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차남 회사에 일감몰아주기+고액배당
윤성태 휴온스 글로벌 대표이사 (부회장). / 휴온스글로벌 제공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휴온스그룹이 최근 고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이면에서는 경영권 승계 작업도 동시에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오너 일가가 대주주로 있는 계열사들이 내부거래로 배를 불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해당 계열사 주주명부에 윤성태 휴온스그룹 부회장의 자녀들도 포함돼 있어 향후 승계 지렛대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주사인 휴온스글로벌 지배구조는 윤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43.56%를 보유하고 있다.

이어 장남 인상 씨 4.13%, 아내 김경아 씨 3.4%, 차남 연상 씨 2.73%, 삼남 희상 씨 2.54% 등 오너 일가 전체 지분율이 56.45%에 달한다.

즉, 휴온스그룹 지배구조는 윤 부회장 일가 → 휴온스글로벌 →주력 자사회사 휴온스 등 계열사 순으로 연결돼 있다.

윤 부회장의 장남 인상 씨는 지난해 자사주 지분 매입을 통해 휴온스글로벌 주요 주주로 올라섰다. 

그는 지난해 5월 휴온스글로벌 주식 2691주를 처음 매수한 이후 같은 해 9월 3394주를 추가로 매입했다. 이를 통해 휴온스글로벌 지분 4.13%를 확보, 지주사 2대 주주로 등극했다.

또한  ‘장자 승계’ 기틀을 마련했다는 게 재계 시각이다. 인상 씨는 현재 자회사 휴온스에서 국내 제약 영업을 맡으며 경영 수업을 받고 있다.

휴온스글로벌은 지난 1965년 광명약품공업사로 설립된 이후 2016년 사업회사(휴온스)와 존속회사(휴온스글로벌)로 인적분할했다. 분할 이후 휴온스글로벌은 지주회사로 전환돼 투자, 브랜드 제공, 경영자문, 임대 등의 지주사업과 보툴리눔 톡신 사업을 하고 있다.

당시 윤 부회장은 지주사 전환 이유로 기업지배구조의 투명화와 경영안정성 증대를 내세웠으나, 일각에서는 추후 있을 상속문제를 염두 해 둔 결정으로 봤다.

실제 적은 지분으로 그룹 전체를 지배할 수 있는 지주회사 체제는 지주회사 지분과 상위회사의 지분만 넘겨주면 나머지 자회사의 지배력이 함께 따라오기 때문에 여러 회사를 소유하고 있을 경우 상속 시 수월하다.

 

내부거래를 통항 성장…오너일가 배당금 확대

휴온스글로벌은 산하에 9개의 자회사-손자회사를 두고 있다. 휴온스글로벌은 2004년부터 2019년까지 연평균 18%의 경이적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휴온스글로벌은 2018년에 연결 기준 매출 3787억원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18% 증가한 4494억원 올렸다. 올해 3분 누적 매출액은 2428억원으로 전년 동기(2096억원) 대비 15.84% 성장했다.

휴온스글로벌의 성장만큼 오너 일가의 지분이 절반이 넘는 상황에서 상당한 배당금이 돌아갔다. 배당금도 결국 추후 상속세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휴온스글로벌은 지난해 주당 400원의 배당을 실시했다. 윤 부회장 19억원 ▲김경아 씨 1억4800여만원 ▲인상 씨 1억8000여만원 ▲연상 씨 1억2000여만원 ▲희상 씨 1억1000여만원 등의 배당수익을 얻었다.

윤 부회장 일가는 다른 계열사를 통해서도 적지 않은 배당수익을 거둔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계열사들은 내부거래를 통해 성장했는데 이것이 향후 승계 지렛대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승계작업과 연관해 총수 2세가 지분을 많이 가진 계열사들의 내부거래 비중이 큰 경우가 많은데, 휴온스 역시 장남이나 차남 지분이 높은 계열사들의 내부거래 비중이 높았다.

휴온스글로벌의 관계사 파나시의 경우 인상 씨가 11.46%로 오너 일가 중 최고 지분을 보유 중이다. 이어 연상 씨 7.83%, 희상 씨 7.83%, 윤 부회장 7.67%, 김경아 씨 11.46% 등 오너 일가가 46.2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파나시는 2015년 4월 휴노랩(옛 명신)에서 분할돼 설립된 의료기기 제조 및 판매업체다. 휴온스그룹이 2016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에스테틱 사업 계열사인 휴메딕스를 통해 지분 50.08%를 취득했다.

문제는 사실상 오너 일가 회사인 파나시가 내부거래로 성장했다는 것. 승계 지렛대 역할 가능성이 언급되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실제 2017년과 2018년 각각 57억1530만원, 93억6333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이는 100% 내부거로 발생했다.

다만 파나시는 지난해 내부거래 비율이 22.8%로 급감했는데, 주력 매출처 중 하나였던 휴온스와 거래를 끊었기 때문이다. 새로운 주력 매출처는 중국협력 파트너사인 인터림스로 알려졌다.

휴메딕스도 상당히 높은 내부거래 비중을 유지 중이다. 지난해 경우 최대주주인 휴온스글로벌을 비롯해 특수관계자와의 내부거래 비중이 매출액의 32.9%(227억원)를 차지했다. 뿐만 아니라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휴온스와의 내부거래 비중이 전체 내부거래액의 97.1%(220억원)에 달했다.

휴메딕스는 지주사인 휴온스글로벌이 최대주주로 지분 40.64%를 보유하고 있다. 오너 일가 지분은 윤 부회장 0.35%, 김경아 0.04%, 연상 씨 0.82%, 희상 씨 0.04% 수준이다.

 

장자승계 유력…차남 독립 가능성도

차남 연상 씨는 향후 독립하거나 휴온스그룹이라는 우산 속에서 형 연상 씨의 우군이 될 수도 있다. 

기타산업용 유리제품 제조 및 판매 계열사인 ‘휴베나’의 경우 차남 연상 씨가 지난 2017년 75만주를 새롭게 보유, 주주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연상 씨 외에 주요 주주는 휴온스글로벌(55.1%), 휴노랩(30.5%) 등이다.

휴베나 역시 내부거를 통해 성장한 회사다. 지난해 매출 208억원, 영업이익 28억원, 당기순이익 21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는데, 매출 중 절반(115억원) 이상이 내부거래로 발생했다. 

게다가 지난해 처음으로 10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는데, 연상 씨는 1억4000만원의 배당금을 취득했다.

아울러 휴베나는 오너 일가 중 연상 씨만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향후 독립경영 가능성도 점쳐진다.

 

일감몰아주기

일각에서는 파시나와 휴베나 등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계열사에 대해 일감몰아주기 등 사익편취 의혹을 제기한다. 그러나 휴온스그룹은 이에 해당되지 않는다. 

공정거래법(제23조의2)에선 자산 규모 5조원 이상 기업집단에 한해 총수 일가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 행위를 금지하고 있는데, 휴온스그룹 1조원 수준이기 때문이다.

성경제 공정위 기업집단정책과장은 “과거 총수 2세 지분율이 높은 기업에 일감을 몰아줘 승계 자금을 확보한 편법 승계사례가 있었다”며 “이를 감안하면 총수 2세 지분이 많은 계열사의 높은 내부거래 비중은 승계작업과 연관성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한편, 휴온스그룹 측은 승계작업과 관련해서 어떠한 답변도 하지않았다.

이승훈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