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양지원 기자] 영화 ‘뮬란’이 여러 우여곡절 끝에 17일 국내에서 개봉했다. 홍콩시위대를 탄압한 경찰을 지지한 주연배우 유역비와 촬영지인 신장 지역 인권 탄압 논란 등으로 개봉 전부터 보이콧 움직임이 이어지기도 했다. 베일을 벗은 ‘뮬란’은 여성이 억압받던 시대 속 전쟁의 승자로 거듭나며 유리천장을 깨뜨리는 이야기를 그린다. 동명의 애니메이션을 실사화한 ‘뮬란’의 영화적 재미는 충분했다. 그러나 기존의 중국 무협사극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과 평이한 전개가 옥의 티로 작용했다.

‘뮬란’은 1998년 제작된 동명 원작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용감하고 지혜로운 뮬란(유역비)이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여자임을 숨기고 잔인무도한 적들로부터 나라를 지키는 병사가 되어, 역경과 고난에 맞서 전사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그린다. 원작 애니메이션의 뮤지컬 요소는 배제시켰으며 가족극 특유의 코믹한 설정 역시 없다.

영화 '뮬란' 리뷰.

뮬란은 어린 시절부터 전사의 기질을 타고 난 캐릭터다. 타고난 무술 실력과 용기로 가족을 지키는 뮬란이지만 여자라는 이유로 이 같은 자질을 감추고 살고 있다. 그러던 중 북쪽 오랑캐들의 침입으로 황제는 징집령을 내리고 뮬란은 아픈 아버지를 대신해 전장에 남장을 한 채 나간다. 여자라는 사실을 숨기고 전쟁터에 나가게 된 뮬란은 여러 번 정체가 발각될 위기에 처하기도 한다. 모두에게 거짓말을 한 뮬란의 정체를 알아본 이는 바로 마녀로 불리는 시앙마이(공리)다. 시앙마이는 뮬란의 전사의 기운을 알고 자신과 손을 잡자고 제안한다. 시앙마이는 오랑캐의 수장인 보리 칸(제이슨 스콧 리)의 곁에서 어마어마한 위력을 뿜는 인물이다.

뮬란은 전쟁터에서 동료들을 모두 살리지만 성별을 속였다는 이유로 텅 장군(견자단)의 명령에 의해 쫓겨난다. 다시 돌아간 뮬란은 동료들의 지지로 다시 합류하게 되고 칸의 공격으로부터 황제(이연걸)를 구한다.

실사화된 ‘뮬란’은 뮬란 외에 눈에 띄는 인물이 없다. 오로지 전사의 운명을 짊어진 뮬란의 성장 과정을 그리는데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이연걸, 견자단 등 중국의 내로라하는 액션배우들 역시 활약이 두드러지지 않는다. 또 애니메이션에서 에디 머피가 목소리를 연기한 용 무슈 역시 영화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뮬란의 영적 수호자인 봉황으로 대체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사의 기질을 타고난 여성이 유리천장을 깨는 과정과 성장기는 다소 평이하게 전개된다. 액션 역시 기존의 무협극과 크게 다르지 않다. 중국 특유의 하늘을 나는 기술인 경공술 역시 익히 봐 온 장면처럼 익숙하다. 검술과 창술, 궁술, 마상무술 등 다양한 액션신이 나오는 점은 볼거리로 작용한다. 제작비가 2억 달러(한화 약 2357억 원)에 달하는 만큼 화려한 비주얼이 눈에 띈다.

유역비는 아름다우면서도 강인한 뮬란 역을 절제된 연기로 표현했다. 베테랑 공리 역시 영화의 한 축을 담당하지만 액션 장면에서 다소 둔감한 몸동작으로 아쉬움을 자아낸다. 황제로 분한 이연걸과 장군 역 견자단은 뮬란을 뒷받쳐주는 역할을 한다. 러닝타임 115분. 12세 관람가.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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