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선수단. /OSEN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무더위가 한풀 꺾이자 호랑이가 기운을 차렸다. KIA 타이거즈가 중위권을 넘어 상위권 도약에 나설 채비를 마쳤다. 

KIA는 악몽 같은 8월을 보냈다. 7월 14승 9패(3위)로 선전했으나 8월 10승 25패(7위)로 부진했다. 8월 시작 하루 전인 7월 31일 순위가 리그 4위였다. 그러나 8월 시작과 함께 5위로 떨어졌고, 순위표에서 서서히 내려가 7위까지 추락했다. 투타를 가리지 않고 부상자가 속출하면서 힘겨운 레이스를 펼쳤다. 

9월 들어 반등에 성공했다. 9월에 치른 10경기에서 8승(2패)을 거뒀다. 9월 승률(0.800) 1위다. 14일까지 103경기 56승 47패 승률 0.544로 3위 LG 트윈스와 승차를 2.5경기, 4위 두산 베어스, 5위 KT 위즈와 격차를 1.5경기로 줄였다. 5강 진입 희망을 이어가고 있는 KIA는 내친 김에 3위까지도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 됐다.

KIA가 고난의 8월은 보낸 이유 가운데 하나는 마운드 붕괴다. 8월 KIA의 팀 평균자책점은 6.44로 최하위다. 그러나 9월 팀 평균자책점 3.64로 두산(3.62)에 이어 2위다. 에런 브룩스와 드류 가뇽(이상 30)이 5승을 합작하며 선발진의 기둥 노릇을 했다. KIA는 브룩스와 가뇽이 등판한 최근 7경기에서 모두 승리했다. 이민우(27)는 5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6.2이닝 3실점(3자책)으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했다. 에이스 양현종(32)도 최근 4경기 연속 5이닝 이상 소화 3실점 이내 투구를 했고, 임기영(27) 역시 3경기 연속 5이닝 이상을 던져줬다. 불펜에선 마무리 전상현(25)이 부상으로 이탈했지만, 박준표(28)가 13일 NC 다이노스전에서 복귀해 뒷문을 걸어 잠갔다. 

지난달 팀 타율 0.258(8위)에 그친 타선도 상승모드로 전환했다. 이달 팀 타율 0.284로 2위, OPS(출루율+장타율) 0.811로 2위에 오르며 만만치 않은 화력을 뽐냈다. 리드오프 최원준(23)이 9월 타율 0.429, 출루율 0.487로 공격 첨병 구실을 톡톡히 한다. 외인 타자 프레스턴 터커(30)는 9월 타율 0.350, 2홈런, 장타율 0.675로 시원시원한 타구를 날리고 있다. 중심 타선의 최형우(타율 0.341)와 나지완(0.364)도 뜨거운 타격감을 과시하고, 최근 가세한 이적생 김태진(25)도 근성 있는 플레이로 활력을 불어 넣는다. 내야의 기둥인 김선빈(31)도 완전한 복귀가 임박해 조만간 완전체 전력을 꾸릴 수 있을 전망이다.

KIA 브룩스. /OSEN

최근 분위기가 좋은 KIA는 일정운도 따른다. 이번주(9월 3째주) 연이어 하위권과 만나는 대진표를 받아 들었다. 15~16일 광주에서 9위 SK 와이번스와 맞붙은 뒤 대구로 이동해 17~18일 8위 삼성 라이온즈와 2연전을 치른다. 이후 광주로 돌아와 19~20일 한화 이글스를 상대한다. 경쟁 팀들과 비교하면 수월한 일정이다. KIA는 올 시즌 SK에 8승 3패, 삼성에 6승 5패 1무, 한화에 8승 1패로 맞대결에서 우위를 점했다. KIA로서는 하위권 3팀과 6연전이 상위권 도약의 기회라고 할 수 있다.

올시즌 KBO리그에는 ‘8월엔 치고 올라가겠다’는 허문회(48) 롯데 자이언츠 감독의 말에서 생겨난 ‘8치올’이 유행어가 돼 여러 ‘치올’ 시리즈가 등장했다. KIA가 ‘9치올(9월부터 치고 올라간다)’의 주인공이 되며 상위권 판도를 뒤흔들지 주목된다.

이정인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