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다큐멘터리 '낮은 목소리3-숨결' 포스터

[한국스포츠경제 허인혜 인턴기자] 감독 변영주가 주목받은 방식은 조금 특이했다. 적어도 15일의 관심에 있어서는 그렇다. 꾸준히 여성 문제에 천착해온 감독은 남성 싱글 라이프 프로그램에 깜짝 출연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변영주는 감독 데뷔 작품부터 여성에 눈을 뒀다. 제목도 직관적이다. ‘아시아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 아시아 지역의 국제 매매춘을 담았다. 국가간의 힘 다툼이 아시안이자 여성인 최약체의 삶과 무관하지 않다는 시선을 던진다.

세 차례에 걸쳐 낸 ‘낮은 목소리’는 변영주 감독의 아이덴티티라 할 만하다. 변영주는 7년 간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다뤄왔다. 1, 2편에서는 나눔의 집을 배경으로, 3편에서는 할머니들의 증언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 사진=다큐멘터리 '20세기를 기억하는 슬기롭고 지혜로운 방법' 스틸컷

변영주 감독이 그간의 다큐멘터리에서 살짝 빗겨 제작한 영화가 ‘밀애’다. 원작은 여성 작가 전경린의 ‘내 생애 꼭 하루뿐일 특별한 날’이다. 주인공 ‘미흔’의 삶과 시선에 꽉 집중해 나간다. 격정 멜로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었지만 실상은 성애 장면보다 미흔의 심리가 포인트다.

미흔은 ‘노라’가 아니라는 평부터 노라와 비슷하다는 평까지 다양한 해석이 붙었다. 노라는 극작가 입센의 희곡 ‘인형의 집’에 등장하는 여주인공이다. 남편의 손아귀에서만 움직이던 노라가 자신의 삶을 찾는 이야기를 담았다. 평 사이의 간극은 있었지만 여성의 주체적 삶을 그리고자 했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박완서 작가에 몰두한 영화도 있다. 다큐멘터리 ‘20세기를 기억하는 슬기롭고 지혜로운 방법’에서 변영주는 20세기를 일반인의 시선과 작가의 눈으로 동시에 바라본 박완서에 주목한다.

이밖에 다큐멘터리 ‘송환’은 비전향 장기수를, 영화 ‘발레교습소’에서는 열아홉 청춘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김민희와 이선균 주연의 ‘화차’도 변영주 감독의 영화다.

허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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