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차전 승리 뒤 하이파이브 하는 컵스 선수단. /사진=연합뉴스

108년 만의 우승에 도전하는 시카고 컵스가 월드시리즈에서 71년 만의 승리를 따내며 ‘염소의 저주’ 탈출을 위한 반격을 시작했다.

컵스는 27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클리블랜드의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열린 클리블랜드와의 월드시리즈(7전4승제) 2차전에서 5-1로 승리했다. 1차전을 0-6으로 내줬던 컵스는 원정 시리즈를 1승1패로 균형을 맞추고 홈구장인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리글리필드로 돌아가게 됐다. 컵스의 마지막 월드시리즈 승리는 1945년 10월9일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디트로이트와 6차전으로 이날 승리는 무려 2만5,951일 만이다. ‘염소의 저주’가 내린 당시 컵스는 6차전 승리로 시리즈를 7차전으로 끌고 갔지만, 최종전에서 패배하며 우승을 놓쳤다. 컵스의 마지막 월드시리즈 우승은 1908년이다.

1차전과 정반대 양상이었다. 컵스는 전날 완패 충격을 벗고 경기 초반부터 집중력을 발휘한 반면 클리블랜드 타선은 무기력했다. 컵스는 1회초 1사 후 크리스 브라이언트가 중견수 앞 안타로 출루한 뒤 앤서니 리조의 우익수 쪽 2루타로 간단히 선제점을 올렸다. 3회초에는 2사 후 리조의 볼넷과 벤 조브리스트의 안타로 1ㆍ2루 기회를 잡았고, 카일 슈와버의 안타로 1점을 보탰다. 기세가 오른 컵스는 5회초 1사 1루에서 조브리스트의 3루타와 슈와버의 적시타, 애디슨 러셀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3점을 더해 5-0으로 달아나며 승기를 잡았다.

마운드에서는 선발 제이크 아리에타가 6회 1사까지 노히트 행진을 벌이며 클리블랜드 타선을 완벽히 틀어막았다. 아리에타는 5⅔이닝 2피안타 3볼넷 6탈삼진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이어 마이크 몽고메리(2이닝 2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와 시속 170㎞의 공을 던지는 광속구 투수 아롤디스 채프먼(1⅓이닝 2탈삼진 무실점)이 차례로 마운드에 올라 컵스의 승리를 지켜냈다. 타선에서는 부상에서 돌아온 슈와버가 2안타 2타점, 조브리스트가 2안타 1타점으로 활약했다.

클리블랜드는 불펜투수 6명을 총동원해 안간힘을 썼지만, 타선이 4안타로 침묵해 패배를 피하지 못했다. 클리블랜드는 6회말 1사 후 제이슨 킵니스의 2루타로 이날 첫 안타를 신고한 뒤 내야땅볼과 폭투로 1점을 만회하는 데 그쳤다. 최근 드론을 고치다 손가락을 다쳤던 클리블랜드 선발 트레버 바우어는 3⅔이닝 6피안타 2볼넷 2탈삼진 2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두 팀은 29일부터 리글리필드로 장소를 옮겨 3~5차전을 치른다. 3차전 선발로 컵스는 에이스 카일 헨드릭스를, 클리블랜드는 조시 톰린을 각각 예고했다.

한편 전날 1차전 시청률은 2009년 이후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해 ‘저주 풀이 시리즈’에 대한 미국인들의 관심을 반영했다. 경제전문지 시카고 비즈니스에 따르면 26일 폭스 채널이 단독 생중계한 1차전의 전국 평균 시청률은 12.6%로 지난해 월드시리즈 1차전(캔자스시티-뉴욕 메츠)보다 20% 더 높고, 2014년 월드시리즈(캔자스시티-샌프란시스코)와 비교하면 무려 58%나 상승했다. 이는 2009년 월드시리즈 1차전(뉴욕 양키스-필라델피아)의 시청률 13.8%에 이어 가장 높은 것이라고 이 매체는 전했다.

성환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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