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SH 임대주택 늘린다더니… 품질 하자·원가 미공개 등 논란 지속
LH·SH 임대주택 늘린다더니… 품질 하자·원가 미공개 등 논란 지속
  • 김준희 기자
  • 승인 2020.09.21 14:17
  • 수정 2020-09-21 14:18
  • 댓글 0

LH, 3년간 공급 주택 하자 2만4117건… SH, 경실련과 '원가 공개' 놓고 소송 진행 중
전문가 "공공기관은 이익보다 공공목적 실현과 주거품질 개선에 역점 둬야"
상단부터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주택도시공사(SH) CI. /각 사 제공
상단부터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주택도시공사(SH) CI. /각 사 제공

[한스경제=김준희 기자] 정부가 8·4 공급대책을 통해 공공재건축과 공공재개발, 공공임대주택 등 공기업이 참여하는 주택공급 방식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인 가운데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을 둘러싸고 논란이 잇따르면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1일 김희국 국민의힘 의원이 LH로부터 제출받은 ‘주택 유형별 하자 발생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LH가 공급한 임대·분양 주택에서 발생한 하자는 총 2만4117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유형별로 보면 5·10년 임대가 1만297건으로 가장 많았다. 분양주택이 9358건, 장기임대(국민·행복·영구)가 4462건으로 뒤를 이었다. 타일과 도배, 오배수 등에서 불량이 발생했다.

누수 피해도 심각했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LH 임대 아파트에서 접수된 누수 하자는 총 3180건이었다. 이로 인해 100건의 의류 및 침구류, 가구류 등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지난달 국민권익위원회는 국토부와 LH 등 매입 임대주택 관리기관에 내년 2월까지 표준 관리방안을 마련하고 각 운영기관은 이에 따른 세부 관리기준을 마련해 운영하도록 권고한 바 있다.

권익위에 따르면 LH가 기존 다가구 주택을 매입해 개량·개보수한 후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무주택 취약계층에 공급하는 매입 임대주택의 경우 세부 관리나 준용규정이 없다. 주택 하자보수에 대한 책임범위와 처리기간이 명확하지 않아 보수가 지연되고 승강기·공용전기 등 시설 점검도 형식적으로 이뤄져 화재나 안전사고에 취약했다.

공공임대주택 품질에 대한 지적이 계속되면서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직접 현장점검에 나섰다. 지난 18일 김 장관은 고양향동 공공임대주택에 방문해 주택품질과 하자보수 절차를 점검하고 입주민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지난 18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고양향동 공공임대주택에 방문해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제공
지난 18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왼쪽)이 고양향동 공공임대주택에 방문해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제공

김 장관은 “입주민분들께서 임대주택 하자 등으로 애로사항을 겪고 계셔서 걱정이 많다”며 “그동안 공공임대주택 품질 개선을 위해 여러모로 노력해온 것은 알고 있으나 입주민분들의 주거 만족도라는 결실로 연결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정 단지나 사례에 한정된 부분적 대책마련이 아닌 공공임대주택 전체 재고 품질 강화를 위해 하자 원인이 자재 품질 미달인지, 건설·감리 등 시스템 오작동인지 근본적인 부분부터 면밀히 검토하고 LH의 직접적인 관리방안을 마련해줄 것”을 변창흠 LH 사장에게 주문했다.

한편 또 다른 국토부 산하 공기업 SH는 ‘원가 공개’ 여부를 두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다.

경실련에 따르면 SH는 지난 4월 사법부로부터 원가 정보를 공개하라는 판결을 받았으나 이에 불복해 항소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해 7월 경실련은 SH와 LH를 상대로 원가 정보 공개 거부 처분을 취소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경실련은 “SH는 지난 4월 사법부의 원가 공개 판결에도 불구하고 기업 영업비밀 등 건설업계를 대변하며 공기업 의무를 저버리고 있다”며 “그러면서도 공기업임을 내세워 공공재개발로 포장한 토건개발에 참여해 더 큰 부당이득을 취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SH는 지난 7월 항동 하버라인 4단지 준공원가를 61개 항목으로 나눠서 공개하고 이후 준공되는 공공분양 아파트부터 순차적으로 원가를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시 SH 측은 “원가 공개를 통해 주택건설공사 투명성을 높이고 급등한 주택가격 안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설명했지만 경실련 측은 “앞뒤가 다르다”고 비판했다.

경실련은 “SH는 언론을 통해 공사원가 공개를 말하고 있지만 뒤에서는 공사원가 공개 거부를 위한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며 “공공성이 퇴색된 공기업이 무슨 자격으로 공공재개발을 추진하겠다는 건지 납득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학회장(경인여자대학교 교수)은 “공공임대주택의 경우 주거 품질에 대한 문제 제기가 많이 있었는데 지금은 우리나라도 선진국에 접어들었고 서민 주거안정에 대해 초점을 맞출 수 있는 시점”이라며 “공공기관은 이익보다는 공공목적 실현과 주거품질 개선에 역점을 두고 솔선수범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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