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한국시간) 월드시리즈 1차전 승리 후 기뻐하는 클리블랜드의 프란시스코 린도(왼쪽)와 라자이 데이비스. /사진=연합뉴스

양 팀 합쳐 176년의 기다림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7전4승제)에서 클리블랜드가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클리블랜드는 26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열린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시카고 컵스를 6-0으로 완파했다. 최근 13차례 월드시리즈에서 1차전을 이긴 팀은 12번이나 정상에 올랐다. 1997년 이후 월드시리즈에 진출하지 못했던 클리블랜드는 그 해 10월25일 플로리다(현 마이애미)와 6차전에서 4-1로 승리한 후 6,942일 만에 월드시리즈 승리를 거뒀다. 테리 프랑코나 클리블랜드 감독은 보스턴 사령탑 시절부터 월드시리즈에서만 9연승을 달렸다.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가운데 가장 오랜 기간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한 첫 번째, 두 번째 팀의 맞대결이다. 클리블랜드는 1948년 이후 68년간 월드시리즈 우승이 없는 ‘와후 추장의 저주’, 컵스는 그보다 긴 1908년 이후 108년이나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한 ‘염소의 저주’에 걸려 있다. 올해 둘 중 한 팀의 저주는 풀린다.

이날 1차전에서 클리블랜드는 에이스 코리 클루버의 호투와 포수 로베르토 페레스의 대포 두 방을 앞세워 ‘와후 추장의 저주’ 빗장을 풀 기미를 보였다. 클루버는 선발 6이닝 동안 탈삼진 9개를 곁들이며 컵스 타선을 볼넷 허용 없이 4피안타로 꽁꽁 묶었다. 클루버는 이날 개인 첫 월드시리즈 선발 등판에서 승리투수가 됐다. 특히 3회까지 삼진 8개를 잡았는데, 이는 월드시리즈 역사상 최초 기록이다. 반면 컵스가 믿었던 선발투수 존 레스터는 삼진 7개를 잡았지만, 5⅔이닝 6피안타(1홈런) 3볼넷 3실점(3자책)으로 부진했다. 개인 통산 월드시리즈에서 3전 3승 끝에 첫 패배였다.

올해 정규시즌 홈런이 3개뿐이었던 9번타자 페레스는 2-0으로 앞선 4회말 레스터를 상대로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로 점수를 3-0으로 벌렸다. 페레스는 8회말 2사 1ㆍ2루에서도 컵스의 헥터 론든에게서 좌월 3점포를 쏘아 올리며 1차전의 히어로가 됐다. 페레스는 이날 4타수 2안타(2홈런) 4타점 2득점을 올렸다.

클리블랜드와 컵스는 27일 같은 장소에서 2차전을 벌인다. 선발투수로는 각각 트레버 바우어와 제이크 아리에타를 예고했다.

한편 1차전에 앞서 미국 현지 언론들은 이번 시리즈에서 컵스의 손을 들어줬다. 스포츠전문매체 ESPN은 전문가 32명에게 설문조사를 한 결과 무려 26명이 컵스의 우승을 점쳤다고 전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인 MLB.com 조사에서도 전문가 14명 중 11명이 컵스의 우승을 예상했다. CBS스포츠 역시 전문가 6명 중 5명이 컵스 우승에 몰표를 던졌다.

성환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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