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AP 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이정인 기자] 포스트시즌 출격을 준비하는 류현진(33ㆍ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선발 등판 일정이 베일에 싸여있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com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찰리 몬토요(55) 토론토 감독은 27일(이하 한국 시각) 미국 뉴욕주 버펄로 세일런 필드에서 열린 볼티모어 오리올스전을 앞두고 "류현진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등판 여부는 그의 컨디션에 달렸다. 1차전이 될지, 2차전이 될지는 모른다"고 밝혔다.

그는 '류현진에게 부상이 있나'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부상은 아니다. 휴식이 더 필요한지 살펴보는 중이다. 아직 보고받은 내용은 없다"면서 "우리의 선발 로테이션은 정해진 게 없다. 다양한 옵션을 고려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몬토요 감독은 26일 "류현진은 어제 100구를 던진 여파로 약간 통증을 느끼고 있다"며 "휴식 시간을 좀 더 줄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애초 류현진은 상징성이 큰 포스트시즌 첫 번째 경기에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매우 컸다. 토론토 마운드에서 류현진의 존재감은 절대적이다. 올 시즌 12번의 선발 등판에서 5승 2패, 평균자책점 2.69를 기록했다. 토론토 선발투수들은 올 시즌 11차례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는데 이 중 7번을 류현진이 세울 만큼 독보적인 성적을 남겼다. 27일까지 토론토 선수 중 유일하게 규정이닝을 채웠고, 팀 내 최다승(5승)을 올렸다.

류현진의 컨디션에 토론토의 가을야구 성패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25일 뉴욕 양키스와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애초 전문가들은 류현진이 PS 1차전에 맞춰 몸 상태를 끌어올리기 위해 양키스전에서 많은 공을 던지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류현진은 올 시즌 최다인 100구를 던졌다.

류현진. /AP 연합뉴스

토론토는 30일 와일드카드 시리즈(3전 2선승제) 1차전을 치른다. 류현진이 25일 양키스 전에서 많은 공을 던진 만큼, 4일 휴식 후 등판해야 하는 1차전보다 2차전에 출전하는 것도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다. 세부 기록을 살펴봐도 5일 휴식 후 등판했을 때 성적이 더 좋았다. 류현진은 4일 휴식 후 등판한 3경기에서 16이닝 1승 평균자책점 3.94, 5일 휴식 후 등판한 7경기에서는 39.1이닝 3승 2패 평균자책점 2.29를 올렸다. 에이스 류현진이 완벽하지 않은 상태에서 1차전에 등판해 부진한다면 토론토의 가을 잔치는 허무하게 끝날 수 있다. 류현진의 등판 날짜를 두고 마지막까지 장고를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토론토는 류현진 외에 2장의 카드를 쥐고 있다.  27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 선발로 예상됐던 맷 슈메이커(34)가 등판하지 않고, 대신 T.J. 조이크(25)가 선발 등판했다. 2선발 타이후안 워커(28)는 26일 볼티모어전에서 공 42개만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일단 토론토는 1, 2차전에 선발로 등판할 수 있는 투수를 류현진, 워커, 슈메이커 등 3명으로 늘려놨다.

로스 앳킨스 단장은 26일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우리 팀은 포스트시즌에서 창의적이고 열린 생각으로 마운드를 운영할 것"이라며 "1차전에 어느 선수를 투입할지는 확실하게 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마운드의 힘을 극대화할 전략과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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