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의 증권업 진출이 가시화되면서, 그 파장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토스 제공

[한스경제=김동호 기자] 핀테크 기업의 금융시장 진출이 본격화되고 있다. 앞서 증권사를 인수하며 시장 확대에 나선 카카오페이에 이어, 간편송금 및 간편결제업체인 토스가 이르면 연내 증권사 설립을 앞두고 있어 증권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이미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도전한 토스는 은행과 증권, 보험업에 연달아 진출하며종합금융플랫폼으로의 성장을 준비하고 있다. 이에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증권 등 카카오그룹 계열사와의 경쟁도 치열해 질 전망이다.

12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열린 증권선물위원회에서 토스의 증권업 진출 본인가안이 확정됐다. 지난해 6월 토스가 금융위에 금융투자업 예비인가를 신청한 지 약 1년반 만이다.

본인가안이 확정됨에 따라 다음주 열릴 예정인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최종 의결이 이뤄지면 연내 토스증권이 시장에 모습을 드러낼 수 있다.

토스증권이 연내 출범할 경우, 국내에선 2008년 이후 12년 만에 신규 증권사가 등장하는 셈이다. 이미 18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토스가 증권시장에 진출하면, 파장이 상당할 전망이다.

특히 본업인 간편송금을 넘어 전자결제(PG)와 보험(GA), 인터넷전문은행까지 금융업 전반에 걸친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가는 토스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 역시 토스가 앞서 증권시장에 진출한 카카오페이와 다른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직 성공 여부를 장담하긴 어렵지만,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파장이 카카오페이의 시장 진출때보다 클 것이란 관측이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빠르면 올해 말 핀테크 2호 증권사인 토스증권이 출범할 전망"이라며 "토스증권은 출범과 동시에 주식 브로커리지 서비스를 개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토스증권은 사용자 경험(UX)과 토스 플랫폼 및 새로운 서비스로 차별화해야 한다"며 "토스증권의 롤모델은 (미국의 모바일 전문 증권사인) 로빈후드, 성공 방식은 카카오뱅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빈후드는 미국의 스타트업 주식거래 플랫폼으로, 가입자가 13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빈후드의 주 고객은 20~30대 주식 투자자로, 이용자의 평균 연령은 31세다.

전문가들은 로빈후드의 성공 요인을 주식 거래 수수료 무료와 높은 이용 편의성에서 찾고 있다. 최근 HTS와 MTS 보급 확대로 거래 수수료가 사실상 제로(0) 수준으로 떨어지는 것을 감안하면, 우수한 IT 경쟁력을 바탕으로 사용자에게 만족스러운 UX를 제공한 것이 핵심이다.

토스 역시 로빈후드와 같은 전략을 택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실제 토스 회원 1800만명 중 60% 가량이 20~30대 이용자로 알려졌다.

토스증권은 출범 초기 주식과 펀드, 채권 중개 등 브로커리지 사업에 집중할 방침이다. 자산관리 분야는 전문 투자자문사와 로보어드바이저 기반 투자 일임사 등 외부업체와 제휴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정 연구원은 "토스증권의 주 타깃은 토스에 친숙한 젊은 층과 주식을 처음 접하는 투자자, 주식거래에 어려움을 느끼는 주식 초보자가 될 것"이라며 "사업 초반에는 기존 증권업계의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젊은 신규 주식투자자에 대한 시장 선점 효과를 고려하면, 시장에 제대로 안착하게 될 경우 증권업계에 대한 영향이 카카오페이증권보다 클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아무리 브로커리지가 (토스증권의) 주 사업이라도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를 위한 적정 수준의 자기자본은 필요하다"면서 "대주주의 무제한적인 증자를 기대하기 어려운 토스증권은 외부 투자 조달을 위해 자체적으로 기업가치를 인정받아야 할 필요성이 있어 (사업을) 성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토스증권의 출범이 가시화되면서 올해 초 본격적인 리테일 영업에 나선 카카오페이증권과의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카카오페이증권도 같은 계열사인 카카오톡과 카카오페이 등을 통해 유입되는 20~30대 초보 주식투자자가 주요 고객층이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서비스 출범 후 6개월 만에 200만명 이상이 주식계좌를 개설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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