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약품 오너 4세 시대] 윤인호 전무, '내부거래' 해결 나설까(上)
[동화약품 오너 4세 시대] 윤인호 전무, '내부거래' 해결 나설까(上)
  • 변동진 기자
  • 승인 2020.09.17 14:44
  • 수정 2020-09-17 16:03
  • 댓글 0

핵심 연결고리 동화지앤피, 매출 절반 계열사에서 발생
동화약품연구소 전경. /동화약품 홈페이지
동화약품연구소 전경. /동화약품 홈페이지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동화약품그룹이 오너 4세인 윤인호(36) 고객감동본부 및 지원본부 전무를 정점으로 한 수직적 지배구조를 완성했다. 다만 동화약품의 최대 주주인 '동화지앤피'의 높은 내부거래 비중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까스활명수와 판콜 등으로 잘 알려진 동화약품그룹은 1897년 민강 선생이 설립한 동화약방이 시초다. 민강 초대 사장은 독립운동에 힘쓰다 두 차례 걸친 옥고로 1931년 숨을 거뒀고, 이후 사세가 기울자 1937년에 독립운동 동지 보당 윤창식(1890~1963년) 명예회장이 회사를 인수했다.

윤 명예회장이 세상을 떠자나 1974년 동생 가송 윤광렬(1923~2010) 명예회장이 동화약품 7대 사장 사장에 취임했다. 그가 2008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후 장남 윤도준 회장은 오너 3세로 경영권을 이어받았다. 윤 회장은 슬하에 윤현경(39) 더마 사업부 상무와 윤 전무 1남 1녀를 두고 있다. 

윤 전무는 1984년생으로 미국 위스콘신 메디슨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2013년 재경·IT과장으로 동화약품에 입사했다. 이후 ▲2014년 CNS(중추신경계)팀 차장 ▲2015년 전략기획실 부장 ▲2016년 전략기획실, 생활건강사업부 이사 ▲2017년 전략기획실, 생활건강사업부 상무로 선임되며 회사생활 불과 4년 만에 초고속 승진했다. 

특히 2016년 4월 동화약품 최대 주주인 동화지앤피 등기임원에 선임됐으며, 1년여 만에 대표이사에 오르기도 했다. 이어 지난해 3월 동화약품 사내이사에 올랐다. 이 시기 윤 회장은 이사회에서 사임, 사실상 아들에게 경영권을 승계했다. 올해에는 OTC총괄사업부·전략기획본부·생활건강사업부 전무로 승진했다.

윤도준 동화약품 회장과 장남 윤인호 전무. /동화약품 제공
윤도준 동화약품 회장과 장남 윤인호 전무. /동화약품 제공

동화약품, 4세 윤인호 정점 수직적 지배구조 완성

동화약품그룹은 올해 '윤인호 전무 → 디더블유피홀딩스(비상장) → 동화지앤피(비상장) → 동화약품(상장)'으로 이어지는 수직적 지배구조를 만들었다.

당초 그룹은 오너 일가의 낮은 지배력을 가송재단과 비상장사를 통해 보충하는 모양새였다.

비상자사인 '동화지앤피'와 '가송재단'의 지난해말 기준 동화약품 지분율은 각각 15.22%, 6.39%였다. 여기에 윤 회장(5.13%)과 동생 윤길준 부회장(1.89%), 윤 전무(0.88%) 등 친인척을 비롯한 특수관계자 지분을 모두 더하면 지분율은 32.36%로 높아진다.

하지만 동화약품 최대 주주인 동화지앤피의 경우, 윤 회장 일가의 지배력이 불안했다. 이 회사는 지난 2018년까지 윤 회장이 8.86%의 지분을 갖고 있었고 ▲동화개발 19.81% ▲가송재단 ▲10% ▲동화약품 9.91%를 보유했다. 이와 별도로 외부 기업인 반도체 회사 '테스'가 11.6%를 보유하고 있다.

현행법상 상호출자 관계 상황에서 A사가 B사 지분 10% 이상을 취득하면, B사가 보유한 A사 지분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 따라서 동화약품의 동화지앤피 지분은 의결권는 주식이다. 동화개발이 보유한 19.81% 지분 역시 마찬가지다.

즉 윤 회장은 개인지분 8.86%와 가송재단 보유지분 10%로 동화지앤피을 지배하고 있었던 것. 만약 이같은 상황에서 승계를 단행해 윤 회장 지분율이 하락했다면 자칫 외부인인 '테스'와의 경영권 분쟁이 발생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디더블유피홀딩스'가 지난해 가송재단 지분을 제외한 ▲윤 회장 개인지분 ▲동화개발 ▲테스 지분 6.6%, 등의 주식을 모두 사들이면서 동화지앤피의 최대 주주(지분율 85%)로 올라섰다. 

결과적으로 '디더블유피홀딩스'는 안정적 경영 승계와 지배력 강화라는 두 가지 역할을 맡고 있는 셈이다.

디더블유피홀딩스 어떤 회사?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디더블유피홀딩스'는 지난해 11월15일 설립된 자본금 5억9500만원(총발행주식 11만9000주, 1주당 5000원)의 동화약품그룹 지주사다.

윤 전무는 현재 디더블유피홀딩스 대표이사를 맡고 있으며, 미국인 조셉 인덕 리(Joseph Induck Lee)와 함께 회사 설립 당일 사내이사로 등재됐다. 감사는 성경수 씨다.

이 이사는 지난 2018년 6월 동화약품 전략기획실장(상무)으로 영입됐다. 그는 뱅크 오브 아메리카(Bank of America) 개인고객팀, 메릴린치(Merrill Lynch) 파생상품팀 과장을 거쳐 LG디스플레이 전략1팀 과장, LG생활건강 NBD팀 팀장, 한솔교육 전략기획실장(상무),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 담당 임원을 역임했다. 

윤 전무와 함께 지주사 사내이사에 오른 점을 고려하면 동화약품 입사 이후 오너 일가로부터 능력을 인정받았거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전략적으로 영입됐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동화지앤피 주력 제품인 '까스활명수 병(왼쪽)'. /동화제약 제공
동화지앤피 주력 제품인 '까스활명수 병(왼쪽)'. /동화약품 제공

동화지앤피, 내부거래 심각

문제는 그룹 지배구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동화지앤피'의 취약한 사업 역량이다. 1970년 1월29일에 설립돼 유리병 제조업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다만 연간 매출의 절반가량이 동화약품, 흥정공정 등 계열사간 내부거로 발생하고 있어, 오너에게 현금을 배달하는 창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실제 동화지앤피 지난해 매출 265억원 중 44.35%인 118억원이 내부거래로 발생했다. 앞서 지난 5년간 매출에서 차지하는 내부거래 비중은 2014년 67.35%, 2015년 51.09%, 2016년 49.41%, 2017년 48.61%, 2018년 50.45% 등으로 평균 53.8%에 달한다.

동화지앤피는 이처럼 계열사에 의존해 벌어들인 수익을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2015년 1억8000만원이던 배당금은 2016년부터 3억원으로 늘었고, 지난해까지 같은 금액을 꾸준히 배당했다. 특히 2014년의 경우 7억원 당기순손실이 발생했지만, 배당을 멈추지 않았다. 

아울러 지난해 동화지앤피의 최대 주주가 변경된 점을 감안하면 윤 회장·동화약품·가송재단·동화개발 등에 지급되던 배당금은 이제 윤 전무와 디더블유피홀딩스의 몫이 된 것이다.

동화약품그룹, 일감 몰아주기 제재 안심하기 어려워

아직까지 동화지앤피는 일감 몰아주기와 관련, 어떤 제재도 받지 않았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자산 5조원 이상인 기업집단의 경우 총수 일가 지분이 상장 계열사의 경우 30%, 비상장 계열사의 경우 20% 이상이면 이들 계열사 내부거래 금액이 연간 200억원 또는 국내 연간 매출의 12% 이상일 때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가장 규모가 큰 동화약품의 경우 지난해 개별기준 매출 3072억원에 총자본(자본+부채)은 3765억원에 불과하다. 동화지앤피(727억원)과 흥진정공(119억원)의 총자본을 더해도 4611억원 수준이다. 2013년 이후 보고서를 제출하고 있지 않는 동화개발은 5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그렇지만 안심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지난해 취임한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대기업 집단뿐만 아니라 자산총액 5조원 이하의 중견집단 부당 거래 행태도 꾸준히 감시하고 제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어서다. 

일례로 공정위는 자산규모 5조원 이하인 SPC그룹이 계열사간 부당이익을 제공했다며, 지난 7월 시정명령과 과징금 총 647억원을 부과했다. 또 ▲파리크라상 ▲에스피엘 ▲비알코리아 등 3개 계열사와 허영인 회장과 조상호 전 총괄사장, 황재복 파리크라상 대표이사 등 3인을 검찰에 고발했다. 

한편 동화약품 측은 동화지앤피의 내거부래 비중 개선 여부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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