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리아 제공

[한스경제=강한빛 기자]  식탁 위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식품업계가 과자부터 라면, 버거까지 식물성 원료를 사용한 다양한 먹거리를 적극 선보이고 있다. 가치 소비, 환경보호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업계는 세분화된 소비자 입맛을 공략하는 건 물론 지속가능한 먹거리 확보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국내 비건 소비자는 2008년 15만 명에서 2018년 150만 명으로 증가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여기에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얼라이드마켓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대체육류 시장 규모는 2017년 42억 달러에서 2025년 75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채식과는 거리가 멀게 느껴지던 패스트푸드도 식물성 버거 출시에 한창이다. 롯데리아는 ‘스위트 어스 어썸 버거(Sweet Earth Awesome)를 출시했다. 지난 2월 ‘미라클버거’에 이은 두 번째 식물성 패티 버거다. 겉모습만 보면 일반 버거와 다를 게 없다. 롯데GRS는 맛도 잡기 위해 지난 2월부터 잠실권 3개 매장에서 사전 테스트 판매를 거치며 품질 개선에 집중했다는 설명이다.
 
미국 버거킹은 지난해 4월 푸드테크 기업 '임파서블 푸드'와 식물성 패티를 사용한 '임파서블 와퍼'를 내놨고 최근 맥도날드 본사는 식물성 대체 육류 메뉴 '맥플랜트(McPlant)' 제품군을 내년에 출시할 계획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방문한 코엑스 피그인더가든 매장. 남성 고객들이 주문을 위해 줄을 선 모습/강한빛 기자

체중, 건강관리를 하는 직장인들이 늘어나면서 오피스 상권을 중심으로 샐러드 매장도 늘어나고 있다. 샐러드는 다이어트를 하는 젊은 여성이 주요 소비층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엔 중장년 넥타이 부대의 사랑을 받으며 채식에 대한 문턱 역시 낮아지고 있다.
 
실제로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올해(1~10월) 샐러드 카테고리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7.2% 증가했다. 특히 남성과 장년층의 샐러드 매출 신장률은 각각 34.5%, 48.4%로 나타났다.
 
SPC는 최근 광화문에 샐러드 전문점 '피그인더가든'을 선보였다. 여의도, 강남, 판교, 코엑스에 이은 매장으로 SPC는 오피스 밀집 구역을 중심으로 가게 문을 열고 있다.

방문한 코엑스 피그인더가든은 중장년층 남성 고객이 주를 이뤘다. 양복 차림으로 매장에 방문해 포장해가거나 간단히 식사하고 가는 모습도 종종 보였다.

삼양식품 제공

이렇게 채식 문턱이 낮아지고 소비자의 입맛과 요구가 세분화되면서 업계는 비건 인증을 획득하는 등 환경과 건강을 고려한 제품 출시를 잇고 있다. 
 
삼양식품의 과자 사또밥은 최근 한국비건인증원으로부터 비건 인증을 획득했다. 비건 인증은 동물 유래 원재료가 들어있지 않고, 제조 과정에서도 이를 이용하지 않은 제품에만 부여된다.

수출용 사또밥 패키지에는 2018년 취득한 ‘영국 비건 소사이어티(Vegan Society)’의 인증 마크가 표기되어 있으며, 내수용 사또밥 패키지 역시 한국비건인증원의 인증 마크를 표기할 예정이다.

여기에 지난달 풀무원식품의 라면 브랜드 ‘자연은 맛있다 정면’도 한국비건인증원의 비건식품 인증을 획득한 바 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최근 가치 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비건 식품에 대한 관심과 수요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며 “향후 비건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환경과 건강을 고려한 제품으로 소비자들의 기대를 충족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강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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