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권 6개, 경쟁 입찰원칙에 따라 모두 '유찰'
신라·현대백화점 입찰 X…"내실화 집중"
코로나19로 이용객이 감소해 한적한 인천공항의 모습 / 변세영 기자

[한스경제=변세영 기자]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재입찰에서 6개 사업권이 모두 유찰됐다. 코로나19 사태 속 면세업계가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하면서 입찰을 단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23일 인천공항공사는 제1터미널 면세점과 관련해 대기업과 중소·중견 사업권에 대해 3차 재공고를 냈다.

지난 22일 마감된 인천공항 제1터미널 4기 신규 사업자 선정 재입찰 과정에서 업계의 불참으로 경쟁 입찰 원칙에 따라 사업권이 모두 유찰됐기 때문이다.

이번에 매물로 나온 운영권은 DF2(화장품·향수), DF3(주류·담배·식품), DF6(패션·잡화) 등 대기업 사업권 4개와 중소·중견기업 사업권 2개(DF8/DF9)로 총 33개 매장(6131㎡)이다.

이번 입찰은 지난 2월 공항이 제1터미널 계약이 만료되는 8개 구역 신규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유찰된 6개 구역에 대해 재입찰을 진행한 내용이다. 당시 면세점 업계는 코로나19 불황과 임대료 부담으로 입찰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인천공항은 공실 위기를 막기 위해 임대료 최소금액을 30% 인하하고, 고정 임대료가 아닌 매출에 따른 품목별 영업요율을 적용한 임대료를 받는 형태로 파격 조건을 걸었다. 임대료 감면 혜택도 기존에 작년 동월대비 여객수 60% 회복 조건을 확대해 80%까지 지원을 확대했지만 유찰사태를 또 한 번 피하지 못했다.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 전경 / 변세영 기자

특히 이번 건에는 호텔신라가 전개하는 신라면세점은 아예 참여하지 않았다. 완화된 조건에도 코로나19 장기화 속 인천공항 사업을 이어가는 게 큰 출혈이라는 판단에서다. 올 상반기 신라면세점은 전년 동기 대비 40% 떨어진 매출 1조2898억원, 영업이익은 964억원 적자를 봤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불확실성이 길어지고 있어 심사숙고 끝에 이번 인천공항 1터미널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라며 “외형보다 내실 다지기에 주력하면서 안정적인 경영을 추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일부터 공항점 첫 영업을 시작한 현대백화점면세점도 입지 확보를 위한 공격적인 사업 확장이 점쳐졌지만, 역시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현대백화점면세점 관계자는 “올해 서울 시내면세점 2호점 동대문점과 인천공항 면세점까지 오픈해 당분간 신규 점포들을 안정화시키는데 주력하려고 한다”면서 “향후 예정된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T2) 면세점 입찰 등을 관심있게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흥행에 참패한 인천공항 측은 3차 재입찰을 위해 재공고 작업에 착수했다. 특히 경쟁불가로 유찰된 것과 관련해서 ‘수의계약’도 고려할 계획이다. 수의계약이 이루어지면 구역에서 경쟁 입찰이 아닌 1개 사업자만 응찰하더라도 사업권을 협의할 수 있다.

3차 재입찰과 관련해 신라면세점은 “오늘 재공고가 나왔기 때문에 일단 검토 중”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변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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