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20일 FDA에 긴급사용승인 신청...12월 일반인 접종 예상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자료사진.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미국 제약사 화이자가 독일 바이오엔테크와 공동 개발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예방효과가 95%에 달한다는 최종 임상시험 결과가 나오면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접종 시기가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화이자는 오는 20일 미 식품의약국(FDA)에 긴급사용승인(EUA)을 신청할 계획이다. 미국 정부는 앞으로 몇 주 안에 백신을 승인,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접종을 연내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최종 분석 결과 95% 효능

앞서 화이자는 18일(현지시간)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 물질이 임상 3상에서 95%의 효능을 보였다는 최종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화이자가 지난 7월27일부터 미국과 전 세계 120여개 국가·지역에서 진행한 코로나 백신 임상 3상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시험 참가자들은 백신 후보 물질이 아닌 위약을 투여받는 2만2000명과 실제 백신 후보 물질을 2회 접종받는 2만2000명으로 나뉘었는데, 위약 그룹에서는 코로나 감염 사례가 162건 발생한 반면 백신 접종 그룹에선 8건에 그쳤다.

이를 비교하면 이 백신 후보 물질이 현재까지 95%의 코로나 예방률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연령·인종 상관없이 ‘효능’..."아직 부작용 없어"

화이자의 이번 백신은 인종이나 민족, 연령에 관계없이 작용했다. 특히 고연령층에서도 특별한 부작용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이자는 백신이 코로나19 중증화·사망 위험이 높은 65세 이상 고령층에서도 94%의 코로나19 예방 효과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3상 임상은 전체 참가자의 42%가 히스패닉 등 소수 인종이었고, 41%가 56~85세의 고연령층이었다.

영국 BBC방송은 "이번 발표된 최종 분석 결과를 통해 화이자 백신이 연령, 인종에 상관없이 효능을 보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전했다.

중대한 부작용도 나오지 않고 있는 것도 고무적이다. 화이자는 "임상 결과 백신 접종 그룹의 3.8%가 피로감을 호소하는 데 그쳤다"며 "FDA가 요구하고 있는 백신 안전성 입증 데이터를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백신 보관 온도 문제 해결할까

화이자 백신은 영하 70도 이하에서 보관해야 하며 1만 5000달러(약 1659만원) 상당의 특수 극저온 냉동고에서만 6개월 보관이 가능하다. 영하 70도보다 높을 경우는 보관 기간은 5일로 줄어든다.

모더나의 백신이 가정용이나 의료용 냉장고 온도인 영상 2.2∼7.8도에서 최대 30일 동안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할 수 있고, 영하 20도에서 6개월 동안 보관이 가능하고 점과 비교된다.

온도 문제에 대해 우구르자힌바이오엔테크 CEO는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빨리 개발했기 때문에 더 안정적인 조건을 만들 수 없었다"고 말했다. 보관·유통 구조에 불리한 점이 있다는 것을 사실상 인정한 발언이다.

이어 그는 "현재 상온에서 출하할 수 있는 백신을 만들고 있다"며 "2020년 하반기에는 다른 어떤 유형의 백신과도 견줄 만한 공법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백신물질인 mRNA를 온도 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 인체에 무해한 나노입자로 코팅을 하거나, 백신을 동결 건조시켜 분말 형태로 만들어 보급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실제로 화이자는 액상 형태의 백신 개발이 성공하면 분말형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진다.

화이자와 모더나에서 개발된 백신은 코로나19 바이러스 대신 유전정보인 mRNA를 주사해 mRNA가 몸속에서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 반응을 일으켜 항체를 형성하도록 유도하는 식이다.

 

20일 FDA에 긴급사용승인 신청…올해 말 유통 시작

화이자는 이번 코로나19 백신 최종 분석 결과를 토대로 20일 FDA에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할 예정이다.

화이자와 백신을 공동 개발한 독일 제약사 바이오엔테크의 우구어 자힌 최고경영자(CEO)는 18일 미 CNN방송에 출연해 오는 20일 미국에 코로나19 백신의 긴급사용을 위한 서류를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힌 CEO는 "백신 승인 절차가 완료되면 올해가 가기 전에 코로나19 백신 유통이 시작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백신 공급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내년 여름과 겨울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화이자는 연내 최대 5000만 회분, 내년엔 최대 13억 회분의 백신을 제조할 계획이다. 유럽연합(EU)과 미국, 일본에는 각각 3억회분, 1억 회분, 1억2000만 회분을 공급하기로 합의했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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