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양지원 기자]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이 개봉 2주차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지켰다. 12일째 정상을 굳건히 지키며 흥행 역주행 중이다.

2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은 지난 30일부터 1일까지 주말 동안 38만4272명 관객을 동원하며 장기 흥행 중이다. 누적 관객 수 93만1728명이다.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은 1995년 입사 8년차, 업무능력은 베테랑이지만 늘 말단. 회사 토익반을 같이 듣는 세 친구가 힘을 합쳐 회사가 저지른 비리를 파헤치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말단 사원 세 친구 고아성, 이솜, 박혜수의 유쾌한 시너지와 조현철, 김종수, 데이비드 맥기니스, 이성욱 등 조연배우들의 탄탄한 연기 앙상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직장인의 모습, 1995년 을지로로 돌아간 듯한 리얼 레트로 감성으로 전 세대를 아우르는 호평을 받고 있다. 이번 주말 관객수는 개봉 첫 주 주말 스코어인 27만880명을 넘어서는 관객수로 눈길을 모은다. CGV 골든에그지수 96%, 네이버 실관람객 9.23점, 롯데시네마 평점 9점, 메가박스 평점 9점 등 실관람객들의 높은 만족도와 끊이지 않는 입소문 열풍으로 인한 역주행이다.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은 세대를 불문하고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와 ‘을’의 위치에 선 캐릭터들이 대기업의 비리를 파헤친다는 내용으로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90년대 서울의 모습을 그대로 담아낸 로케이션 역시 돋보인다.

제작진은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속 1995년이라는 시대의 리얼리티를 위해 실제 을지로에 위치한 가게들을 찾았다. ‘삼진그룹’의 말단 사원 세 친구 자영(고아성), 유나(이솜), 보람(박혜수)이 퇴근 후 함께 치킨을 먹고 맥주를 마시며 스트레스를 풀거나, 회사의 비리에 맞서기 위해 ‘삼진그룹’ 사람들이 모이는 친숙한 공간인 ‘코리아 호프’. 제작진은 90년대 감성을 그대로 담고 있는 ‘삼보호프’를 찾아냈고, 출력물만 교체하여 영화 속 ‘코리아 호프’를 완성했다.

이 장소는 자영 역의 고아성과 이종필 감독이 촬영 이전에도 함께 찾았던 적이 있는 곳으로 영화 촬영 당시 고아성이 신기해했다는 후문이다. 또한 회사의 비리를 제보하기 위해 만났던 기자를 만나고, 새로운 비밀을 알게 되는 ‘을지다방’ 역시, 을지로에 실제로 상호도 그대로 존재하는 다방이다.

대기업인 ‘삼진전자’의 배경이 되는 ‘삼진그룹’ 본사는 누가 봐도 대기업 사옥의 분위기가 필수였다. 제작진은 건물 로비가 복잡하지 않은 장소 헌팅에 공을 들였다. 대리석이 주로 쓰여 90년대 당시 최고급의 세련된 인테리어로 요즘보다 멋스러운 장소인 보라매 공원 후문에 위치한 ‘전문건설공제조합’ 건물을 섭외해 90년대 느낌이 물씬 풍기는 ‘삼진그룹’의 위풍당당한 분위기를 완성했다.

또 닫히는 문 사이로 서로 인사를 전하는 세 친구들의 ‘지하철’ 장면은 배우와 감독이 손꼽는 90년대의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신이다. 어차피 헤어져도 내일 출근해서 다시 볼 사이이지만, 자영이 자신과 함께하겠다고 한 유나와 보람에게 고맙다며 승강장 너머로 소리치는 모습은 그 시대에서만 느낄 수 있는 애틋한 감정을 선사한다. 제작진은 90년대 느낌이 나는 ‘잠실새내역’을 헌팅, 90년대 스타일로 채워 나갔다. 실제 촬영 다음 날이 리뉴얼 공사가 진행되는 날로, 촬영 당일이 90년대 역사의 모습을 한 마지막 날이었다. 배우들도 역사의 마지막을 함께한 듯한 기분으로, 잊지 못할 진한 여운을 느꼈다고 밝힌 바 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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