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독감백신 사업 중단, 각종 문제 지적…신성약품 “종이박스 문제없어”
[이슈+] 독감백신 사업 중단, 각종 문제 지적…신성약품 “종이박스 문제없어”
  • 허지형 기자
  • 승인 2020.09.23 08:19
  • 수정 2020-09-23 08:19
  • 댓글 0

독감 백신 무료접종 일시중단
“생산 아닌 유통 문제”…결과에 따라 폐기 가능성도
종이상자 배송 논란에 신성약품 “문제 안 돼”
22일 오후 경기 김포시 고촌읍에 위치한 신성약품 본사에 의약품 운반 차량이 주차되어 있다. / 연합뉴스

[한스경제=허지형 기자] 보건당국이 유통 중 상온에 노출된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에 대한 안전성과 효능 등 품질 검증에 나선 가운데 신성약품이 상온 노출 사태에 대해 입장을 내놨다.

◆ 올해 첫 조달 신성약품…상온에 일부 노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2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독감 백신 접종 중단 관련 브리핑에서 "조달 계약업체의 유통 과정에서 백신 냉장 온도 유지 등의 부적절 사례가 어제 오후에 신고됐다"고 말했다.

올해 조달 계약을 맺은 신성약품은 국가사업에 처음 참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초 입찰에서 다른 업체가 1순위였으나 적격심사에서 최종 부적격판정을 받으며 질병청은 신성약품 측과 조달 계약을 맺었다.

신성약품은 무료 접종 대상자에게 공급할 백신 1천259만 도즈(1회 접종분)를 각 의료기관에 공급하게 된다. 전날까지 500만 도즈 정도가 공급됐으나 그중 일부 물량이 유통될 때 2~8도(℃)의 적정온도는 유지 못 했다는 신고가 들어온 것으로 확인됐다.

정 청장은 “현재까지 파악된 바에 따르면 냉장차가 (백신 물량을) 지역별로 재배분하는 과정에서 상온에 일부 노출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구체적인 노출 시간, 문제 여부 등은 조사가 필요하다”며 “해당 업체가 아닌 다른 경로를 통해 신고가 들어와 확인됐다. 객관적인 서류, 조사 등을 통해 확인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문제가 된 독감백신은 배송 과정에서 일부 기사들이 냉장차의 문을 한참 열어두거나, 판자 위에 박스를 쌓아두고 확인 작업을 하면서 상온에 노출된 것으로 전해지며, 독감 백신이 아이스박스가 아닌 종이 박스에 운반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생물학적 제제 등의 제조·판매관리 규칙 제6조에 따르면 백신을 냉장 차량 또는 냉동 차량으로 직접 수송할 때에는 아이스박스 등 냉각용 수송 용기를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상온에 노출된 시간이 길어질수록 품질에 이상이 생길 수 있는 만큼 식약처는 구체적인 노출 시간과 정도를 조사할 방침이다. 얼마나 오랫동안 상온에 노출됐는지 백신의 효능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은희 식품의약품안전처 과장은 “제일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이라면 효능을 나타내는 단백질 함량이 될 가능성이 높다. 단백질 함량만의 문제일지는 확인이 필요해 광범위한 검사로 제품 전반의 품질을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일반론이라는 점을 전제로 “의약품 도매업체는 의약품이 허가된 온도를 유지하도록 보관·운송해야 할 책임이 있다”면서 “이를 위반했을 시 업무정지 처분, 벌칙 처분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지난 21일 정부는 신성약품의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유통 과정에서 냉장 온도가 제대로 유지되지 않았다는 신고를 받아 독감 백신 무료 접종을 일시 중단했다. / 연합뉴스

◆ 신성약품 “궁극적으로 우리의 잘못”

보건당국이 유통 중 상온에 노출된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에 대한 안전성과 효능 등 품질 검증에 나섰다. 특히 일부 독감 백신은 택배박스와 같은 종이 상자에 유통된 정황이 드러나면서 당국과 의료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당국은 독감 백신이 의료기관으로 배송되는 과정에서 냉장 상태 유지를 못 했다는 사실 파악 후 22일 독감 무료 접종 사업을 일시 중단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진문 신성약품 대표는 “큰 차량에서 작은 차량으로 독감 백신을 옮겨 싣는 과정에서 문을 열어놓고 땅바닥에 뒀는데 그런 부분이 제보된 것으로 안다”며 “냉장차에서 백신이 들어 있는 상자를 꺼내 병원에 배달하는 짧은 시간 동안 상온에 노출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상온에 노출된 백신의 분량은 백신 박스가 서로 다른 냉장차량으로 옮겨지거나, 차량에서 병원으로 이동하는 과정에 빚어진 일로 정확한 현황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업체 측은 “회사 출고 때는 규정을 엄격히 지켰으나 배달하는 과정에서 현장 상황에 따라 규정을 제대로 못 지킨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이동 과정에서만 빚어진 일이어서 백신이 심각한 상황에 놓이지 않았던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배송업체가 잘못했어도 궁극적으로 우리의 잘못이다. 입찰 후 전국에 배송해야 하니까 일정이 빠듯하고 촉발했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독감 백신 조달 계약 업체의 유통 과정에서 문제점이 발견돼 무료 백신 접종이 중단된 22일 유료 독감 예방 접종을 받으려는 시민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 연합뉴스 

정은경 청장은 “제조상의 중요한 흠결 문제는 아니지만, 냉장 상태로 의료기관까지 공급돼야 하는 공급망 안에서 일부 (물량이) 온도 유지가 안 된 사례가 의심된 부분이기에 안전성 등도 염두에 두고 조사할 예정”이라며 13~18세를 대상으로 준비한 물량으로 다른 백신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 지난 9월 8일부터 시작된 2회 접종 어린이 대상에게 공급된 백신에 대해 “별도의 다른 공급체계로 공급된 백신이기 때문에 (문제가 된) 대상 물량이 아니다”라고 재차 설명했다.

한편,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고 결론 날 경우 올해 독감 접종 계획은 차질이 불가피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이른바 트윈데믹을 막기 위해 무료 접종 대상을 대폭 확대해 온 정부의 방역 대응에도 일부 영향을 줄 수 있다.

정 청장은 "백신 물량 폐기는 어느 정도 문제가 있는지 판단한 뒤에 결정될 사안"이라면서 “공급 상황을 파악하고 문제점을 점검해서 의료기관이 자체 확보한 물량은 먼저 접종을 재개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약사법 47조에 따르면 품질 관리와 관련된 (유통 관련) 사항을 위반했을 때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돼 있다"면서 정확한 조사 후에 위반 여부 등을 확인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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