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고부가가치 항암분야 집중 투자
보령제약 예산캠퍼스 내무균처리 항암제 생산라인에서 생산직원들이 항암주사제 생산과정을 점검하고 있다. 예산캠퍼스는 설계단계부터 스마트팩토리 개념을 적용한 최첨단 생산시설로 전자동으로 생산이 이루어진다. /보령제약 제공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보령제약이 항암제부문을 신성장동력으로 낙점,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항암제 시장은 암 환자 증가 추이에 따라 계속 커지고 있고, 높은 신약 가격만큼 수익성도 큰 편이다.

보령제약은 기존 항암사업본부를 ONCO(항암)부문으로 승격, 항암제 마케팅 영업 역량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대형품목 인수 및 개량신약 개발 등을 통해 제품포트폴리오를 확대해 가고 있다. 또 항암제 시장 선점을 위해 자체 신약개발 및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확대에도 힘쓰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이밸류에이트파마에 따르면 세계 항암제 시장 규모는 지난해 1230억달러에서 오는 2024년에는 2500억달러 가까이 커질 전망이다.

신약포트폴리오 구축 및 오픈이노베이션 확대

보령제약은 현재 항암 신약 후보물질 3개를 보유 중이다. 그중 가장 주력하고 있는 신약 후보물질은 혈액암의 일종인 호지킨성 림프종을 적응증으로 하는 표적 항암제 'BR2002'다. 지난해 임상시험 승인을 받은 뒤 미국과 국내에서 각각 올해 4월과 5월부터 임상1상을 진행하고 있다.

BR2002는 보령제약이 보유한 항암제 신약 후보물질 가운데 유일하게 임상시험에 들어간 것으로, 2024년 안에 BR2002 임상 개발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비호지킨성 림프종은 매년 국내에서 약 4300여명 (2015년 국가암통계), 전세계적으로는 약 51만 여명(2018년 WHO 통계)의 환자가 발생 한다고 알려져 있다. 비호지킨성 림프종 치료제 시장은 올해 92억달러(약 1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지난 2016년과 2017년에는 스페인 파마마사(社)로 부터 다발성 골수종 치료제 ‘플리티뎁신(성분명)’과 난소암 치료제 ‘루비넥테딘(성분명)’에 대해 각각 기술도입계약을 체결하며 국내 판매 독점권을 확보했다.

‘플리티뎁신’은 종양 세포 내 단백질에 작용해 암세포를 억제시키는 기전을 가지고 있다. 다른 항암제와 다양한 병용 치료가 가능하며 항암치료와 항암제 내성 극복을 위한 새로운 치료방법으로 기대 받고 있는 신약이다.

보령제약은 바이오신약 개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오픈이노베이션도 적극 추진 중이다. 지난 2016년에는 국내 바이오벤처 ‘바이젠셀’에 지분투자를 했고 2017년에는 바이젠셀 최대주주에 올라 자회사로 편입했다. 보령제약은 현재 바이젠셀 지분 29.5%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바이젠셀과 면역세포치료제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보령제약은 바이젠셀과 함께 플랫폼 기술을 활용한 신약개발에 시너지효과를 일으키는 한편, 항암분야의 신약파이프라인 및 포트폴리오를 확대함으로써 매출 증대를 예상하고 있다.

바이젠셀은 환자의 혈액에서 암항원에 반응하는 T세포(면역세포)를 골라내 배양한 뒤 환자 몸에 투여해 암을 치료하는 면역항암제를 개발하고 있다. 바이젠셀의 림프종 치료제 ‘VT-EBV-201’은 지난해 11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아 현재 진행 중인 임상2상이 끝나면 품목허가 신청이 가능하다.

오병용 한양증권 연구원은 “현재 보령제약은 항암제 매출로 독보적인 국내 1위 제약사다. 이는 국내에서 항암제 영업조직이 가장 우수하다는 뜻이며, 보령제약보다 더 항암제를 잘 파는 기업은 없다는 의미”라며 “면역세포항암제가 임상에서 성공한다면 상당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보령제약은 최근 종양 진단용 액체생검 기업인 아이엠비디엑스와 기술 활용 치료제 개발 협약도 체결했다.

보령제약은 아이엠비디엑스가 보유한 액체생검 기술을 활용해 개인 맞춤형 치료제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채혈 또는 체액의 채취만으로 암을 진단하는 액체생검기술은 수술이나 시술을 통해 검체를 획득해야 하는 조직생검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보령제약은 항암제 임상연구 진행 시 액체생검 기술을 적용해 동반진단 기술개발을 진행하고, 약제 내성 생체표지자(바이오마커)에 대한 분석 및 변이에 대한 새로운 치료 표적물질 발굴을 위한 공동연구를 진행하게 된다.

 

항암제 사업 본격 확장 움직임

앞서 보령제약은 지난 5월 전문의약품(ETC) 부문에 있던 항암 사업본부를 별도의 항암(ONCO) 부문으로 독립·승격했다.

보령제약은 이번 ONCO(항암)부문 조직구축을 시작으로 마케팅/영업부분을 넘어 중장기적으로 연구개발 및 생산 등의 조직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사업운영에 대한 빠르고 정확한 의사결정구조를 갖추고 부문내 조직 간의 유기적인 프로젝트 실행을 통해 항암제 시장에서 독보적인 리딩컴퍼니로서의 입지를 다질 계획이다.

보령제약 항암부문 매출 추이. /보령제약 제공

 

보령제약 ONCO(항암)부문은 현재 43명의 조직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난해 매출실적은 약 1100억원(아이큐비아 데이터 기준)이며, 2025년까지 매출 2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보령제약은 젬자(성분명젬시타빈염산염), 옥살리틴(성분명옥살리플라틴), 제넥솔(성분명파클리탁셀), 젤로다(카페시타빈)등의 제품을 통해 국내항암제시장에서 매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세포독성항암제 파클리탁셀시장에서 제넥솔의 성장은 보령의 역량을 보여주는 사례다. 제넥솔은 유방암, 난소암, 위암, 비소세포폐암 등의 1차 치료제로 지난 2016년부터 보령제약이 삼양바이오팜으로부터 도입해 공동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의료정보제공업체 아이큐비아 자료에따르면 2017년부터 제넥솔은 파클리탁셀시장 1위에 올라서며 동일성분 오리지널제제 '탁솔(BMS)'의실적을 넘어서 현재도 그격차를 더욱 벌리고 있다.

탁솔은 국내에 1996년 허가받은 항암제로, 난소암, 유방암, 폐암, 위암 등 고형암에 넓게 사용되며, 보령제약이 2008년 12월부터 2015년까지 7년간 판매해오며 시장점유률 1위로 성장시켰다.
 
이후 BMS와의 계약이 종료된 이후, 2016년 삼양바이오팜과 제넥솔 공동 프로모션 계약을 체결하고, 판매를 시작한지 2년만에 상황을 역전시켰다.

업계에서는 7년간 탁솔을 판매한 경험으로 구축한 항암제 시장에서의 입지와 막강한 영업력이 상품성을 갖춘 품목들과 만나 시너지효과를 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또한 최근 브랜드인수(국내권리인수)한 젬자의 경우, 2015년 릴리와 코프로모션계약을 체결하며 영업마케팅을 시작했다. 2019년(아이큐비아기준) 143억원의 매출실적을 올리며 항암제 시장에서 보령제약의 영업마케팅 위상을 확고히 하기도 했다.

예산캠퍼스 항암제 생산라인 올해 중 가동 목표. 생산경쟁력도 배가

이와 함께 보령제약은 지난해 4월 준공한 예산캠퍼스에 구축한 글로벌 수준의 항암제 생산시설을 올해안으로 가동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준공한 예산캠퍼스는 항암주사제, 고형제 등의 생산시설 구축되어 있다. 지난해 10월 고형제 생산시설에 대해 GMP승인을 획득했고, 올해 초 위궤양치료제 스토가, 이상지질혈증치료제 크레산트 등의 일부의약품을 생산하며 본격적으로 가동을 시작했다.

항암주사제 생산시설도 식약처의 실사를 거쳐 지난 11월 GMP인증을 획득하고 항암제 생산을 개시할 계획이다. 예산캠퍼스 항암주사제 생산시설은 연간 600만바이알(병) 규모이며 최대 3배까지 증량이 가능하다.

또한 전자동화 시스템과 생산시설을 통해 제조경쟁력을 갖추는 것은 물론 세계적 수준의 품질경쟁력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령제약은 내년 항암주사제 생산시설에 대한 유럽GMP(EU GMP) 인증도 준비 중이다. 인증이 완료되면 항암주사제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삼수 보령제약 대표는 “이번 인증은 보령제약이 신성장 동력으로 선정하고 중점 투자하고 있는 항암제 분야에서 연구개발, 마케팅 분야와 함께 생산 역량도 더욱 강화하는 시작점”이라며 “글로벌 수준으로 생산 역량을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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