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최지연 기자] SBS '짝'을 연출했던 남규홍 PD가 '스트레인저'로 돌아왔다. NQQ와 디스커버리 채널 코리아에서 선보이는 '스트레인저'는 사랑의 탄생과정을 진솔하게 보여주는 리얼리티 데이팅 프로그램. 최근 일반인 출연자를 대상으로 한 데이트 관찰 예능이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원조 데이트 관찰 예능으로 꼽히는 '짝'을 연출한 남규홍 PD가 다시 데이트 관찰 예능에 도전한 것. 남규홍 PD는 "오래 쉬었다가 컴백하는 작품인데 이왕 할 거면 내가 제일 잘할 수 있는 걸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짝'을 만들 때도 그렇고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재미만을 추구하는 프로그램은 만들고 싶지 않다. 사랑에 대한 본질적인 것을 탐구해보고자 했다"고 말했다.

- 프로그램을 보면 옷이나 설정 같은 게 '짝'과 상당히 비슷한데.

"일반인 출연자들의 이름이 방송에 나가면 개인적인 신상이 폭로되면서 후폭풍도 상당하다. 그래서 이름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리고 옷은 일반인이 사복을 입으면 감당하기 어렵다. 프로그램의 본질에 집중해야 하는데 옷에 신경을 쓰다 보면 집중할 수 없기 때문에 유니폼은 필수다."

- 그래도 '짝'과는 다른 '스트레인저'만의 차별점이 있을 텐데.

"시간인 것 같다. 10년 전의 출연자와 지금의 출연자가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스트레인저'가 '짝'의 일부 포맷을 사용해서 변주를 준 것이기 때문에 독립적으로 차별성을 갖겠다는 건 아니다. 유사성이 있지만 이 시대에 맞는 데이팅 프로그램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지금 제작진은 원래 예능팀이 아니라 교양팀이었다. 기본적으로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던 제작진이기 때문에 VCR이나 내레이션 들어가는 것 자체가 익숙하다. 이런 것들이 '짝'과 비슷해 보일 수는 있지만 차별성은 앞으로 계속 찾아갈 생각이다."

- 일반인 섭외 과정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이런 프로그램은 사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기 어려운 편이다. 다른 프로그램에 비해 솔직한 부분이 많이 노출되기 때문이다. 캐스팅이 굉장히 힘들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연해주는 분들이 있다.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 그런데 한편으로 생각하면 그런 걸 감안하고도 여기에 출연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굉장히 용감한 사람들이다. 살아오면서 아무 거리낌이 없고 잘못이 없는 사람들이 용기를 내서 출연할 수 있는 것 같다."

- 그래도 지원자들의 양심에만 맡기기에는 위험 부담이 클 것 같은데.

"서류상 기본적인 것들은 체크를 한다. SNS 같은 것을 통해서도 크로스 체크를 한다. 출연하는 사람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될 만한 것이 있다면 같이 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예능적으로 욕심이 나는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런 위험을 무릅쓰고 캐스팅 할 필요는 없다. 제작진이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해서 그런 문제가 없는 사람으로 출연진을 구성하려고 한다."

- 아무래도 솔직한 출연자를 선호하는 편인가.

"감정에 솔직하고 감정대로 움직이는 출연자를 가장 선호하는 편이다. 어떻게 보면 가슴이 시키는 대로 움직이는 출연자들을 섭외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물론 어느 정도 제작진이 상황을 만들어주는 건 있다. 하지만 출연자의 감정이 우선이다. 제작진은 그런 감정들을 이끌어주거나 터뜨려주는 역할을 할 뿐이다. 울고 싶을 때 울게 하고 말하고 싶을 때 말하게 하고. 보이지 않는 출연자의 감정선을 따라가면서 제작진은 길을 안내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 하지만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게 희화화될 우려가 있다.

"제작진의 역량에 따라 달라지는 문제다. 제작진이 무능하거나 서툴면 출연자들이 다친다. 그래서 적절한 선을 유지하는 게 좋은 것 같다. 편집상 신경도 많이 쓴다. 완성본을 모니터링 하면서 출연자의 입장에서도 생각을 많이 한다. 결국 '스트레인저'에 출연자들의 과한 부분을 시청자들이 애정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하는 것이 제작진의 노하우고 출연자들에 대한 배려다."

- 제작진이 관찰자이자 조력자이지만 그래도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사랑이나 이성, 짝 같은 것에 대한 본질적인 것을 다루려고 한다. 사랑에 대한 본질을 탐구하는 프로그램이다."

- 앞서 '짝'이 물질주의의 민낯을 보여준다는 혹평이 많았는데 보완하려고 노력한 게 있나.

"억지로 무언가를 만들려고 하지 않는다. 출연자들이 행동하는 것을 최대한 잘 반영하려고 할 뿐이다. 그런데 관찰을 해보면 직업이 이성을 선택하는 데 굉장히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오히려 이걸 억지로 부정하거나 부인하면 안 되는 것 같다. 하지만 결국 최종적으로 선택이 되기 위해서는 매력이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오래가고 관계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결국 매력이 있어야 한다."

- 성비가 다른 게 눈에 띈다.

"프로그램 자체가 사회의 축소판이 됐으면 했다. 그런데 사회에는 항상 경쟁 시스템이 반드시 존재한다. 세상은 평화롭게 유지되지 않는다. 사랑 뒤에는 항상 전쟁이 붙는다. 누가 마침표를 찍기 전에는 항상 변하게 돼 있다. 그래서 성비를 불균형하게 설정하는 게 사회를 그대로 반영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 마지막으로 '스트레인저' 시청자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요즘 제일 많이 듣는 얘기가 볼만한 프로그램이 없다는 거다. 그런데 '스트레인저'는 사실 보기만 하면 좋아할 수 있는 명품 프로그램이라고 자부한다. 음식도 맛있게만 만들면 누구든 좋아하듯 '스트레인저'도 시청자들이 그리고 출연자들이 재밌게 봤으면 한다는 마음에서 만들고 있다. '안 보면 후회'라는 생각으로 만들고 있으니 많이 봐주셨으면 한다."

사진=SKY TV

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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