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국내 5대 제약사 중 R&D 비용 비율 ‘탑’
한미약품 본사. /한미약품 제공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한미약품과 유한양행이 꾸준한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4분기 실적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양사는 국내 5대 제약사 중 R&D 비용 비율이 가장 높은 곳들로 최근 신약 허가와 기술 수출이 예상되며 호재가 이어지고 있다.

 

한미약품, 4분기 실적 정상화 예상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미약품의 올 1~3분기 연구개발 비용은 총 1867억원으로, 전년동기(1543억원) 대비 21% 증가했다. 매출 대비 연구개발 비용 비율은 23.4%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가량 확대됐다.

한미약품의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중은 지난 2017년 18.6%, 2018년 19%, 2019년 18.8%로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 중이다.

한미약품은 사노피의 권리 반환에 따른 분담금이 3분기 연구개발 비용에 반영되면서 올 3분기 연구개발 비용이 전년 대비 75% 이상 크게 늘었으며, 분기 기준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한미약품의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은 323억원으로 전년동기(249억원)에서 적자 전환했다. 매출은 2669억원으로 0.5% 소폭 증가했다.

앞서 한미약품은 지난 9월 사노피의 ‘에페글레나타이드’ 권리 반환이 확정되면서, 공동 개발 분담금 496억원을 3분기 경상개발비에 일괄 반영했다.

한미약품은 다양한 대사질환 증후군 치료 분야에서 에페글레나타이드의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기로 했다.

기술반환에 따른 비용은 이미 반영이 끝났기 때문에 4분기부터는 실적이 정상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경구용 항암신약 ‘오락솔’과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위한 절차를 밟고 있어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오락솔은 지난 9월 FDA 희귀의약품 신속 심사 대상으로 지정, 내년 초 시판 허가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스펙트럼사에 라이선스 아웃한 롤론티스는 코로나19 인해 지연되고 있는 미국 FDA 실사 재개를 기다리고 있다.

이달미 SK증권 연구원은 "한미약품의 연간 실적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9.9% 오른 1조1968억원,192.8% 급증한 909억원을 기록할 것"이라며 "내년에 기대할 수 있는 이벤트로는 롤론티스와 오락솔의 허가가 진행될 경우의 추가적인 마일스톤 유입"이라고 밝혔다.

이어 "포지오티님도 코호트 3.4에 대한 발표가 예정돼 있다"며 "Dual Agonist(이중작용제)는 라이선스 아웃을 위해 노력하고 있어 내년에 추가적인 기술수출을 기대해볼 만 하다"고 덧붙였다.

이명선 신영증권 연구원도 "롤론티스는 지난 10월 PUDFA 일정이 우수의약품제조관리기준(GMP) 실사 미실시로 허가가 지연됐지만 서류 보완이나 생산시설 실사 등에서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FDA 허가는 문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미약품은 바이오신약 15개, 합성신약 12개, 개량·복합신약 11개 품목에 대해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로부터 고혈압치료 성분 2가지와 이상지질혈증치료 성분 2가지를 결합한 4제 복합신약 '아모잘탄엑스큐'를 허가받았다.

지난 2009년 2가지 성분의 고혈압 치료제를 결합한 아모잘탄을 시작으로, 3가지 성분 결합에 이어 4가지 성분의 복합신약 개발까지 성공적으로 마쳤다.

 

유한양행 외관. /유한양행 제공

 

유한양행, 추가 마일스톤 유입 기대

유한양행은 3분기에 이어서 4분기에도 마일스톤(기술료) 유입에 따른 높은 성장률이 기대되고 있다.

유한양행은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이 247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43.1% 증가했다. 매출액은 4166억원으로 전년보다 9.6%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194억원으로 164.5% 늘었다.

특히 기술료 수익 유입이 실적 개선에 호재로 작용했다. 유한양행은 지난 3분기 169억원의 기술료 수익을 인식했다. 얀센과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 이전한 신약과제 2건이 개발 진척을 나타내면서 기술료가 유입됐다.

유한양행의 올해 4분기 실적 전망도 긍정적이다. 이달미 SK증권 연구원은 “유한양행은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호실적이 기대된다”면서 “레이저티닙과 NASH 치료제 등 기술수출된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들의 임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폐암치료제 레이저티닙의 경우 2023년 FDA허가 신청을 목표로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며,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이전 한 비알콜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는 이르면 연내 임상 1상 진입이 예상되고 있다.

레이저티닙의 병용 임상 3상에 대한 투약이 시작되면 올해 4분기에 추가 마일스톤 유입이 예상된다. 증권업계에서는 만약 늦어지게 되더라도 내년 1분기 중으로는 유입될 예정으로 이에 따른 호실적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유한양행은 지난 23일 공시를 통해 얀센에 기술이전한 폐암치료제 레이저티닙의 2차 마일스톤 6500만달러(약 723억원)을 수령했다고 밝혔다.

유한양행은 지난 2018년에 얀센과 최대 12억5500만달러(약 1조40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4월 1차 마일스톤 3500만달러(약 390억원)와 더해 1억달러(약 1100억원) 이상의 마일스톤을 받게 됐다.

이혜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신약과제 중 누적 마일스톤이 1000억원 이상 유입된 사례는 처음으로 상징적 의미가 크며 상업화 가능성도 높아진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했다.

유한양행은 꾸준한 기술개발을 통해 라이선스 수익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16년 유한양행의 경상연구개발비는 전체 매출액의 4%에 불과했지만 이정희 사장 취임 이후 혁신 신약 R&D에 대규모 투자를 시작했다.

그 결과 오스코텍 등 기술을 갖춘 바이오벤처와 협업하며 단기간에 총 27개의 파이프라인을 확보했다. 또 2018년 이후 얀센·베링거인겔하임 등 글로벌 다국적 제약사와 총 5건, 4조원 규모의 신약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유한양행은 올해 3분기까지 1246억원을 투자했으며, 지난해보다 연구개발 비용이 22%(229억원)가량 증가했다. 매출의 10%가량이 연구개발에 사용됐다.

유한양행은 향후 마일스톤 지급 조건 충족 여부에 따라 수억달러 이상 추가 마일스톤 수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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