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황지영] 배우 유해진의 매력은 친근함인 줄 알았다. 예능 ‘삼시세끼’에서 아재개그를 구사하고 등산을 즐기는 모습이 편안한 동네 오빠 혹은 아저씨로 느껴졌다. 그런데 영화 ‘럭키’를 보고 난 후 유해진이 새롭게 다가왔다. 고급스럽고 세련된 것은 물론 잘생김까지 장착했다. ‘볼수록 진국이다’라는 모범답안이 바로 여기 있었다.

오는 13일 개봉하는 영화 ‘럭키’는 냉혹한 킬러 형욱이 목욕탕에서 기억을 잃고 무명배우가 되는 반전코미디다. 유해진은 카리스마 킬러에서 성실한 무명배우의 삶을 살아가는 형욱 역으로 영화를 이끈다. 여기에 이준, 조윤희, 임지연, 이동휘, 전혜빈 등이 가세해 웃음과 감동을 더한다.

영화는 킬러 형욱이 소매에 묻은 피를 닦아내기 위해 목욕탕을 찾으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비싼 형욱의 시계를 본 무명배우 재성(이준)은 죽기 전 딱 한 번만이라도 돈 걱정 없이 살고 싶다는 꿈을 꾼다. 그러던 중 형욱은 비누를 밟고 쓰려져 모든 기억을 잃고, 재성은 이 때를 틈타 목욕탕 키를 바꿔치기 한다. 병원에서 깨어난 형욱은 소지품을 확인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자 노력을 기울인다. 그렇게 느닷없이 배우의 길에 접어들게 되면서 과거와는 180도 다른 삶을 산다.

원톱으로 나선 유해진은 코미디 장르지만 대놓고 웃기지 않는다. 만들어진 상황 속에서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재미를 추구했다. 본성은 형욱이지만 현실은 재성인 독특한 설정에 설득력을 불어넣는다. 무명배우 시절을 경험했던 유해진의 메소드 연기가 돋보인다.

특히 그동안의 작품과는 다르게 여복이 터진 유해진도 만날 수 있다. 극중 조윤희, 전혜빈과의 키스신을 소화하는데 감동과 웃음이 공존한다. 조윤희와 멜로를 그릴 땐 다정다감한 남자친구의 모습으로, 전혜빈과 연기를 할 땐 신인배우의 풋풋한 모습으로 변신을 거듭한다.

그렇게 유해진은 러닝타임 112분 동안 조용히 여심의 문을 두드린다. 영화관을 나올 때면 유해진에게 이런 다양한 매력이 있었는지 새삼 놀랄지 모른다.

사진=쇼박스

황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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