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임서아]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노트7의 판매와 교환을 잠정 중단한다. 소비자 안전보다 중요한 가치는 없다는 판단에서다.

삼성전자는 이번 사태로 인해 타격이 불가하다. 하지만 판매 중단이라는 과감하고 빠른 결단을 통해 악영향을 최소화 시켰다는 점에서 업계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환불 등 판매 중단에 따른 후속 조치 예정

삼성전자가 국내외에서 발생한 발화 사고와 관련해 갤럭시노트7의 전 세계 판매와 교환을 잠정 중단하기로 11일 결정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근 보도된 갤럭시노트7 교환품 소손(발화) 사건들에 대해 아직 정밀 검사가 진행 중이지만 고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결정했다"고 말했다.

리콜 결정 후 새 갤럭시노트7에서도 발화 사례가 발생하면서 지금까지 주요 언론매체 보도 등을 통해 알려진 것은 미국 5건, 한국 1건, 중국 1건, 대만 1건 등이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도 이날부터 국가기술표준원의 갤럭시노트7 사용·교환·판매 중지 권고에 따라 갤럭시노트7의 신규 판매를 전면 중단한다.

미국의 4대 통신사인 버라이즌, AT&T, T-모바일, 스프린트 등은 지난 10일(현지시간) 갤럭시노트7 판매와 교환을 자체적으로 중단한 상태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국내에 팔린 새 갤럭시노트7은 교환 물량 35만대, 1일부터 다시 판매된 게 약 10만대, 합치면 약 45만대로 추정된다. 아직 교환되지 못한 기존 물량까지 포함되면 약 50만대가 넘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이번 갤럭시노트7 판매 중단 여파로 1조원 안팎의 손실을 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의 생산을 언제까지 중단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타제품으로의 교환과 환불 등 판매 중단에 따르는 후속 조치에 대해 빠른 시간 내에 세부 내용을 결정해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노트7의 이번 사태는 새로 출시하는 갤럭시S8와 다른 스마트폰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소비자의 불안을 잠재우고 거래처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삼성전자의 차후 조치가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한국경제에도 영향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의 여파는 협력업체와 한국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생산이 일시 중단하기로 하자 협력업체들은 다소 조심스럽게 입장이지만 손실은 크지 않은 것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부품을 생산하는 협력업체들은 제품 출시 전에 재고를 다량 납품하고 이후에는 3∼4주치 정도의 재고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만약 갤럭시노트7 생산이 전면 중단될 경우에도 타격이 아예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갤럭시노트7에서 일어난 손실은 다른 제품으로 만회할 수 있다는 의견이 다수다.

다만 갤럭시노트7 리콜 사태로 인해 수출과 생산이 부진하고 경기 회복세가 공고하지 않다는 전망이 나왔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0월호에서 9월 수출은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리콜 사태, 자동차업계의 파업이 맞물리며 1년 전보다 5.9% 감소했다고 밝혔다.

역대 최장기간인 19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나가다가 8월 반등했지만 한 달 만에 다시 줄어들었다.

기재부는 수출 중 2%, 산업생산 2.4%가 휴대폰의 비중이고 휴대폰의 60%는 삼성전자가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삼성전자가 어떤 식으로 대응하는지에 따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것이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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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의 과감한 결단, 위기가 기회로

삼성전자는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강자로 군림하면서 '품질 일류'라는 찬사를 받아왔지만 이번 갤럭시노트7의 사태로 비상등이 켜졌다.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가 본격화되면서 발생한 사태이기에 세간의 시선이 특히 집중돼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4분기 실적 타격을 감수하고도 소비자의 안전을 우선 시 하기 위해 갤럭시노트7 판매 중단이라는 초강수를 뒀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을 판매한 주요 국가의 규제 당국이 강제 조치를 나서기 전에 과감하고 빠른 선제적 대응을 함으로써 이번 사태의 영향을 최소화시켰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제품의 실수가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리콜이나 판매 중단 자체는 기업에는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위기를 뛰어넘고 기회로 만든 사례도 많다.

리콜의 성공적인 사례는 도요타 리콜사태다. 도요타는 가속페달의 결함으로 리콜 권고를 받고난 직후 2010년 1월 미국 전역에서 생산과 판매를 금지하고 대규모 리콜을 시행했다.

당시 도요타는 점유율과 판매량 뿐만 아니라 이미지까지 추락했지만 이에 적극 대응하면서 새로운 성장과 도약의 발판을 마련해 최근 미국에서 판매량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도 리콜 결정을 빠르게 결정했다. 삼성전자는 배터리 교체나 보상수리로 마무리 할 것이라는 예상을 벗어나 리콜이라는 결단을 내렸다.

이는 소비자 신뢰를 되찾아야 한다는 이 부회장의 의지가 보이는 부분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사태의 철저한 원인분석과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 나감으로 소비자들의 신뢰를 지켜나간다는 계획이다.

임서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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