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헬스케어.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의 제46대 미국 대통령 선거 당선이 확정되면서,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국내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업체의 미국 진출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당선인이 대선 공약 중 하나로 ‘오바마 케어’ 의 확대 적용을 주장해오면서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복제약 처방 장려 정책 등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바이든 당선인은 오바마 케어를 통한 의료보험을 확대하고 약가를 인하해야 한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특히 국민들이 외국에서 수입되는 처방약을 살 수 있도록 허용하고 복제약 공급을 개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셀트리온은 미국에서 바이오시밀러를 판매 중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시밀러연구개발(R&D)을 맡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위탁개발(CDO) 등이 주력 사업이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바이오시밀러와 복제약 확대는 국내 기업들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며 “다만 초대형 글로벌 제약사들도 이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할 수 있기 때문에 경쟁력을 미리 확보해 놓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 바이오시밀러 및 진단키트 美 시장 확대

우선 셀트리온은 미국에서 주력제품들이 선전하고 있다. 미국 헬스케어 정보서비스 심포니헬스에 따르면 지난 9월 미국에서 램시마(자가면역질환 치료제)는 시장점유율 11.3%, 트룩시마(혈액암 바이오시밀러)는 20.4%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트룩시마는 지난해 11월 미국에 출시, 1년도 되지 않아 미국 리툭시맙시장에서 20% 넘는 점유율을 확보했다. 또 허쥬마(유방암 바이오시밀러)는 올해 3월 글로벌 제약사 ‘테바’를 통해 미국에 출시됐다.

램시마는 미국에서 다국적제약사 화이자가 ‘인플렉트라’ 라는 이름으로 판매 중이다. 램시마는 올해 3분기 미국에서 1000억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올렸다. 램시마의 올해 3분기까지 총 매출액은 2억44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2억800만 달러보다 17% 증가했다. 

램시마는 다국적제약사 얀센의 ‘레미케이드’(성분명 인플릭시맙) 바이오시밀러로 류머티즘 관절염, 염증성 장질환 등 자가면역질환에 쓴다.

미국에서는 지난 2016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았으며, 지난해 10월 미국 최대 사보험사 유나이티드헬스케어(UNH)에 선호의약품으로 등재됐다.

아울러 셀트리온 진단키트의 미국 공급 계약도 주목된다. 바이든의 당선으로 우리나라 진단키트 업체와 마스크, 의료보호장비, 의료기기업체 등이 수혜를 받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기 때문이다.

셀트리온은 미국 자회사인 셀트리온USA가 2100억원 규모의 코로나19 진단키트를 미국에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2일 밝혔다.

셀트리온은 코로나19 신속진단 항원키트 ’샘피뉴트’가 미국 FDA 긴급사용승인(EUA)을 획득한 이후 곧바로 대규모 계약을 체결하게 됐다.

바이든은 전체 미국인을 대상으로 무료 코로나19 진단 검사와 치료 본인 부담금을 없애겠다는 공약을 내세운바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제 3공장.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삼성바이오로직스, 미국 CDO·CMO 사업 박차

삼성바이오로직스도 미국 CDO·CMO 사업의 확대가 예상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 제약사와 183억원 규모의 의약품 위탁생산 본계약을 체결했다고 3일 공시했다. 이번 계약은 지난해 매출액의 2.61%에 해당하는 규모로, 계약기간은 2030년 12월 31일까지다. 계약상대는 경영상 비밀유지로 2023년 12월 이후 공개될 예정이다.

금융가는 이 제약사를 미국 제약업체 바이오젠으로 추정하고 있다. 바이오젠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공동 설립한 다국적제약사다.

바이오젠은 알츠하이머 치료제 아두카누맙의 판매허가 승인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아두카누맙은 내년 3월까지 FDA 승인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이 경우 아두카누맙은 수십 년 만에 나오는 알츠하이머 치매 신약이 된다. 바이오젠은 지난해 말 아두카누맙이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의 인지기능 저하를 지연하는 최초의 약이라며 FDA 승인을 신청했다.

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 란테어스 홀딩스(Lantheus Holdings)의 초음파 조영제를 위탁 개발·생산도 맡는다. 초음파 조영제 제조 기술을 갖춘 란테어스 홀딩스를 등에 업고 미국 시장을 기반으로 시장 확대가 예상된다.

초음파 조영제 글로벌 시장은 연간 성장률이 25%에 이르며 2024년 약 2조원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의 대표 바이오 클러스터인 샌프란시스코에 의약품 CDO 연구개발(R&D) 센터를 열고 CDO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위탁 연구(CRO)-CDO-CMO에 이르는 ‘원스톱 서비스‘ 체계를 구축해 미국 동부, 유럽, 중국 등으로 글로벌 혁신 기업 도약에 나선 것이다.

또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미국에서 ▲에티코보(성분명 에타너셉트) ▲렌플렉시스(성분명 인플릭시맙) ▲하드리마(성분명 아달리무맙) ▲온트루잔트(성분명 트라스투주맙) 등과 관련해 판매승인을 받았다.

에이빈시오(성분명 베바시주맙)도 미국 허가를 위한 작업이 진행 중으로 판매 허가 획득이 예상된다.

그중 렌플렉시스는 오리지널 의약품에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로 전환치료 후 1년 이상 처방을 유지하는 비율이 83%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미국 국가보훈처의 ‘헬스케어 시스템 데이터베이스’ 에 실린 ‘리얼월드 데이터‘(실제 환자에 처방해 수집한 데이터) 분석 결과를 이같이 지난달 공개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18년 미국 국가보훈처와 5년간 총 1300억원 규모의 렌플렉시스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제품을 판매해왔다.

허혜민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공보험 활용 증가에 따라 의약품 가격이 저렴한 국산 바이오시밀러 수출이 확대될 것”이라며 “연구개발(R&D) 지원 확대로 기술이전도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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