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셀트리온 항체치료제 임상 2·3상 VS 녹십자 혈장치료제 임상2상 승인
셀트리온이 코로나19 항체치료제 ‘CT-P59’의 임상 2·3상 시험에 돌입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국내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이 한창인 가운데, 항체 치료제와 혈장 치료제의 잇단 임상 소식에 개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이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을 위한 국내외 임상시험 동향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6개월(2020년 3월~9월)간 전체 임상시험은 23.8배(56건→1335건), 치료제 관련 임상시험은 23.6배(53건→1252건), 백신 관련 임상시험은 27.7배(3건→83건) 증가했다.

특히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장을 활용한 혈장 치료제 임상시험은 지난 6개월간 44배(3건→132건) 증가했다. 또한 회복기 환자 혈액을 활용한 항체 치료제 임상시험은 지난 6개월간 29배(1건→29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 국내외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활발

현재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는 방식으로는 혈장치료제·항체치료제 등 신약을 개발하는 방식과 기존 약물을 코로나19 치료제로 활용하는 약물 재창출 방식이 있다.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로 주목받았던 에이즈 치료제 ‘칼레트라’, 말라리아 치료제 ‘하이드록시 클로로퀸’에 이어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된 ‘렘데시비르’까지 치료 효과에 한계를 드러내면서 혈장치료제와 항체치료제 등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GC녹십자는 국내 대표 코로나19 혈장 치료제 개발사다. 해외에서는 ‘코로나19 혈장치료제 개발 얼라이언스’(CoVIg-19 Plasma Alliance)를 통해 혈액 제제 대표주자인 다케다, CSL베링 등이 개발에 나섰다.

GC녹십자도 이같은 글로벌 혈액제제 기업들과 해외용 혈장치료제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다.

스위스 제약업체 옥타파마는 지난 9일(현지 시간) 일반인 혈장을 활용한 면역글로불린을 중증환자에게 투여한 임상을 진행한 결과 우수한 치료 효과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저산소증과 호흡부전이 개선되고 중환자실 입원기간 단축에 도움이 됐다는 설명이다. 옥타파마는 글로벌 혈액제제 기업으로 GC녹십자와 함께 글로벌 혈액제제 기업 연합 코로나19 혈장 치료제 개발 얼라이언스에 포함돼 있다.

국내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대표 개발사는 셀트리온이다. 해외에서는 미국 리제네론파마수티컬스, 중국 상하이준시바이오사이언스, 미국 비어바이오테크놀로지, 다국적제약사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등이 있다.

최근 항체 치료제가 코로나 감염 환자의 입원율을 크게 떨어뜨린다는 임상시험 결과도 나왔다.

미국 제약사 일라이릴리는 지난 16일(현지 시각) “452명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에서 항체 치료제 LY-CoV555를 접종받은 코로나 감염자는 입원율이 72% 감소하는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이는 항체가 코로나가 악화하는 것을 막아주는 치료 효과를 처음으로 입증한 것으로 상용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일부에서는 초기 임상시험 결과이고 아직 확실치 않은 부분이 있다고 판단을 유보했다.

◆ 셀트리온, 코로나19 항체치료제 임상 2·3상 돌입

셀트리온은 식품 의약품 안전처(이하 식약처)로부터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CT-P59’의 국내 경증 및 중등증 환자 대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고 본격적인 임상 2·3상 시험에 돌입했다고 지난 17일 밝혔다.

CT-P59의 임상2·3상은 국내와 글로벌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다. 이번 식약처 승인으로 국내에서는 국립중앙의료원을 비롯한 10여개의 의료기관과 협력해 CT-P59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중점적으로 평가하고 올해 말까지 임상시험을 종료할 예정이다.

셀트리온은 CT-P59의 글로벌 임상시험을 위해 한국을 포함한 미국, 스페인 등 6개 국가에 임상시험계획을 제출했다. 향후 최대 12개 국가에서 1000여명 이상의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실시해 올 연말까지 이들에 대한중간 결과를 확보할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최근 건강한 피험자를 대상으로 국내 임상 1상을 실시한 결과 CT-P59의 안전성을 입증했다. 현재 경증환자들에 대한 임상 1상도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이번에 승인받은 임상 2·3상과 더불어 연말까지 밀접 접촉자 및 무증상 확진자를 대상으로 한 예방 임상시험까지 진행해 감염 예방 효과와 감염 초기 바이러스의 효과적 사멸효과도 함께 확인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셀트리온은 향후 글로벌 임상 2상 결과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에 따라 식약처와의 긴밀한 사전 협의하에 기준에 충족될 경우, 조건부 허가 신청도 검토 중이다.

셀트리온은 이달부터 회사 대량생산시설에서 공정검증배치 생산을 시작했다. 향후 국내 및 해외 시장에서의 치료제 대량 공급에 대비해 기존 제품 재고 및 생산계획을 조정할 계획이다.

이상준 셀트리온 수석부사장 겸 임상개발본부장은 “임상 2·3상 승인을 통해 CT-P59도 경증 및 중등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이 본격화 됐다”며 “현재 경증환자를 대상으로 진행 중인 임상 1상과 함께 이번 임상 2·3상도 차질없이 진행해 가능한 빨리치료제 개발을 완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GC녹십자는 지난 8월 식약처로부터 코로나19 혈장치료제 ‘GC5131A’의 임상 2상을 승인 받았다. /연합뉴스

◆ 녹십자, 혈장치료제 자발적 동참 촉구

앞서 GC녹십자는 지난달 식약처로부터 코로나19 혈장치료제 ‘GC5131A’의 임상 2상을 승인 받았다.

약물재창출 연구 이외에 개발 중인 코로나19 치료제 중 임상 2상을 처음으로 승인 받은 것이다.

이번 임상은 영상학적 진단으로 확인된 폐렴 환자와 고령 및 기저질환이 있는 고위험군 환자 6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회사 측은 이미 임상시험용 제제 생산이 완료된 만큼, 가까운 시일 내 환자 투여가 개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혈장치료제는 신종 감염병 발발 시 가장 빠르게 투약 가능한 의약품으로 분류된다.

‘GC5131A’는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장에서 다양한 항체가 들어있는 면역 단백질을 분획해 만든 고면역글로불린이다. 이와 같은 고면역글로불린은 오랜 기간 인체에 사용돼 온 제제이기 때문에 개발 과정이 간소화될 수 있다.

다만 혈장 치료제 개발을 위해서는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장 확보가 필수다.

김진 GC녹십자 의학본부장은 “국민들의 자발적인 동참이 혈장치료제 개발의 원동력”이라며 “향후 의료현장에서 쓰일 치료제 생산을 위해 더욱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한편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혈장 공여 의사를 밝힌 완치자 2642명 가운데 1957명의 혈장 모집을 마쳤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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