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성호숫길에서 추억을 남기고 있는 방문객의 모습. 횡성군 제공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내 마음은 호수요, 그대 노 저어 오오.' 
 
왜 그런지 모르지만 강원도 횡성군 횡성호수길을 걸으며 시인 김동명(1900~1968)의 시(詩) '내 마음은'의 한 구절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호수에 어린 늦가을 오색빛깔이 바쁜 일상 속에 마음 한 켠에서 숨죽이고 있던 감수성을 자극했을 게 분명하다. 그 만큼 횡성호수길은 아름답다. 
 
횡성호는 2000년 횡성댐 완공으로 인공호수가 조성되면서 탄생했다. 이후 태기산, 청태산, 운무산 등의 그림보다 더 그림같은 산세 품은 횡성호 주변으로 둘레길이 조성됐고, 횡성호수길이 만들어졌다. 횡성호수길은 호수와 주변 산을 테마로 모두 31.5km, 6개 코스로 구성돼 있다. 그중 경치가 좋고 완만한 평지가 이어지는 5구간(A·B코스, 모두 4.5km)은 남녀노소 가족 모두가 즐기기에 제격인 트레킹 길이다. 
 

노아의 숲에서 횡성호숫길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

최근 새롭게 조성된 횡성호숫길을 걸었다. 먼저 B구간은 종전 4.5km A구간에 더해 지난해 3월 추가해 조성된 길이다. B구간의 장점은 단연 오롯이 호수와 자연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거의 모든 구간이 호수를 따라 이어지는 흙길이라 횡성호의 아름다움을 온 몸으로 즐길 수 있다. A구간보다 호젓해 이따금 물고기의 파닥거림까지 목격된다. 여기에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의 사소한 움직임까지 느끼며 평온함을 맛볼 수 있다. B구간 중간 즈음에서 맞이하는 뱃머리 전망대는 또다른 경관을 제공한다.
 

횡성호숫길 전경.

A구간은 B구간과 또 다른 매력이 있다. A구간에는 호숫길 전망대, 가족 쉼터, 산림욕장, 타이타닉 전망대, 오솔길 전망대 등이 있다. 피톤치드 듬뿍 마시며 호수를 한 눈에 담기에 제격이다. 지루하지 않은 볼거리와 아이를 데리고 걷기에도 무리가 없는 코스가 일품이다. A구간만 돌 것인지 B구간만 돌 것인지는 선택이다. 물론 9km의 A,B 구간 모두를 돌 수도 있지만 절대 무리하지 말 것을 권한다. 호수와 자연이 만드는 횡성호숫길의 절경을 놓치지 말길 바란다. 다음을 기약해도 좋을 그런 곳이 바로 횡성호숫길이다.  

횡성=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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