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자체 개발력 우려 숙제…내년 출시 예정작 다수 외부사가 개발
3Q 매출액·영업이익 모두 증가…'가디언 테일즈'가 실적 견인
카카오게임즈 CI. /카카오게임즈 제공

[한스경제=정도영 기자] 지난 9월 초 '따상'을 기록하며 증시에 입성한 카카오게임즈의 전일 기준 종가는 4만6950원이다. 역대 최고가인 8만9100원에 비해 주가는 반토막이 났다. 자체 개발 흥행작 부족 등 여러 기대 요인들이 사라지면서 입성 초기의 화려함이 사라진 상황이다.

카카오게임즈는 4일 2020년 3분기 매출액은 약 150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54%, 전 분기 대비 약 41% 증가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약 2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78%, 전 분기 대비 약 32% 증가했으며, 당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약 697%, 전 분기 대비 약 60% 증가한 약 27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업계 전망치인 매출액 1579억원, 영업이익 284억원과 비슷한 수준으로, 매출액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모두 두자릿 수 성장했다. 매출 성장을 견인한 건 지난 7월 국내·글로벌에 출시한 모바일 게임 '가디언 테일즈'였다. 가디언 테일즈는 전 세계 230여 개 국가에서 전체 누적 가입자 수 550만명을 돌파하며 국내에서도 매출 20위권을 유지, 신규 매출원으로 자리 잡았다.

다만, 자체 개발력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숙제다. 카카오게임즈가 서비스하며 성과를 내고 있는 게임들인 '가디언 테일즈(콩 스튜디오)', '프린세스 커넥트! 리다이브(사이게임즈)', '플레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크래프톤)' 등은 모두 개발사가 따로 있다. 퍼블리싱 플랫폼 기업으로는 그동안 시장에서 인정받아 왔지만, 상장 전후 멀티플랫폼 게임 기업이라는 회사의 목표와는 달리 자체 개발력에 대한 지적은 늘 따라붙었다.

내달 초 서비스를 시작할 PC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엘리온'의 개발사도 크래프톤이다. 양사가 제2의 배틀그라운드를 목표로 많은 시간과 개발력을 투자한 게임이지만, 흥행을 확실하게 예상하기는 어렵다.

카카오게임즈가 지난달 온라인 미디어 간담회를 통해 공개한 엘리온은 국내 최초로 이용권을 구매해야지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바이 투 플레이' 모델을 적용했다. 업계에서는 모바일 플랫폼이 주를 이루는 상황에서 이례적인 PC 게임 출시라는 평가와 함께 유료화 정책에 따라 유저층 확보에 고전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자체 개발 게임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시장에 출시한 게임은 장기 흥행에 실패했다. 지난해 자회사 엑스엘게임즈가 개발한 '달빛조각사'가 출시 후 국내 구글 플레이 매출 2위를 기록했지만, 매출 순위 30위권부터 100위권 이내를 오가고 있다. 최근에는 대만, 홍콩 등 중화권 지역 출시로 현지 양대 앱마켓 인기 1위를 차지,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성과를 보이며 이를 만회하고 있다.

이날 진행된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도 자체 개발 신작에 대한 언급 비중은 적었다. 헬로BT21 소재 모바일 게임과 프렌즈 게임 신작인 '프렌즈 골프(가칭)', 퍼즐 게임 등이 컨콜에서 그나마 밝혀진 신작들이다. 또한 앞서 상장 전에 공개된 '아키에이지'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위치기반 기술 게임 '아키에이지 워크(가칭)'와 9월 엑스엘게임즈가 공식 발표한 PC MMORPG '아키에이지2' 정도가 자체 개발 신작 중 기대작으로 꼽히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의 다른 중견 게임사들의 대부분이 자체적으로 게임을 개발·서비스하고 있다"며 "IP 파워가 중요한 업계 상황에서 뚜렷한 IP 하나 없는 것이 아쉬운 상황이다. 상장 전부터 자체 개발 능력을 강조해왔기 때문에 퍼블리싱 보다는 자체 개발력에 집중하는 것이 현 상황에서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이 같은 자체 개발력 부족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상장 전부터 국내 유망·유명 개발사를 인수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올 2월 엑스엘게임즈를 인수했고, 3월에는 세컨드다이브, 오션드라이브 스튜디오, 패스파인더에이트 등 개발사 3사에 전략적 지분 투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당장에 출시를 앞두고 있는 게임들은 카카오게임즈가 품은 개발사들의 게임이 아니다. 카카오게임즈가 이날 공개한 내년 신작 라인업은 2분기 모바일 MMORPG '오딘(라이온하트스튜디오)', 하반기 '월드 플리퍼(사이게임즈)'와 '소울 아티팩트(가칭, 나인아크)' 등이다. 이 게임들은 모두 외부 개발 중이다.

이에 대해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카카오게임즈는 플랫폼, 퍼블리싱, 개발까지 아우르는 게임사업에서 신사업까지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며 "이를 바탕으로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글로벌 게임사로 영향력이 확대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게임즈 2020년 3분기 실적보고서. /카카오게임즈 제공

 

정도영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