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구하라./한국스포츠경제DB

[한스경제=최지연 기자]  故 구하라가 떠난 지 1년이 흘렀다.

구하라는 지난해 11월 24일 28세의 나이로 서울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자택에서는 손글씨 메모가 발견됐으며 타살 혐의점이 드러나지 않아 단순 변사로 사건이 종결됐다. 故 설리의 비보에 이어 갑작스럽게 전해진 비보로 인해 연예계는 충격에 휩싸였다.

구하라는 2008년 걸그룹 카라의 새 멤버로 합류했다. 2007년 데뷔 앨범 '블루밍(Bloomin)'으로 가요계에 첫발을 내디딘 카라는 2008년 구하라와 강지영을 영입해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이후 카라는 '록 유(Rock U)' '프리티 걸(Pretty Girl)' '허니(honey)' '점핑(Jumping)' '루팡(Lupin)'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남겼다. 2013년 한국 여성 가수 처음으로 일본 도쿄돔에 입성하며 기념비적인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특히 구하라는 'J팝의 여왕' 아무로 나미에를 닮은 외모로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SBS 드라마 '시티헌터'로 본격적인 배우 활동을 시작한 구하라는 2016년 카라 해체 이후 웹드라마 '발자국 소리'에서 연기자로서의 모습을 꾸준하게 선보였다. 예능 활동도 꾸준히 이어왔다. KBS2 '청춘불패'에 출연해 발랄한 매력을 뽐냈고 올리브 '서울메이트' JTBC '마이 매드 뷰티 다이어리'에 고정 출연했다.

이후 2015년 한국에서 첫 솔로 앨범 '알로하라(ALOHARA)'를 발표하며 가수로서 본격적인 홀로서기에 나섰지만 2018년 전 남자친구 최 모 씨와의 분쟁에 휘말리며 수많은 악플에 시달려야만 했다.

가수 구하라./OSEN

최 씨는 2018년 9월 "구하라 자택에서 일방적인 폭행을 당했다"고 신고했고 구하라는 쌍방폭행을 주장했다.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출두해 장시간 조사를 받으면서 일단락된 듯 했지만 10월 최 씨의 동의하지 않은 사생활 동영상 촬영 건으로 불필요한 이슈에 휘말렸다. 최 씨는 구하라에게 "언론에 제보하겠다"며 동영상 유포를 두고 협박을 가했다고 알려졌다. 이에 구하라는 억울함을 호소하며 폭행으로 인한 상처와 산부인과 진단서 등을 제시했고 급박한 상황이 담긴 CCTV까지 공개하기에 이르렀다.

구하라는 폭행죄에 대해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지만 최 씨는 협박, 강요, 상해, 재물손괴,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최 씨는 지난 7월 열린 항소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1년의 실형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성관계는 사생활 중에서 가장 내밀한 영역으로 이를 촬영한 영상을 유포한다고 협박하는 것은 피해자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주는 것"이라며 "특히 피해자가 유명 연예인인 것을 악용해 언론 등을 통해 동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것은 죄질이 좋지 않다"며 징역 1년을 선고했고 최 씨는 법정 구속됐다. 이후 올해 10월 진행된 대법원 판결에서도 최 씨의 징역 1년 형은 확정됐다.

하지만 이 뿐만 아니다. 고인이 세상을 떠난 뒤 구하라의 재산을 둘러싼 '구하라법'이 사회적 관심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구하라법'은 부양 의무를 게을리한 상속자의 상속권을 제한하는 내용의 법안이다. 구하라의 친모가 구하라의 사망 후 자신의 상속분을 요구하자 구하라의 친오빠 구호인 씨가 "20년 넘게 교류도 없었고 양육에도 기여하지 않았던 친모"라며 지난 3월 광주가정법원에 친모를 상대로 상속재산분할심판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구하라법'은 법원행정처, 법무부 등 행정부처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거부해 20대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지만 국회 행정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이 지난 6월 21대 국회에서 자신의 1호 법안으로 대표 발의하면서 입법을 다시 추진 중이다.

구하라의 사망 1주기를 앞두고 팬들은 23일부터 서울의 한 지하철역에 '하라야 사랑해, 언제나 행복해'라는 문구가 담긴 추모 광고를 통해 고인에 대한 그리움을 나타냈고 고인의 인스타그램에도 추모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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