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올해 CDO 최소 18개 프로젝트 추가 목표
삼성바이오로직스 3공장.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생산의 패러다임 전환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위탁생산(CMO)뿐만 아니라 위탁개발(CDO)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24일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따르면 CDO 누적계약건수는 지난 2018년 5건, 2019년 42건, 2020년 57건을 기록 중이다. 공개된 CDO 고객사는 ▲이뮨온시아 ▲지아이이노베이션 ▲유틸렉스 ▲파멥신 ▲Abion ▲STCube ▲Aprinoia ▲Panolos ▲Peptron ▲Kanaph Therapeutics 등 이다.

CMO는 고객(다국적 제약사)이 완성한 세포주를 들여와 까다로운 공정을 거쳐 바이오 의약품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CDO는 더 나아가 치료제 DNA만 주면 자체 개발로 세포주를 만들고, 최적의 생산공정까지 세팅한 다음 완성품을 공급해주는 시스템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자체 세포주(에스초이스, S-CHOice)를 성공적으로 론칭함에 따라 세포주 개발 단계부터 최종 제품생산까지 완벽한 '원 스톱 서비스(One Stop Service)'를 제공하게 됐다.

이를 통해 생산 기간을 단축하고 가격 경쟁력을 더 높일 수 있게 됨에 따라, 바이오제약사가 직접 신약을 개발하고 생산하는 ‘인하우스’ 중심에서 CMO, CDO 중심의 시장으로 바이오제약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전기를 마련했다.

실제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제품 시장은 매년 8% 이상 성장하고 있는 반면 CDO/CMO 시장은 연 16% 이상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하반기에도 연이은 CDO 수주

글로벌 수준의 개발 능력을 갖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이어 올해도 연이어 CDO 수주 소식을 알리며 하반기에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우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카나프 테라퓨틱스(이하 카나프)와 망막질환 치료제를 개발하기로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카나프와 망막질환 치료제(물질명 KNP-301)의 세포주 개발·공정개발·비임상·임상시료 생산 등 신약 개발 전 과정을 지원하는 CDO 계약을 체결했다고 이날 밝혔다.

카나프의 신 물질 KNP-301은 망막질환인 건성 황반변성과 당뇨 망막병증을 적응증으로 하는 이중융합단백질이다. 삼성바이로로직스는 앞서 일주일 전인 17일에 파노로스바이오사이언스와 항암신약후보물질 'PB101'에 대한 CDO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계약을 통해 파노로스 차세대 항암신약 후보물질인 'PB101'의 세포주 개발에서부터 공정개발, 임상시료 생산 및 임상시험계획(IND) 제출 지원, 비임상 및 글로벌 임상물질 생산 등 CDO 전 과정의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PB101'은 단백질 구조가 복잡해 높은 연구 난이도를 지닌 물질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PB101'의 성공을 위해 맞춤형 개발 전략을 수립하며 복합단백질 기반의 고난도 개발수행 능력과 차별화된 전문성을 인정받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7월 에스티큐브와 면역관문억제제 PD-1항체(물질명 STM418)에 대한 CDO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이 지난 2018년 CDO 사업 진출 2년 만에 누적 수주 계약 55건을 달성한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에스티큐브 간 CDO 계약은 이번이 두 번째다. 올해 3월 두 회사는 또 다른 면역관문억제제 신약 후보 물질 STT-003 항체에 대한 CDO 계약을 체결하고 개발을 진행 중이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의 CDO 사업은 기존 고객이 추가로 물질 개발을 위탁하는 ‘재계약’을 통해 고속 성장하고 있다. 전체 55건의 계약 중 29건이 재계약으로 재계약률이 53%였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많은 고객사가 당사와 첫 프로젝트를 진행한 후 추가 개발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의뢰하고 있다”며 “재계약 고객사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당사의 서비스 속도와 품질, 개발 역량에 만족도가 높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실험실 모습.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수익 창출 본격화…CDO 사업 박차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잇단 CMO·CDO 계약에 따른 1, 2, 3공장 공장 가동률과 제품 판매 증가로 매출 ‘1조 클럽’ 가입도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분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상반기 작년 같은 기간보다 153% 늘어난 514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삼성바이로직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올해 지난 해 수주물량(약 4500억원)의 약 4배를 수주했다.

Vir사 4400억원, GSK 2800억원 등 글로벌 제약업체들과 계약을 체결하며 지난해 매출액의 약 2.5배 수준인 약 1조 8000억원을 수주한 것이다.

또 위탁연구(CRO)-위탁개발(CDO)-위탁생산(CMO)으로 이어지는 수직 계열화를 통해 '원 스톱 서비스'를 강화하고 원가경쟁력을 높인 것이 활발한 수주로 이어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프로젝트가 누적되면서 이미 1, 2공장이 풀가동되고 있다. 또 3공장의 수주가 급증함에 따라 4공장 조기 증설과 제2의 바이오캠퍼스 건립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약 1조7400억원을 투입해 단일 공장 기준 세계 최대 생산시설인 4공장 증설을 발표했다. 오는 2022년 말부터 부분 생산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4공장의 연간 생산 규모는 25만6000리터로 현재 세계 최대인 3공장의 18만리터를 훨씬 뛰어넘는다.

아울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 상반기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CDO 연구소 설립 계획도 발표했다. 회사 첫 미국 법인으로 미국 다른 지역과 유럽 등지도 추가로 진출할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2020년 수주 목표 CDO 18건 (JPM 기준)”이라며 “2020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CDO R&D 센터 진출을 시작으로 향후 미국 동부를 비롯해 유럽, 중국 등지로 해외 거점을 확대해 CDO 개발 - CMO 상업생산으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를 정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태한 사장은 지난 1월 15일(현지시간) JP모간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9000여 개 글로벌 바이오텍과 대형 제약사를 대상으로 CDO와 위탁연구(CRO) 서비스를 본격화한다”며 “CMO로 이어지는 고객층을 선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017년 CDO 사업을 시작해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으로 변신한 데 이어 지난해 CRO, 소규모 위탁생산(sCMO)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혀왔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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