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턱 낮아진 인천공항…면세점업계, 재입찰 두고 '두뇌싸움'
문턱 낮아진 인천공항…면세점업계, 재입찰 두고 '두뇌싸움'
  • 변세영 기자
  • 승인 2020.09.11 17:10
  • 수정 2020-09-11 17:10
  • 댓글 0

오는 14일부터 21일까지 인천공항 면세입찰...최대 10년간 운영 가능
코로나19 장기화에 사업성 및 입찰 고민
인천공항 면세점 전경 / 인천공항 홈페이지
인천공항 면세점 전경 / 인천공항 홈페이지

[한스경제=변세영 기자] 인천공항 사업자 입찰을 두고 면세업계가 치열한 눈치게임을 벌이고 있다. 파격적인 임대료 감면 혜택과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공항 침체를 동시에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11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오는 14일부터 21일까지 인천공항 제4기 면세사업권 입찰이 진행된다. 본래 입찰 기간은 지난 7일부터로 예정돼 있었지만, 공항이 입찰을 고민하는 업계 분위기상 모집 기간을 1주일 늦췄다는 분석이다.

이번에 입찰로 나온 구역은 제1터미널 6개 사업권 33개 매장(6131㎡)이다. 앞서 지난 2월 공항은 제1터미널 10개 면세 구역 중 계약이 만료되는 8개 구역에서 신규 사업자 선정 작업을 진행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찬바람이 불면서 임대료 부담을 느낀 면세점들의 소극적 반응으로 6개 구역이 유찰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면세점 공실 위기에 인천공항이 임대료 최소금액을 30% 인하하고, 여객증감율에 따라 조정되는 최소보장액 변동 하한을 없애는 등의 지원책을 제시하자 분위기 변화가 감지됐다. 최소보장액 하한이 없으면 여객급감 시 내야하는 임대료 충격이 줄어든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제15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항공산업을 논의하면서 면세점 지원방안을 확정했다. 가장 큰 골자는 임대료가 고정방식에서 영업요율 형태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내년 12월까지 국내 면세점들은 고정 임대료가 아닌 매출에 따른 품목별 영업요율을 적용한 임대료만 지급하면 된다. 임대료 감면 혜택도 기존에 작년 동월대비 여객수 60% 회복 조건을 확대해 80%까지 지원이 확대됐다.

코로나19로 이용객이 감소해 한적한 인천공항의 모습 / 변세영 기자
코로나19로 이용객이 감소해 한적한 인천공항의 모습 / 변세영 기자

임대료로 적게는 연간 수백억원에서 많게는 수천억원 대를 지불할 위기에 처해있던 면세점들은 환영의 분위기다. 면세점 임대료 문제가 완화된 상황에서 이번에 사업자로 뽑히면 인천공항에서 최대 10년간 영업을 진행할 수 있다. 인천공항은 세계 1위 규모의 공항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7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전월 대비 12.5%가 증가한 1조251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4월 1조원 아래인 9867억원으로 곤두박질친 뒤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다. 증권업계는 중국 내 코로나19 안정세와 함께 따이궁(중국 보따리상) 활동의 증가로 최근 평년 대비 매출의 70% 수준까지 회복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오는 10월 중국의 중추절과 국경절, 11월 광군제 등을 앞두고 매출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어느 정도 높아지고 있다.

다만 현재 매출의 대부분이 시내 면세점에서 나온다는 점은 면세점 업계를 고민하게 만드는 요소다. 제3국 반출 허용, 보따리상 등의 효과로 지난 7월 시내면세점 외국인 매출액은 1조1784억원이다. 같은 기간 출국장은 231억원 수준에 그쳐 수익성이 거의 없다는 해석이다. 사실상 출국장 면세점 메리트가 없다시피 하지만 업장이 갖는 규모의 경제와 인천공항의 타이틀, 장기성을 모두 고려해야하는 복잡한 상황이다.

우선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은 입찰에 참여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들은 앞서 지난 8월 영업이 만료되는 T1구역의 사업권 계약을 연장의사를 밝힌 바 있다. 롯데는 DF3에서 주류·담배, 호텔신라는 3개 구역(DF2·DF4·DF6)에서 각각 화장품과 술, 패션잡화 구역을 운영하고 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사업계획서를 작성 중에 있고 긍정적인 검토를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 전경 / 변세영 기자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 전경 / 변세영 기자

신세계면세점은 입찰에 신중한 모습을 취하고 있다. 신세계는 올해 운영권이 만료되는 제1여객터미널 DF7(패션·잡화) 구역을 현대백화점면세점에 넘겨줬다. 앞서 입찰 당시 현대백화점 측이 타 업체들 입찰금액 보다 100억원이 넘는 금액을 더 써내면서 사업권을 획득했기 때문이다. 현재 DF1(화장품·향수), DF5(패션·잡화)를 운영 중인 신세계는 ‘업계 탑3’라는 입지 방어와 장기간에 걸친 사업성, 적정 입찰 규모를 계산하고 있다. 실제 신세계는 지난 2018년 공항 입점 덕분에 시장 점유율이 6% 오른 19%대로 업계 3위에 안착했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막판까지 고민할 것 같다. 검토 중이다”라고 말을 아꼈다.

지난 1일부터 공항점 첫 영업을 시작한 현대백화점면세점도 공격적인 사업 확장이 기대된다. 지난 2월 1차 입찰 시 DF7 사업자로 선정된 현대는 DF6 사업권을 제외한 부분에서 입찰이 가능하다.

현대백화점면세점 관계자도 “검토 중에 있다”며 “단기적인 시각이 아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라는 입장이다.

한편, 인천공항 입찰자 선정은 일반 대기업은 사업제안서 60%에 입찰가격 40%, 중견기업은 사업제안서 80% 입찰가격 20%를 고려해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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