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국내외 벤처와 차세대 항암신약 공동개발...연평균 9.4% 성장 중
국내 제약업계가 항암치료제 개발을 위해 오픈이노베이션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제약업계가 항암제 시장 공략을 위해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에 한창이다. 국내외 벤처와 손잡고 차세대 항암신약 공동개발 등을 통해 다양한 항암 파이프라인을 늘리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KDB미래전략연구소의 ‘국내외 항암제 개발 동향 및 시사점’이란 보고서에 따르면, 항암제 시장 규모는 암환자의 증가와 높은 신약 가격으로 인해 지난 2014년 1040억 달러(112조5592억원)에서 2018년 1490억 달러(161조2627억원)로 연평균 9.4% 성장했다.

유한양행의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에 따른 가장 성공적인 사례는 비소세포 폐암치료제 '레이저티닙'이다.

레이저티닙은 지난 2015년 오스코텍(미국 자회사 제노스코)에서 전임상 직전 단계의 약물을 도입해 물질 최적화, 공정개발, 전임상과 임상을 통해 가치를 높인 후 얀센바이오텍에 기술 수출됐다.

당시 유한양행은 지난 2018년 얀센과 최대 12억 달러(약 1조40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 5000만 달러(560억원)에 반환 의무가 없는 대형 계약이었다.

유한양행은 지난달 레이저티닙의 2차 기술수출료(마일스톤) 6500만 달러(약 723억원)를 수령했다. 이번 마일스톤은 레이저티닙과 얀센의 이중항체 항암제 ‘아미반타맙’의 병용 3상 투약이 개시되면서 받게 된 2차 수령이다.

이에 따라 유한양행은 지난 4월 수령한 1차 마일스톤 3500만 달러(약 390억원)에 더해 이번 투자로 총 1억 달러(1100억원) 이상의 마일스톤을 받게 된다. 이는 국내 제약사가 기술수출한 신약으로 확보한 기술료 규모 중 역대 최대다.

유한양행은 최근까지 국내 오픈 이노베이션 확대(투자사 18개사)를 통한 신약 파이프라인 확대 및 기술수출에 힘쓰고 있다.

이정희 유한양행 사장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연구개발을 강화할 것"이라며 "레이저티닙을 비롯한 신약개발을 성공시켜 환자와 가족에게 희망을 드리겠다"고 밝혔다.

JW중외제약은 지난 2일 보로노이와 양사의 핵심 기술을 접목한 항암제를 개발하기 위해 'STAT3 프로탁 공동연구' 조인식을 했다. 이성열 JW중외제약 대표(오른쪽), 김대권 보로노이 대표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JW중외제약 제공

 

JW중외제약은 최근 바이오벤처 보로노이와 'STAT3 프로탁(PROTAC)' 항암제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JW중외제약이 개발 중인 'STAT3' 표적 저분자 항암신약 후보물질에 보로노이의 단백질 분해 기술인 '프로탁'을 적용, 혁신 신약을 개발하는 게 목표다.

STAT3는 암세포의 성장, 증식, 전이, 약제 내성 형성에 관여하는 다수의 유전자 발현을 촉진하는 단백질(전사인자)이다. JW중외제약은 새로운 기전으로 STAT3를 억제하는 신약후보 물질을 발굴해 현재 상업화를 위한 비임상시험과 약물 생산연구를 하고 있다.

프로탁은 단백질 분해를 유도하는 저분자 화합물 기반의 신약 개발 플랫폼이다. 기존 표적항암제로 특정 단백질을 조절할 수 없거나, 장기간 복용 시 내성이 생기는 단점을 극복할 것으로 기대되는 차세대 기술이다.

이성열 JW중외제약 대표는 "최근 다수의 글로벌 제약사를 중심으로 프로탁 기반의 신약 개발을 위해 타깃 단백질과 후보 화합물에 대한 선점 경쟁이 치열하다"며 "독자적인 단백질 분해 기술과 우수한 연구 역량을 보유한 보로노이와의 연구 협력을 통해 파이프라인을 확장하고 연구개발 역량을 지속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국생명과학은 지난 3일 동국제약 보낫에서 항암치료용 약물전달기술 연구개발 전문 기업 아이엠지티(IMGT)와 ‘간암 색전술 치료제 시장 개척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동국생명과학 정기호 대표이사(왼쪽)와 이학종 아이엠지티 대표이사. /동국제약 제공

 

동국제약의 자회사 동국생명과학은 최근 항암치료용 약물전달기술 연구개발 전문 기업인 아이엠지티(IMGT)와 ‘간암 색전술 치료제’ 시장 개척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동국생명과학은 아이엠지티가 보유한 ‘간암 색전술 치료용 나노입자’를 자사의 GMP(우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시설에서 양산해, 국내외 시장에서 판매하기 위한 본격적인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아이엠지티의 간암 색전술 치료용 나노입자 기술은 항암제가 미세 종양혈관에 깊숙이 침투하지 못하고 조기에 전신으로 유출되는 기존 치료방법의 부작용과 약물 전달 시간 등을 개선한 치료 방법이다.

이학종 아이엠지티 대표는 “간암 환자의 70%가 TACE(경동맥 화학색전술) 치료를 받는데, 간암 색전술 치료용 나노입자 기술을 활용하면 항암제를 미세 종양혈관으로 깊이 침투시킬 수 있고, 약물 전달시간도 30분 이내로 대폭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GC녹십자그룹도 항암제 개발을 위해 벤처투자에 한창이다. GC녹십자는 지난 9월 바이오벤처 카나프테라퓨틱스에 50억원을 투자했다. 카나프테라퓨틱스는 항체-사이토카인 융합 단백질 플랫폼 'TMEkine™'을 기반으로 다양한 항암 파이프라인을 개발 중이다.

또 GC녹십자엠에스는 같은 달 액체 생체검사 암 진단 기업인 진캐스트에 투자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시약을 포함한 감염성 질병 진단 포트폴리오 확대 및 암 조기진단 사업에 대한 전략적인 파트너를 확보할 계획이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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