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가 내년 증시 상장을 앞두고 공격적인 자본 확충에 나서고 있다./카카오뱅크 제공

[한스경제=김동호 기자] 국내 2호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가 내년 증시 상장을 앞두고 공격적인 자본 확충에 나서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케이뱅크에 이어 2번째로 인터넷은행 사업 인가를 받았지만, 지속적인 증자와 공격적 영업망 확대에 힘입어 국내 1등 인터넷은행 사업자의 지위를 누리고 있다. 내년 기업공개(IPO)에 성공할 경우, 인터넷은행 중 1호 상장사가 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지난 주 국내외 다수 증권사를 상대로 코스피시장 상장을 위한 IPO 주관사 선정 입찰제안서를 발송했다. 여기엔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등 국내 대형 증권사와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크레디트스위스 등 해외 유수 증권사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뱅크 최대주주인 카카오는 이미 카카오게임즈를 올해 성공적으로 상장시켰으며, 카카오페이 상장을 위한 주관사를 선정한 상태다. 이어 카카오뱅크까지 내년 상장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카카오뱅크는 증시 상장에 앞서 공격적인 증자에 나섰다. 카카오뱅크는 전날 오후 이사회를 열고 25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보통주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이에 따른 발행 주식수는 1064만주, 주당 가격은 2만3500원이다.

신주 배정 대상은 홍콩계 사모투자펀드인 앵커에쿼티파트너스(Anchor Equity Partners, 이하 앵커에쿼티)다. 앵커에쿼티는 지난 2012년 설립 후, 우리나라와 중국 등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투자사로, 이미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M 등에 투자하며 카카오그룹과의 인연을 맺었다. 이 외에도 국내서 JB금융지주와 투썸플레이스 등에 투자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최근 들어 1조원 규모의 증자를 진행 중이다. 지난달 27일과 이달 17일까지 총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으며, 이미 TPG캐피탈이 지난 12일 2500억원의 증자 대금을 납입했다.

앵커에쿼티의 주금 납입일은 내달 7일이며, 카카오뱅크 기존 구주주의 증자 대금 납입은 내달 29일이다. 연이은 유상증자가 완료되면, 카카오뱅크의 올해 말 예상 납입자본은 지난 10월말보다 1조원 가량 늘어난 2조8256억원이 된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기업공개(IPO)를 위한 절차가 예정대로 진행하고 있다"면서 "국내외 증권사로부터 IPO 주관 제안서를 이달 중에 접수한 이후, 절차를 거쳐 주관 증권사를 선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카카오뱅크의 공격적인 증자로 인해 향후 상장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당초 카카오뱅크가 올해와 내년에 걸쳐 1조원 정도의 증자를 할 것으로 내다봤으나 예상보다 빨리 자기자본을 확대하는 추세"라며 "3회에 걸친 대규모 증자로 주식시장에서는 카카오뱅크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구 연구원은 이어 "지난 6월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보통주 자기자본비율이 13.6%"라며 "자기자본이 부족했던 것이 아닌 만큼, 향후 추가적인 대출 확대를 위해 선제적인 자본 확충을 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장외시장에서 카카오뱅크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뜨겁다. 카카오뱅크는 한때 장외시장서 40조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국내 4대 금융지주의 시총을 위협하기도 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 IPO 시장이 과열되면서 카카오뱅크의 기업 가치가 다소 과도한 평가를 받았다는 지적을 내놨다. 업계에선 카카오뱅크의 가치를 대략 20조원 안팍으로 보고 있다.

김진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에 대한 기업분석보고서를 통해 카카오뱅크의 가치를 18조원 이상으로 평가했다. 김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의 올해 영업수익이 8000억원 이상, 순이익은 1000억원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카카오뱅크는 올해 본격적인 실적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상반기에 이어 3분기에도 흑자 기조를 이어간 카카오뱅크는 수수료 수익 확대에 힘입어 비이자부문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비이자부문은 전국 모든 ATM 수수료 무료, 중도상환해약금 면제 등에도 불구하고, 주식계좌개설 신청, 신용카드 모집 대행 및 체크카드 이용 실적 확대 등으로 분기 기준 첫 흑자를 기록했다.

카카오뱅크의 3분기 기준 순수수료이익은 41억원, 올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3억7000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누적 수수료 순손실 규모가 391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획기적인 반전이다.

3분기 이자부문의 순이자이익은 대출 자산 증가로 전분기 대비 소폭 증가한 1079억원이며, 올해 누적으로는 2908억원으로 집계됐다. 순이자마진(NIM)은 1.64%였다. 지난 9월말 기준 대출 상품의 잔액은 18조7300억원이며, 3분기 중 대출 증가액은 1조3900억원으로 집계됐다. 총 자산은 25조원이다.

카카오뱅크의 3분기 기준 누적 당기순이익은 859억이며, 3분기 중 순이익은 406억원이다. 연체율은 0.23%, 바젤III기준 BIS자본비율은 13.45%를 기록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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