귀중한 홈런을 작렬했다. 2-2로 팽팽하게 맞선 연장 10회 터진 로하스의 시즌 37호 홈런으로 KT는 4-2로 승리하며 두산과 함께 공동 4위로 도약했다. 동시에 시즌 100타점 고지를 밟았다.  
 
◆ 30홈런-100타점 기록한 로하스

로하스는 이날 시즌 100타점을 채우면서 '30홈런-100타점' 기록을 달성했다. 올 시즌 야수 중 처음이다. KBO리그 역대로 보면 76번째에 해당한다. 2018년 43홈런-114타점을 기록했던 그는 올해에 다시 이 기록을 넘어섰다. 

경기 후 로하스는 "타석에 들어서기 전 선수들에게 꼭 중심 타자로서 경기를 끝낼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약속했었다"면서 "마지막 타석은 내가 생각한 공을 노리고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최선을 다해 풀스윙하려고 했다"고 홈런 상황을 설명했다.
 
 

호세(오른쪽 두 번째)가 쓰러진 배영수(맨 오른쪽)를 향해 돌진하고 있다. 연합뉴스

◆ 외국인 선수제도 22년, 로하스가 넘어야 할 별들

KBO리그에 외국인 선수제도가 생긴 지 올해로 22년째다. 제도 도입 직후에는 마이너리그 출신들이 대부분이었지만 2000년대 중반부터 빅리그를 거친 선수들이 대거 KBO 무대를 밟았다. 이 중 데이비스(한화), 우즈(두산), 브리또(SK), 호세(롯데), 테임즈(NC) 등 팬들의 뇌리는 물론 KBO 역사에 큰 족적을 남긴 선수들도 많다. 

타격 중인 NC 다이노스 시절 테임즈. 연합뉴스

이들 중 단일 시즌 성적만 놓고 봤을 때 최고의 용병은 2015년 NC 다이노스의 테임즈다. 테임즈 이전까지 외국인 타자들은 홈런이 많으면 발이 느리거나 타율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반대로 도루가 많으면 홈런이나 클런치 능력이 뒤쳐졌다. 테임즈는 달랐다. 40홈런-40도루라는 대기록을 세웠고, 평생 한 번도 어렵다는 사이클링 히트를 KBO리그 최초로 단일 시즌에 2번이나 달성했다. 

특유의 거수경례 세리머니 중인 데이비스. 연합뉴스

1999년 한국 무대에 데뷔한 데이비스 역시 잊을 수 없다. 그는 데뷔 시즌 타율 0.328 30홈런 106타점 35도루를 올리며 한화의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이후 7시즌 동안 통산 0.313 167홈런 591타점 108도루를 기록했다. 공·수·주 모두에서 다재다능한 능력을 뽐냈다. 데이비스는 두산과 KT를 거친 외국인 투수 니퍼트(2011~2018년 8시즌)를 제외하면 외국인 타자 중 유일하게 7시즌(1999~2002년, 2004~2006년)을 소화한 장기근속 용병이다. 

2000년 SK 와이번스로 데뷔해 2005년 한화까지 6년간 활약한 브리또는 첫해인 2000년에 타율 0.338(137안타)를 기록하며 타격 3위에 올랐다. 15홈런과 70타점을 기록한 브리또는 당시 약체로 평가받던 SK의 중심타자로 맹활약했다. 2001년 타율 0.382 22홈런 80타점으로 건재를 뽐냈던 그는 2002년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해 타율 0.283 25홈런 90타점으로 맹활약하며 삼성의 첫 우승에 기여했다. 2003년까지 삼성에서 뛴 뒤 2004년 다시 SK로 돌아갔고, 2005년 한화에서 타율 0.286 17홈런 43타점을 끝으로 한국을 떠났다. 6년간 635경기에 나서 통산 타율 0.292 112홈런 391타점을 기록했다.

베어스 최고 용병으로 사랑 받고 있는 우즈. 베어스 제공

외국인 거포로 우즈를 빼놓을 수 없다. 1998시즌 OB 베어스에 입단한 첫 해부터 42홈런을 때린 우즈는 1999년 이승엽과 홈런왕 싸움을 펼칠 만큼 막강한 파워를 자랑했다. 우주는 역대 최초로 잠실을 홈으로 사용하며 40홈런을 수확한 선수로 홈런왕과 시즌 MVP도 수상했다. 1998년부터 2000년까지 이른바 '우동수(우즈-김동주-심정수)'로 불리는 막강 트리오의 한축으로 베어스 타선을 이끌었다. 2001년에는 삼성을 무너뜨리고 두산의 세 번째 우승을 이끌며 한국시리즈 MVP를 수상했다.

은퇴한 배영수의 얼굴에 주먹을 날리고 관중석을 향해 배트를 투척하는 등 KBO리그에서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악동' 호세는 강한 이미지와 함께 화끈한 플레이로 롯데 자이언츠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인 그는 1999년, 2001년, 2006~2007년 4시즌 롯데에서 활약하며 411안타 95홈런 314타점 타율 0.309를 기록했다. 특히 2001년 한 시즌 최고 출루율(0.503), 63경기 연속 출루, 사상 첫 2경기 연속 만루홈런, 사상 첫 1경기 좌우타석 홈런 등 다양한 기록을 남겼다.

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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