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빅테크사와 경쟁 위해 디지털 역량 강화...IB, 글로벌, 리스크관리 강화
시중 은행들이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한 인재 채용을 본격화하고 있다./픽사베이 제공

[한스경제=김동호 기자] 카카오, 네이버 등 빅테크 기업의 금융시장 진출이 가속화되면서 이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시중은행의 디지털역량 강화노력이 본격화되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핀테크기업과의 협업은 물론 외부인재 영입, 내부역량 강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내부 구성원의 디지털역량 강화를 위한 노력은 하반기 채용공고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최근 하반기 채용 계획을 발표한 IBK기업은행은 물론 앞서 채용을 실시한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NH농협은행 등 대부분 은행이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한 인재 채용에 열을 올리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IBK기업은행은 전날 하반기 신입행원 신규 채용계획을 발표했다. 기업은행은 이달 23일까지 지원서를 받아, 서류심사와 필기시험, 실기시험, 면접을 거쳐 내년 초 최종합격자를 발표할 계획이다.

모집 분야는 금융영업(95명)과 디지털(25명), 금융전문(15명), 글로벌(15명), 고졸인재(20명) 등 총 5개 분야다. 특히 디지털 분야는 금융영업 다음으로 많은 인원을 배치, 디지털 역량 강화에 나설 예정이다.

기업은행은 공채 외에도 동계청년인턴 채용도 진행한다. 인턴 채용인원은 250명으로, 이번 달 중 채용공고가 게시될 예정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디지털 관련 현업 부서에 배치될 ‘디지털 인턴’을 별도 선발하고, 인턴 근무 중 단순 업무를 넘어 기업생태계를 이해할 수 있는 역량강화 프로젝트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인재 충원은 다른 은행의 채용 모습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앞서 하반기 채용을 실시한 국민은행 역시 3개 채용 분야 중 2개를 디지털과 IT에 할당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신입 IT 및 디지털’ 부문 채용은 4차 산업혁명 등 급변하는 금융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함"이라며 "IT와 디지털 금융업무를 수행할 인력의 수요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신한은행 역시 하반기 공개채용을 통해 일반직 신입행원 외에도 디지털 및 ICT 분야 인재의 수시채용과 관련 석·박사 특별전형을 실시했다. 또한 ICT 특성화고 수시채용도 진행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9월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은행 변화를 이끌어 나갈 AI 통합센터(AICC)와 금융권 최초로 창구 없는 디지털 영업부를 출범시키는 등 디지털 혁신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도입한 디지털 및 ICT 수시채용을 통해 ICT 역량과 디지털 전문성을 가진 핵심인재를 지속적으로 채용하고 있다"며 "향후에도 관련 역량을 갖춘 인재의 채용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NH농협은행 역시 하반기 공개채용시 구성원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직무별 구분 채용을 실시하고 있다. 모집분야는 일반과디지털, 데이터, 자금운용, 기업금융 등으로 내달 중 최종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디지털 역량 강화와 함께 하반기 채용에서 눈길을 끄는 부분은 기업금융(IB)과 글로벌, 리스크 관리 관련 인재의 채용 확대다. 점차 확대되는 기업금융의 중요성과 글로벌 금융시장 진출, 최근 잇따라 터진 금융상품 관련 사고에 대한 경각심 등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듯 한 모습이다.

실제 기업은행은 이번 하반기 채용에서 ‘금융전문’과 ‘글로벌’ 분야를 신설, 인재 채용에 나섰다. 이번에 신설된 ‘금융전문’ 분야는 IB, 자산운용, 리스크관리, 재무회계 등의 직무를 맡고, ‘글로벌’ 분야는 해외사업과 관련한 직무를 맡게 된다.

앞서 신한은행도 기업금융 및 자산관리(WM) 경력직 수시채용과 전문분야 비스포크(Bespoke) 수시채용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신한은행은 올해 4월 신설한 기업금융 경력직 수시채용에 WM 직무를 추가하는 등 채용 영역을 확대해 다양한 분야의 맞춤형 인재를 채용하고 있다. 비스포크 수시채용 역시 IB와 금융공학, 디지털기획, 전문 자격증 등의 전문분야에 특화된 인재를 선발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차별화된 역량과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적극 선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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