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페이퍼게임즈 '샤이닝니키', 한복 동북공정 논란에 한국 서비스 종료
정치권·전문가 "국내 대리인 의무화 등 재발 방지 법적 장치 필요해"
중국 게임사 페이퍼게임즈가 5일 한국 서비스 종료를 선언한 모바일 스타일링 게임 '샤이닝니키'. /샤이닝니키 인게임 화면 갈무리

[한스경제=정도영 기자] 중국의 그릇된 세계관에서 비롯된 화이사상(華夷思想)이 거침없다. 글로벌 시장에서 K팝과 K게임의 영향력이 확산되면서 한류 열풍 확산을 차단하고, 자국 문화와 콘텐츠의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속셈이다.

국내 게임 시장에서도 이 같은 분위기가 감지된다. 지난 2017년 한반도 사드 배치에 따른 경제 보복 이후 한국 게임의 중국 수출이 막혀 있는 반면 중국산 게임들은 대규모 물량 공세와 속도전을 내세우며 한국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중국 게임사들의 한국문화에 대한 침탈 행위는 게임 스토리 속에서도 전개 중이다. 한국 문화와 역사를 인지하지 않는 여러 행태를 거듭하면서 업계에서는 외산 게임들의 국내 게임 시장 진입과 서비스에 있어 명확한 틀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페이퍼게임즈 '샤이닝니키' 공식 카페에 올라온 한국 서비스 종료 안내. /샤이닝니키 카페 갈무리

1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게임사 페이퍼게임즈는 모바일 스타일링 게임 '샤이닝니키'의 한국 출시 일주일 만에 서비스를 종료를 선언했다. 한복 아이템에 대한 중국 유저들의 입장을 수용, 한국 유저들을 무시한 채 '먹튀'를 실행에 옮긴 것.

발단은 이달 4일 한국 서버에서 한복 의상을 출시했는데 중국 유저들이 '한복은 중국 전통의상'이라고 주장하자 회사 측은 국내에서 한복 아이템을 모두 삭제, 관련 한복 아이템을 중국에서 출시했다. 

논란이 확산된 건 이후 회사 측의 태도였다. 페이퍼게임즈 측은 5일 오후 11시 58분 공지를 통해 한국 서비스를 종료(12월 9일)한다고 밝히면서, 중국 유저들의 '한복은 중국 전통의상'이라는 의견을 수용한다는 뜻을 직접적으로 표출했다.

이에 한국 유저들은 공지글이 올라온 후 공식 카페 댓글과 앱 리뷰를 통해 회사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서도 청원이 진행 중이다. 이용자 기만은 물론 '한복 동북공정'을 시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논란에 대해 평소 게임업계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이상헌 의원(더불어민주당)도 성명서를 발표, 해외 게임사의 횡포를 좌시해서는 안된다며 국내대리인 제도 도입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상헌 의원은 "해외 게임사의 막장 운영은 이 회사(페이퍼게임즈)에 국한되지 않는다. 지난해 선정성 광고뿐만 아니라 광고 내용과 실제 게임 내용이 전혀 달라 논란이 됐던 '왕이 되는 자'를 유통한 '촹쿨 엔터테인먼트' 사례가 대표적이다"며 "불과 며칠 전에는 대형 중국계 게임 유통사인 'X.D Global'가 우리나라에서 게임 서비스 종료를 앞두고 이용자 환불 안내를 전혀 하지 않은 사건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이 국내 이용자를 무시하면서 배짱 운영을 하는 배경에는 국내법의 한계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며 "해외 게임사가 우리나라에서 막장 운영을 하지 못하도록 우리 정부가 '국내대리인 지정 제도'를 즉각 도입할 것을 촉구한다. 국내에 영업장이 없는 일정 규모 이상의 해외 게임사업자를 대상으로 국내 대리인을 의무적으로 두도록 하여 법의 사각지대를 없애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관건은 정부의 대책 마련이다. 게임뿐만 아니라 문화로 중국이 한국을 무시하는 태도를 막는 강경한 조치를 실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업계와 유저들 사이에서 지배적이다. 최근 방탄소년단의 '밴 플리트 상' 수상 소감과 블랙핑크의 판다 접촉 영상을 두고도 한국을 향한 비난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 홍보 전문가인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중국의 이번 행태가 최근에 논란이 된 게 아니라 사실 예전부터 '동북공정'이라는 이름으로 역사 왜곡을 해왔다"며 "기본적으로 중국은 잘못된 애국주의로, 자기 내 입장에서 세계의 역사를 바라보는 것이 잘못됐다고 본다. 이들이 다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려는 배려심이 부족하다는 게 이번에 확실히 드러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네티즌들이 중국 네티즌과 설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게임 산업 관련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정확히 잘못했다고 지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초창기 민간과 정부에서 해결되지 않았던 것이 지금까지 흘러 내려왔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게임 관련 부서에서 이런 부분들에 대해 정확히 짚고 넘어가는 재발 방지 조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내 게임사 라인게임즈가 자사의 모바일 게임 '엑소스 히어로즈'에 한복 이벤트를 진행해 관심을 모은다. 유저들은 한복의 아름다움을 글로벌 이용자와 나누겠다는 회사 측의 행보에 호응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샤이닝니키' 청원글.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갈무리

 

정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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