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양지원 기자] 배우 오달수의 복귀작 ‘이웃사촌’이 긴 표류를 끝내고 관객 앞에 공개된다. 약 3년 만에 공식석상에 선 오달수가 다시 관객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11일 오후 서울 용산 CGV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이웃사촌’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정우, 오달수, 김희원, 김병철, 이유비, 이환경 감독이 참석했다.

‘이웃사촌’은 1985년을 배경으로 좌천 위기의 도청팀이 자택 격리된 정치인 가족의 옆집으로 위장 이사를 오게 되어 낮이고 밤이고 감시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7번방의 선물’로 2013년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이환경 감독의 작품이다. 故(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실화를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오달수가 예비 대선주자 이의식으로 분했다.오달수는 “조금 전 영화를 봤는데 누구보다 마음이 무거웠다. 영화를 보고 나니까 우리가 3년 전 고생했던 기억이 난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솔직히 아마 영화가 개봉하지 못했다면 평생 마음의 짐을 덜기가 힘들었을 것 같다”며 “영화에서 보이듯이 가족이라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느꼈다. 거제도에서 가족과 봉사를 하며 살았는데 그분들이 항상 옆에 붙어있었다. 단순한 생각을 하려고 농사를 지었던 것 같다”라고 칩거 생활을 밝혔다. 그는 “언젠가는 영화가 개봉될 날만 기도하며 보냈다. 행운이 있고 불행 이 있고 다행이 있다고 하지 않나. 정말 다행스럽게 개봉 날짜가 정해졌다. 너무 감사할 따름이다. 짊어지고 가야할 짐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소회를 말했다.

오달수는 또 극 중 연기한 캐릭터에 대해 “야당 총재 이전에 한 가정의 아버지고 일반 사람들과 다르지 않은 이웃이다. 가족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평범한 인물로 표현하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7번방의 선물’에 이어 또 한 번 오달수와 호흡을 맞춘 이환경 감독은 “오달수가 많은 힘을 받고 나왔다”고 했다. 이어 “라면같은 분이다. 먹어도 질리지 않고 그 때 그 맛 그대로다. 안 먹다 보면 다시 땡기는 맛이 있다. 늘 사랑하고 존중한다”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정우가 좌천위기의 도청팀장 대권 역을 연기했다. “냉철하고 가부장적인 캐릭터이다. 점차 옆집 이웃을 통해서 조금씩 사람냄새 나는 인물로 변해간다”며 “그 모습들이 폭이 크다. 처음과 마지막은 갑옷을 벗은 듯한 사람으로 비추길 바랐다”라고 설명했다.

‘7번방의 선물’ 이후 7년 만에 신작을 선보이게 된 이환경 감독은 이번 영화에 대해 “정치색은 없다”라고 강조했다. 이 감독은 “‘7번방의 선물’이 사형 제도를 꼬집는 영화가 아니듯이 ‘이웃사촌’도 마찬가지다. 1980년대는 말도 안 되는 웃음과 울음이 교차하던 시기였다. 자택 격리가 맞닿으면서 아이러니한 느낌들을 재미있게 풀어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돌이켰다. 이어 “정치적인 메시지보다는 두 남자가 가족과 이웃과 사랑을 나누는 느낌을 어떤 식으로 표현할까 고민하다가 제목 자체를 친근감 있게 정하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이웃사촌’은 당초 2018년 2월 촬영을 마친 작품으로 같은 해 개봉을 예정했다. 그러나 오달수가 성추문 논란에 휩싸이며 개봉을 잠정 연기한 바 있다.

오달수는 “빛을 못 볼 뻔했던 영화다. 다시 한 번 스태프들에게 감사드린다. 부디 ‘이웃사촌’을 사랑해주셨으면 한다”라고 당부했다. 정우는 “오달수를 제외한 영화가 뭐가 있을까 생각했을 때 선뜻 생각나는 게 없었다”라며 “그간 선배님이 한국영화에서 큰 역할을 해주시지 않았나 싶다. 오랜만에 관객 입장에서 스크린에 나오는 선배님의 모습을 보면서 반가웠다”라고 했다. 이 감독은 ‘팬데믹 시대인데 허탈하고 외로운 관객들이 백신을 맞듯이 ’이웃사촌‘을 봐주셨으면 한다“라고 바람을 드러냈다.

‘이웃사촌’은 오는 25일 개봉한다.

사진=OSEN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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