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증시 상장을 앞둔 카카오뱅크가 본격적인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카카오뱅크 제공

[한스경제=김동호 기자] 내년 증시 상장(기업공개, IPO)을 앞둔 카카오뱅크가 본격적인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 카카오뱅크는 케이뱅크에 이어 국내서 2번째로 인터넷전문은행 허가를 받고 사업을 시작했지만, 공격적인 유상증자와 최대주주인 카카오 및 여러 주주사와의 적극적인 협업, 지원 등에 힘입어 국내 1등 인터넷은행의 자리를 차지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전날 오후 이사회를 열고 총 7500억원 규모의 보통주 유상증자를 추진하기로 결의했다. 이를 통해 카카오뱅크는 3191만 6595주의 신주를 추가 발행할 예정이며, 주당 발행가격은 2만3500원이다.

업계에선 카카오뱅크가 무사히 유상증자를 마치고 내년 상장까지 순항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증자 완료전 카카오뱅크의 투자 평가가치는 8조5800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번 증자가 완료되고 나면 9조3300억원이 된다.

카카오뱅크는 이미 글로벌 사모펀드인 ‘TPG Capital(이하 TPG캐피탈)’을 새 주주로 확보한 상태다. 카카오뱅크는 TPG캐피탈에 이번 증자를 통해 1064만주를 배정할 계획이다. 금액으로는 2500억원 규모로, TPG캐피탈의 주금납입일은 내달 12일이며, 유상증자의 효력 발생일은 같은 달 13일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포트워스에 본사를 두고 있는 TPG캐피탈은 세계 최대 공유차량 서비스 기업인 우버(Uber), 세계 최대 음악 스트리밍 및 미디어 서비스 제공업체 스포티파이(Spotify), 중국 최대 검색 포털인 바이두(Baidu)의 모바일 페이먼트 자회사인 바이두파이낸셜 등 글로벌 상위 기업에 투자한 세계적인 사모투자 회사다. 운용자산 규모는 1033억달러(약 117조원)로, 글로벌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사모투자사다.

카카오뱅크는 이번 투자 유치를 통해 자본확충과 함께 글로벌 시장 진출시 TPG캐피탈이 보유한 투자 네트워크와의 협업을 기대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동시에 구주주 대상 유상증자도 추진키로 결의했다. 구주주 배정 유상증자 규모는 약 5000억원이며 현재 주식 소유 비율에 따라 신주를 배정할 예정이다. 신주배정기준일은 내달 11일, 주금납입일은 오는 12월 29일이다.

제3자 및 구주주 배정 유상증자가 예정대로 끝나면, 카카오뱅크의 납입자본은 1조8255억원(9월말 기준)에서 2조5755억원으로 늘어난다.

증권가에선 카카오뱅크의 적정 기업가치가 18조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KTB투자증권은 이날 카카오뱅크의 기업가치를 기존 15조5000억원에서 17조8000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2025년 예상 당기순이익 8670억원에 잠재적 주가수익비율(PER) 30배와 연간 할인율 10%를 적용한 결과다.

김진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증자는 기존 주주도 참여함으로써 카카오뱅크의 밸류 레벨업을 정당화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내년 매크로 변수에 영향받지 않는 수준에서 올해 7500억원 자금조달을 함으로써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여유를 늘리고 주택담보대출 등 신규사업을 보다 빨리 추진할 수 있는 동력을 확보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연구원은 또 "카카오뱅크의 IPO는 내년 하반기로 예상된다"며 "공모 후 주식수 기준 시가총액은 최대 15조원을 타겟으로 공모가를 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실제로 카카오뱅크는 IPO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지난 9월말 감사인 지정 신청을 완료했으며, 본격적인 증시 상장 준비를 위해 연내에 입찰제안서를 발송하고 주관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카카오뱅크의 공모비율 10%를 가정한 공모주식수를 4000만주 수준으로, 이를 감안한 공모 후 주식수는 총 4억4000만주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경우 주당 공모가액은 3만5000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김 연구원은 "(카카오뱅크가) IPO를 통해 총 1조3900억원의 자금 조달이 가능할 것"이라며 "이를 활용해 밸류 레벨업을 신속하게 이끌어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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