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의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달러 투자에 나서는 개인들이 늘고 있다./픽사베이 제공

[한스경제=김동호 기자] 최근 원/달러 환율의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달러 사재기에 나서는 개인들이 급증했다. 달러 약세를 틈 타 저가매수에 나선 것이다. 이에 시중 은행들도 달러를 지속적으로 모을 수 있는 새로운 달러 예·적금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기존 상품에 개인 고객들의 투자금이 몰려들면서 시중 5대 은행(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의 달러예금 잔액은 530억 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특히 이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과 함께 달러 약세 지속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달러를 사려는 이들은 더욱 늘고 있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0월말 현재 외국환은행의 거주자 외화예금은 933억 달러로 집계됐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기업,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국기업 등의 국내 외화예금을 모두 합한 것으로, 전월말 대비 78억 달러 이상 증가세를 보였다.

통화별로는 달러화 예금이 803억 달러를 넘어섰으며, 전월 대비 68억 달러 이상 늘었다. 이어 유로화 예금이 44억 달러를 차지했으며, 전월 대비 5억 달러 이상 증가했다.

은행별로는 국내은행이 824억 달러, 외은지점이 109억 달러 규모로 나타났으며, 국내은행의 외화예금이 전월대비 71억 달러 이상 급증했다.

실제로 시중 은행들의 외화 관련 상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9월 하나은행이 선보인 '일달러 외화적금'은 출시 3개월도 안돼 3만좌 이상이 개설됐다.

1달러부터 저축을 시작할 수 있는 일달러 외화적금은 가입기간 6개월로, 매월 최대 1000달러까지 횟수 제한 없이 자유로운 납입이 가능하며, 5회까지 분할인출을 할 수 있다. 또한 가입 후 1개월만 지나도 현찰수수료 없이 달러지폐로 바로 찾을 수 있고 고객이 지정한 환율을 알려주는 환율 알림 기능으로 똑똑한 자산관리가 가능하다.

하나은행은 이 같은 상품 흥행에 대한 보답으로 지난 20일부터 '#일달러 외화적금 감사 이벤트'를 실시키로 결정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지난 9월 출시 이후 단기간에 가입 좌수 3만좌를 달성한 것을 기념해 하나머니적립, 환율우대, 이벤트 금리 추가 제공 등 이벤트를 준비했다”며 “글로벌 이슈로 환율 변동성이 커져 환테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이번 이벤트를 활용하시길 바라며 앞으로도 고객의 니즈를 충족하는 상품 및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신한은행도 이날 새로운 외화적금 상품을 선보였다. 신한은행은 이날 해외여행 경비 마련을 위한 '썸데이(Someday) 외화적금'을 신규 출시했다. 썸데이 외화적금은 최소 1달러부터 최대 1만달러까지 횟수에 제한 없이 입금이 가능하고 자동이체 주기와 금액도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는 비대면 전용 달러 외화적금 상품이다.

상품 가입은 신한 쏠(SOL) 앱을 통해 가능하고 이율은 매일 고시돼 상품 가입 시 확인 할 수 있다. 또한 적금 기간은 6개월부터 12개월까지 정할 수 있고 분할 해지도 최대 3회까지 할 수 있다. 특히 입금 시 최대 90%까지 환율 우대를 받을 수 있고 해지 시 현찰 수수료 없이 외화 현찰로 찾을 수 있어 환테크와 USD 현찰 보유에 관심 있는 고객에게 적합한 상품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번 상품이 코로나 이후 언젠가 해외여행을 준비하는 고객에게 도움이 됐으면 한다”며 “앞으로도 고객의 니즈에 맞는 다양한 외화 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이 외에도 '달러 More 환테크 적립예금', '모아 More 환테크 회전 정기예금', '신한주거래 수출입외화통장' 등 다양한 외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KB국민은행도 외환 투자를 위한 다양한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먼저 1개월 단위 계단식 금리와 분할인출이 가능한 'KB국민UP 외화정기예금'과 여유 외화자금을 일정기간 예치할 수 있는 '외화정기예금', 외화를 꾸준히 적립하고 입금건별로 이자를 받는 'KB적립식 외화정기예금', 고객이 선택한 금리회전 주기에 따라 복리로 운용할 수 있는 'KB WISE 외화정기예금' 등이 있다.

은행 관계자는 "달러화 예금은 일부 기업의 자본거래 관련 일시적인 자금 예치, 수출입대금 예치 증가, 증권사의 자금 운용 등으로 최근 급증한 듯 보인다"면서도 "지금까지 달러화 예금의 주 고객은 기업이었으나, 최근 환율하락 등으로 인해 개인 고객들의 달러 투자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어난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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