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3개월만에 신보를 들고 돌아왔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힘든 상황 속 위로를 담은 곡으로 또 한 번 전세계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20일 오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방탄소년단 글로벌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슈가는 어깨 수술로 인해 이 자리에 참석하지 못했다.

먼저 알엠(RM)은 “오프라인 기자간담회는 오랜만인데 기쁘고 다행이다. 모두가 바라는 것처럼 평범하고 당연한 일상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 이 앨범은 그 심정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담았다”라며 “슈가가 어깨 수술로 회복 중이라 함께하지 못했으니 너른 양해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방탄소년단은 이날 오후 2시(한국시간) 전 세계 동시에 새 앨범 ‘비’(BE, Deluxe Edition)를 발매한다. 지난 8월 21일 디지털 싱글 '다이너마이트'(Dynamite)를 발표한 후 약 3개월 만이다. ‘비’는 시작부터 끝까지 일곱 멤버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는 특별한 앨범이다. 작사·작곡뿐만 아니라 분야별로 총괄 담당자를 정해 앨범의 방향을 잡는 기획 단계부터 앨범의 디자인과 구성, 콘셉트 포토와 클립, 앨범 재킷, 뮤직비디오에 이르기까지 앨범 작업 전반에 참여했다.

지금까지 선보인 정규 시리즈 앨범과는 다른 형태다. 타이틀곡 '라이프 고스 온‘(Life Goes On)을 비롯해 슈가, 제이홉, 지민, 뷔의 유닛곡 '내 방을 여행하는 법', 어쿠스틱 기타 사운드를 중심으로 한 팝 발라드 장르의 '블루&그레이', 펑키한 리듬을 기반으로 한 레트로 팝 '잠시', 올드스쿨 힙합 장르 기반의 '병', RM과 진, 정국의 유닛곡 '스테이', 빌보드 '핫 100' 1위 발표 소식을 듣고 감격한 순간을 담은 '스킷'과 '다이너마이트'까지 담겼다.

방탄소년단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모두가 무력감을 느끼는 현 상황에서, 불안하고 두렵지만 "그럼에도 이겨내야 한다"는 복잡한 감정을 꾸미지 않고 새 앨범에 담았다. 일곱 멤버는 이번 앨범에 2020년, 지금을 살아가는 솔직한 감정과 생각, 나아가 앞으로 계속 살아가야 하는 '우리'라는 존재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다', '존재하다'라는 뜻으로, 형태의 규정이 없는 'BE'라는 단어를 앨범 제목으로 정한 이유다.

타이틀곡 ‘라이프 고스 온’은 감성적인 어쿠스틱 기타 사운드가 특징인 얼터너티브 힙합(Alternative Hip Hop) 장르의 곡이다. 가사에는 열심히 달리다가 멈춰 설 수밖에 없는, 원치 않는 상황에 맞닥뜨렸지만 ‘그럼에도 삶은 계속된다’라는 위로의 메시지를 담았다.

알엠은 “사실 '다이너마이트'와 뿌리가 같다”라며 “조금 더 무게가 있지만 단단하고 부드럽게 진중하게 응원을 건네고 있는 곡이다. 뻔하지만 준엄한 진리를 우리만의 색깔로 표현하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진 역시 새 앨범에 대해 “모두가 당황스럽고 공허한 1년을 보냈다고 생각한다. 답답하고 서글픈 감정을 솔직하게 담은 앨범이다”라며 “많은 분들이 공감하고 서로를 위로해 줄 수 있는 마음을 담았다”라고 덧붙였다.

지민은 ‘비’의 음악 PM(프로젝트 매니저)을 맡았다. “사실 슈가 형이 제안을 해줘서 PM을 맡았다. 큰 역할을 한 건 아니고 멤버들 의견을 취합해 회사에 보내고 회사 의견을 멤버들에게 전하는 간단한 역할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앨범 작업을 시작할 때 주제를 이야기하는 중에 알엠 형이 '라이프 고스 온'이라는 키워드를 말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삶은 계속된다는 주제로 변화된 일상에 삶을 유지하는 방법을 얘기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멤버들도 공감해서 정하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새 앨범의 비주얼을 담당한 뷔는 “아미 분들에게 더 멋있고 의미 있는 걸 보여주기 위해 시작했다”라며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던 것 같다. 멤버들이나 아미 분들이 정말 응원을 많이 해주셔서 성공적으로 끝마칠 수 있었다”라고 돌이켰다. 이어 “멤버들이 서로를 찍는 아주 자연스러운 사진과 일상을 그대로 보여주고 싶어서 편안한 모습을 구성했다”라며 “멤버들과 여행을 갔을 때 폴라로이드를 들고 간 적이 있다. 그때 일상적이고 자연스러운 사진을 찍어서 그걸 아이디어로 얻었다”라고 덧붙였다.

정국은 뮤직비디오 감독으로 참여했다. “최대한 열심히 해보려고 했다. '라이프 고스 온'이라는 곡을 들었을 때 현실감을 중요시해야 한다고 들었다. 그 부분을 토대로 멤버들도 보여주고 싶은 개인적인 면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 의견을 반영하려고 했다”라며 “팬 여러분을 향한 그리움을 표현하고자 했다. 제가 노력해서 찍은 영상이 뮤직비디오로 나와 신기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멤버들은 오는 25일 발표되는 제63회 그래미 어워즈 후보 노미네이트에 대한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동안 방탄소년단은 스타디움 투어, 미국 빌보드의 '빌보드 200' 1위에 이어 '핫 100' 정상까지 이뤄내며 글로벌 그룹으로 우뚝 섰다. ‘’그래미 어워즈‘ 진출만이 남은 상황이다. 그간 시상자 및 퍼포머로 출연한 적은 있지만 후보로 오른 적은 없었다.

주요 외신들은 방탄소년단이 이번 시상식 후보에 노미네이트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알엠은 “안 떨린다면 거짓말이다”라며 “많은 인터뷰에서 다음 목표가 뭐냐고 질문해주시면 늘 언급하던 것 중 하나다”라고 답했다. 이어 “굉장히 긴장하고 기대하면서 25일을 기다리고 있다. 되면 너무 좋을 것 같고, '안 되면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도 든다. 새벽에 발표가 나는 걸로 아는데 우리도 자지 않고 기다릴 거 같다”라고 덧붙였다.

진 역시 "좀 더 욕심을 내서 이루고 싶은 건 '그래미 어워즈'인 것 같다. 감사하게 빌보드 '핫 100'이라는 성적도 있지만 이제 곧 그래미 후보 발표가 되는데 거기서 우리의 이름이 한 번 불렸으면 한다. BTS 화이팅“이라고 바람을 드러냈다.

방탄소년단의 새 앨범 ‘비’는 이날 오후 2시(한국시간) 전 세계 동시 공개된다.

사진=OSEN

양지원 기자 jwon04@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