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최지연 기자] 배우 지현우가 '연애는 귀찮지만 외로운 건 싫어'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최근 종영한 MBC에브리원 '연애는 귀찮지만 외로운 건 싫어'(연애는 귀찮지만)는 연애는 하고 싶은데 심각한 건 부담스럽고 자유는 누리고 싶은데 외로운 건 싫은 젊은이들이 코리빙하우스에 모여 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로맨스 드라마. 시청률은 0.3% 대를 기록하며 아쉽게 막을 내렸지만 젊은 마니아 시청자들을 사로잡으며 위안과 힐링을 선사했다. 이에 대해 지현우는 "자극적이지 않은 작품을 찾고 있었는데 보자마자 설레는 작품이었다"며 "지금까지 많은 작품을 많이 했지만 시청률을 위해 더 자극적인 내용을 넣거나 요구할 때도 있어서 마음이 아플 때가 있었다. 그런데 이 작품은 나오는 인물들이 다 따뜻해서 좋았다. 사실 일상에서 자극적인 일들이 많이 일어나지 않는다. 그렇듯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 한 주에 1회씩 방송되는 10부작 드라마였는데 아쉽지 않았나.

"예전부터 해보고 싶은 시스템이었다. 주 2회씩 방송되고 지금의 시스템으로 되기 전에는 계속 밤샘 촬영하기도 했는데 일본 드라마나 미국 드라마를 보면 10부작 시즌제로 하기도 하니까. 그런데 지금은 주 5일로 촬영하고 52시간제를 정해서 하다 보니까 그 팀 그대로 스태프들이 바뀌지 않고 계속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았다. 물론 시청자분들은 낯설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한 번에 몰아보기에는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 정신과 의사 역할을 위해 준비도 많이 했을 것 같은데.

"의사라는 직업 자체가 전문직이다 보니 딱딱해야 할 것 같고 완벽하게 누군가를 치료해줘야 할 것 같은 이미지들이 있는데 그걸 벗어나려고 했다. 작가님도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의사 말고 나만의 어떤 아지트에 가서 편하게 친구랑 얘기하는 느낌을 주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래서 가운도 입지 않고 진찰을 하는 캐릭터로 설정했다."

-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의사인가.

"매번 연기할 때마다 생각하는 건데 진심인 것 같다. 척하지 않는 느낌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일상생활에서 수시로 연습을 많이 한다. 걸어 다니면서도 연습하고 중얼중얼 계속 얘기하기도 하고."

- 차강우 자체가 워낙 잘 웃는 캐릭터라 평소에도 많이 웃었을 것 같다.

"많이 웃으려고 노력했다. 인터넷에서 스마일 굿즈를 사서 집에서도 보고 대본이나 차 같은 곳에도 붙이고. 항상 웃는 강우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 그럼 아직 캐릭터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나.

"강우는 빠져나오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워낙 따뜻하고 좋은 사람이라 살아가는 데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서다. 그래서 강우가 했던 대사들을 스스로에게도 많이 하려고 했다."

- 그래도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은 없었나.

"강우의 생각은 아니지만 나은이가 출판사를 연결해주는 강우에게 이별 통보를 했을 때가 공감하기 어려웠다. 처음에는 '그게 그렇게 자존심이 상할 문제인가' 생각했다. 그런데 소은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은 건 당연하다고 해서 조금씩 이해하게 됐다. 사실 강우도 그때 어려워했으니까."

- 실제와는 어느 정도 싱크로율인 것 같나.

"처음에 시작할 때는 50% 정도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강우의 편에서 연기를 계속하다 보니 점점 가까워졌다. 그래서 지금은 80% 정도 비슷해진 것 같다. 하지만 강우가 나은이에게 '속도에 맞춰서 걸을게'라고 하는 말들은 따라갈 수가 없다. 강우가 순간적으로 던지는 말들에 대한 순발력이 워낙 뛰어나서 그건 아무리 해도 따라갈 수 없을 것 같다."

- 높은 싱크로율만큼 만족스러웠던 장면도 많았을 것 같은데.

"1화에서 뒤통수 맞는 장면이다. 전에도 코믹 연기는 해봤지만 이게 정도를 지키는 게 쉽지 않은 것 같다. 코믹 연기라고 해서 만화처럼 하면 안 되니까. 매번 연기할 때마다 선을 찾는 게 어려운데 적절히 잘 표현된 것 같다. 만족스러웠다."

- 드라마 속 공유주택이라는 설정이 낯설지만 흥미로웠는데.

"직업이 연예인이 아니라면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했다. 다른 직업에 대한 궁금증도 많은 편이라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어떤 부분이 힘들고 어떤 면이 힘든지 그런 얘기들을 해보고 싶다. 사실 친한 친구한테 얘기하지 못하는 걸 남한테 할 수 있을 때가 있지 않나. 그런 면에 있어서 한 번쯤은 살아보면서 다양한 사람과 생각을 공유하기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 원래 공유주택에 대한 관심이 있었나.

"군대에 있을 때 생활관에 20명 정도 같이 생활했던 게 다시는 겪을 수 없는 일로 남았다. 각 지역에서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한 공간에서 먹고 자고 하다 보니까. 지금도 연락하고 지내는 데 내가 연예인이 아니라 개인 한 사람으로 있을 수 있어서 더 좋았던 것 같다. 그래서 그때 공동생활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뀐 것 같다."

- 드라마 제목이 '연애는 귀찮지만 외로운 건 싫어' 인데 실제 지현우는 어떤가.

"외로운 게 싫기도 하지만 좋기도 하다. 그럴 때 뭔가 나 자신에 대해서 생각도 많이 하고 고민도 많이 하게 돼서 더 그렇다. 그래서 지금은 혼자 있는 시간에 대한 것들이 좋을 때가 많은 것 같다. 외로워 봐야 함께 한다는 행복함도 더 느낄 수 있고."

- 최근 '전지적 참견 시점'에 출연해서 화제가 됐는데 실제 생활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게 부담되진 않나.

"예능을 꺼렸던 부분 중에 하나가 배우로서 연기하는데 시청자들이 몰입할 수 없을까 봐서였다. 그런데 이제는 시청자분들도 그런 부분에서 객관적으로 변한 것 같다. 그래서 작품을 준비할 때나 혼자 있을 때 시간을 보내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보여드릴 수 있었던 것 같다. 사실 내가 생활하는 모습을 사람들이 보고 의아해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어떤 콘셉트를 만들어서 어떤 사람인 척하고 싶지 않아서 있는 그대로를 보여드렸는데 좋아해 주셔서 다행인 것 같다."

사진=라이언하트 제공

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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