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재./안테나

[한스경제=최지연 기자] 기타리스트 겸 싱어송라이터 적재가 미니 앨범으로 돌아왔다. 적재는 서울예대 실용음악과 출신으로 2012년부터 기타리스트로 활동을 시작한 적재는 아이유의 전국투어 등 각종 공연에 함께하는 밴드(아이유 팀) 일원으로 5~6년간 활동했으나 최근 아이유 팀을 떠나 싱어송라이터로 활동을 시작했다. 그런 적재가 최근 발매한 두 번째 미니앨범 '2006'은 대중들에게 꾸준하게 사랑받고 있는 '별 보러 가자'가 수록된 EP '파인(FINE)'의 연장선에 있는 앨범으로 적재가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적재다운 음악을 담은 앨범이다. 이에 대해 적재는 "오랜만에 발매하는 앨범이다 보니 직접 작곡, 작사하고 가능하면 나의 손을 거쳐 나만의 색깔을 잘 표현할 수 있는 곡들을 모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만든 앨범이다"라며 "그동안 내 노래를 기다렸던 팬들에게 제대로 된 선물을 드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 오랜만에 앨범 발매하니 어떤가.

"이번 앨범 작업이 꽤 오래 걸렸다. 작년 말부터 시작해서 이번 연도 초에 믹스까지 했다가 다시 하느라 더 오래 걸렸는데 오래 공들인 만큼 좋게 들어주셨으면 한다."

- 기간이 오래 걸린 이유가 있나.

"일종의 의문이 있었다. '이게 맞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조금 더 잘 다듬고 믹스도 여러 번 했다. 타이틀곡 파일명이 최종, 최종최종 하는 식으로 16번까지 갔다. 마음에 들 때까지 만들어보고 싶었고 그사이에 안테나에 들어오게 되면서 같이 생각해주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더 심혈을 기울여서 앨범을 작업할 수 있었다. 오래 걸렸지만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꽤 만족스러운 앨범이다."

- 타이틀 곡명이 '반짝 빛나던, 나의 2006'인데 왜 2006년인가.

"그때가 대학교 신입생이었다. 중학교, 고등학교 때 꿈만 꾸던 대학 생활에 실제로 발을 들이게 됐는데 딱히 이뤄놓은 것이 없고 실력도 홍대에서 활동하는 뮤지션 선배들보다는 현저하게 부족했지만 소소하게 음악을 좋아하고 사람이 좋아서 만날 수 있는 때였다. 순수하게 음악을 좋아했던 시기이지 않았나 하는 생각에 그때가 정말 예쁜 시간이었구나 싶어서 그렇게 짓게 됐다."

- 그때랑 지금이랑 많이 다른가.

"생각해보면 대학생 때 그리 행복하지만은 않았다. 항상 연습해야 한다는 강박과 잘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다. 남들보다 어린 나이에 들어갔기 때문에 연습하는 시간이 부족해서 같이 곡을 연주하고 공연하려면 더 노력해야 했다. 물론 기억은 미화되니까 지금 돌이켜 보면 당시에는 괴로웠지만 그때만큼 순수하게 내가 음악을 잘하고 싶어서 노력했던 때는 없었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은 기타리스트로서 싱어송라이터로서 활동하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어떤 면에서는 이해관계 같은 것들이 얽혀있어서 순수하지 않은 것 같다."

적재./안테나

- 앨범 소개를 보면 가장 적재다운 음악이라고 적혀 있는데 적재다운 음악은 무엇인가.

"적재다운 음악이라기보다 적재의 손을 최대한 많이 거쳤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다. 꾸준하게 작업을 해오다가 내가 편곡했을 때 나오는 나의 색깔이나 나의 손을 많이 거친 곡들로만 수록된 앨범을 내고 싶었고 그게 바로 이 앨범이다. 그걸 글로 표현하다 보니 '가장 적재 다운'이라고 말했는데 사실 아직 나 다운 음악이 뭔지 머릿속에 성립이 되어 있지 않은 것 같다. 장르나 어떤 색깔을 규정지으면 그 안에서만 만들려고 하게 될 것 같아서 정하고 싶지 않은 것도 있고."

-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은 무엇인가.

"당연히 타이틀곡이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이지만 수록곡 중에는 '알아'라는 곡이 있다. 가사를 먼저 완성한 곡인데 한 문단을 완성하고 이게 너무 마음에 들어서 여러 가지를 시도했는데 곡이 잘 안 붙었다. 그러다 완성한 노래인데 내 노래 중 유일하게 피아노가 메인인 노래이기도 하다. 그래서 나원주 선배님에게 피처링을 부탁드렸는데 인트로에 나오는 허밍까지 해주셔서 정말 좋았다."

- 그 외에 작업 과정에서 도움을 받은 사람이 있나.

"이번 곡들은 거의 집이나 작업실에서 혼자 핸드폰 메모장과 싸우면서 쓴 노래들이다. 그래서 더 오래 걸리기도 했고. 누군가의 도움을 받았으면 이미 공개가 됐을 텐데 오롯이 혼자 하려고 노력했기 때문에 더 오래 걸렸다. 그래도 안테나 들어오고 나서 (유)희열 형에게 노래를 들려줬더니 어떻게 잘 포장하고 만들어낼지에 대한 고민을 같이 해줘서 감사했다."

- 세션과 싱어송라이터를 함께 하고 있는데 한쪽에 집중하고 싶은 생각은 없나.

"두 가지 모두 중요하다. 모두 다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 세션으로 먼저 시작했고 중간부터 싱어송라이터를 병행하는 게 참 좋았다. 한쪽에만 치우치다 보면 다른 장르를 연주할 때의 갈증이 항상 있다. 그래서 세션 녹음을 하게 되면 아티스트에 따라 장르도 다양하고 작곡가에 따라 곡 쓰는 스타일도 천차만별이다. 늘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고 다른 장르에서 얻는 아이디어도 많아서 그걸 내 앨범에 다시 쏟아부을 수 있었다. 왔다 갔다 하면서 음악을 한다는 게 정말 재미있어서 가능하다면 기타리스트와 싱어송라이터를 오랫동안 같이 하고 싶다."

적재./안테나

- 이번 앨범을 통해 듣고 싶은 평가가 있다면.

"타이틀곡 제목이 '반짝 빛나던 나의 2006'년이기 때문에 노래를 듣고 각자의 2006년에 해당하는 때가 생각이 났으면 한다. 나의 가장 생각나는 시기에 대해서 노래 한 거니까 그런 시기들을 생각하면서 잠깐이나마 노래를 듣고 좋은 시간을 가졌다는 피드백이 있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다."

- 과거를 회상한 앨범인데 음악 인생에서 이번 앨범이 어떤 앨범으로 남을 것 같나.

"나는 항상 미래에 대한 걱정과 기대를 보고 달려왔다. 그런데 내가 회상하는 노래를 썼다는 게 아직도 신기하다. 그래서 이번 앨범은 음악적으로 한 단계 더 발전해 나가는 계기가 되는 앨범이었으면 한다. 몇 년 동안 연주적인 면에서도 그렇고 생각하는 범위도 정체기였는데 이 앨범에 대해 여러 고민을 하면서 생각의 틀도 바뀌었다. 앞으로 어떻게 활동할지 모르겠지만 앞으로 더 발전하고 틀이 잡혀간다는 이야기를 들었으면 좋겠다."

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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