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최지연 기자] 배우 김강현이 강한 임팩트를 남겼다. 최근 종영한 JTBC '18 어게인'에서 홍대영(윤상현)의 고등학교 절친이자 고우영(이도현)의 가짜 아빠, 게임 개발 회사 고고 플레이 대표 고덕진으로 분하면서다. 고덕진은 코스튬을 즐겨하는 덕후. 지금까지 분했던 캐릭터와는 전혀 다른 결의 역할이었지만 독특한 개성으로 안방극장에 웃음을 선사했다. 이에 대해 김강현은 "고생을 정말 많이 한 작품이었다. 분장도 많이 하고 액션신도 도전했다. 의상도 이렇게 화려하게 입은 건 처음이었다. 하지만 막상 끝났다고 생각하니 아쉬운 마음도 든다. 꽤 긴 시간 동안 함께해서 고생한 만큼 보람도 있다"고 말했다.

- 철부지 같은 캐릭터였는데 어떤 특징을 잡고 준비했나.

"캐릭터의 특징보다도 공간에 대한 것들을 많이 신경 썼다. 스타일에 대한 고민도 많이 했고. 극 중 입었던 스타일의 옷에 그런 집에 살면 어떤 말을 하고 행동을 할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다."

- 캐릭터를 구축할 때 공간을 먼저 고려하는 편인가.

"그렇지는 않다. 이번 작품에서 나를 위한 공간을 내줬기 때문에 감사하게도 그렇게 할 수 있었다. 원래는 캐릭터 자체에 대해 분석을 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 이전에 분한 캐릭터들과 달랐는데 참고한 캐릭터가 있나.

"감독님도 어떤 영상을 보여주거나 하지는 않았고 외국에 잘생긴 모델들이 입고 있는 의상들을 보여주면서 그런 느낌으로 준비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기존에 갖고 있는 뿔테 안경이나 한결같은 머리 스타일을 바꾸고 싶었다고 얘기했는데 잘 어울릴지 걱정을 많이 했다."

- 스타일에 대해 개인적으로 의견 낸 것도 있나.

"머리 스타일 얘기할 때 지금까지 했던 스타일과는 다른 걸로 하자고 제안했었다. 지금까지 파마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서 도전했는데 계속 유지하기 힘들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그래도 잘했다고 생각한다."

- 출연을 결심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대본을 먼저 보고 출연하겠다고 한 게 아니라 출연하겠다고 얘기하고 대본을 본 거라 액션신이나 분장신이 있는지 몰랐다. 후에 알게 되고 나서는 '그냥 어떻게 하겠지'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해보니 생각보다 더 어렵고 불편했다. 그런데 함께해준 스태프분들은 고생한걸 알아주시니까 뿌듯했다."

- 액션신 어려웠을 것 같다.

"힘들었다. 몸이 예전 같지 않은 것도 있고. NG 없이 한 번에 가야 해서 연습을 4일 정도 했는데 스태프들이 고생 많이 했다. 그래도 유리를 총알로 부술 기회가 현실에서는 별로 없으니까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 부모님에 대한 공감도 높은 드라마였는데.

"한동안 아버지만 보면 눈물이 났다. 그런데 어제 새벽에 자는데 깨우셔서 잠을 못 자서 역시 가족은 똑같구나 생각했지만(웃음). 드라마가 나에게 주는 게 많다. 아버지의 삶을 물려받았다 라는 대사가 사람의 생각은 다 똑같다고 느꼈다."

- 화제 된 분장이 많았다.

"원래는 조커 분장을 하는 거였다. 그런데 허가가 안 나서 모자 장수를 하게 됐다. 흔히들 아랍 왕자라고 알고 계신 것도 사실은 알라딘인데 조금 더 다양한 분장을 했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 분장 시간이 꽤 많이 걸렸을 것 같은데.

"분장도 NG가 나면 안 된다는 고충이 있었다. 혼자 붓칠하는 장면 같은 경우에는 거울 보고 하면 상관없는데 촬영할 때 카메라만 보고 해야 하다 보니 눈도 많이 찔렸다. 한 번 NG가 나면 다 지우고 다시 해야 하니까 하기 전에는 걱정했는데 다행히 두 번 정도 만에 끝난 것 같다."

- 이번 작품 하면서 고민이 많았던 것 같다.

"고민이나 힘들었던 건 외적인 부분밖에 없었다. 액션신을 어떻게 준비해서 초반에 관객들이 우영을 믿고 따라오느냐와 혜인(김유리)샘과의 러브라인을 제대로 해야겠다는 생각만 했다. 무엇보다 어설프게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분장도 마찬가지였다."

- 주변을 서포트 해주려는 느낌이 강한데 본인이 돋보이고 싶은 욕심은 없나.

"그런 건 없다. 나만의 약속인지 모르겠지만 내 연기 스승님께서 늘 '배려를 해라 그러면 어느 순간 상대방이 너를 배려할 거다'라고 말하셨다. 그렇게 되면 좋은 장면이 나올 거라고 알려줘서 먼저 상대방에게 손을 내미는 것뿐이다. 주인공을 하고 싶다는 마음도 없다. 촬영하다 보면 신에 따라서 내가 주인공이 될 수 있기도 하니까 각자 그런 신들이 만나서 드라마가 완성되면 가장 완벽하게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

- 배려가 익숙한 것 같은데 이게 욕심 없는 사람으로 비춰질 수도 있지 않나.

"프로필을 돌리고 오디션을 봤지만 계속 떨어지다 보니 연극계에서 공부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연극 하면서 내가 주인공을 하고 진두지휘를 하는 과정에서 내 공부를 했다. 그때는 나도 잘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었지만 막상 드라마를 하다 보니 연극계에 있는 친구들도 빨리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많이 알려주고 싶다. 인생에서 도태되는 것보다 어느 그룹 안에 있는 사람이었으면 한다. 영화배우 그룹 안 저 밑에 있더라도 그 그룹 안에 속해있는 것 자체로 실패한 인생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 이제 때를 만난 것 같다.

"지금처럼 유지하고 싶다. 그냥 있는 듯 없는 듯 배려하면서 연기 열심히 하는 게 꿈이다."

사진=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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