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독자 플랫폼 기술 바탕 항암제 파이프라인 확대 중
서울 송파구 방이동 한미약품 본사. /한미약품 제공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신약 후보물질 연구개발에서 잇단 성과를 내고 있는 한미약품이 항암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와 경구용 항암제 ‘오락솔’ 등이 기술수출 신약으로서 국내 최초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는 것은 물론 판매 로열티 획득 기대감까지 높아지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12월 초 기준 총 32건의 파이프라인(의약품 개발 프로젝트)을 진행하고 있다. 32건 중 항암제 파이프라인은 43.8%(14건)에 달한다. 이 중 20건(62.5%)은 임상시험에 진입한 상태다.

특히 한미약품은 바이오의약품의 약효 지속시간을 늘려주는 고유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 등 독보적인 제제기술을 바탕으로 혁신신약 개발을 선도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면역항암 효과와 표적항암 효과를 동시에 이끌어내는 플랫폼기술인 ‘팬텀바디’도 보유하고 있다.

주사용 항암제를 경구용으로 변환할 수 있는 한미의 독자 플랫폼 기술 ‘오라스커버리’가 적용된 오락솔은 현재 임상을 끝내고 미국 시판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오락솔, 롤론티스 등 미국 시판허가 ‘촉각’

오락솔은 지난 9월 미국 FDA 희귀의약품 우선심사 대상으로 지정됐으며, 내년 2월 28일까지 시판 허가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오락솔은 전이성 유방암 환자 치료제로 지난 2011년 미국 아테넥스에 기술수출했다.

우선심사 제도는 FDA가 심각한 질환의 치료나 진단, 예방 측면에서 효과 및 안전성의 유의미한 개선 가능성이 있는 의약품을 대상으로 한다. 통상 10개월을 소요하는 일반 심사와 달리, 신약 승인 여부를 6개월 이내에 결정한다.

오락솔은 정맥주사용 항암제 파클리탁셀을 경구용으로 전환한 혁신신약이다. 최근 주사요법 대비 임상적 유용성·편의성을 입증한 것은 물론, 주사요법 주요 부작용인 신경병증 발생률 감소 효과를 입증하며 상업적 가치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미약품 파트너사 아테넥스는 지난 9일 열린 ‘샌안토니오유방암학회(SABCS)’ 스포트라이트 세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임상 3상 추가 데이터를 발표했다.

롤론티스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지연되고 있는 미국 FDA 실사 재개를 기다리고 있다.

롤론티스는 한미약품이 지난 2012년 미국 제약기업 스펙트럼에 기술수출한 신약이다. 스펙트럼은 글로벌 임상 3상을 끝내고 지난해 10월 FDA에 신약시판허가를 신청했다.

FDA는 당초 올해 3월 한미약품 평택 바이오플랜트 실사 후 10월 24일까지 심사를 마무리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일정이 연기됐다.

현재 롤론티스 허가 일정은 평택 바이오플랜트 실사 외에 미국 내 롤론티스 완제 생산처·완제 포장 사이트·스펙트럼 본사 대상 FDA 실사 등이 성공적으로 끝난 상태다. FDA가 허가 서류 검토를 위해 요청한 관련 자료들 역시 모두 제출했다.

한미약품이 개발한 비소세포폐암 신약 ‘포지오티닙’도 시판허가를 받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포지오티닙은 한미약품이 개발해 지난 2015년 스펙트럼에 기술 수출한 신약 후보물질이다. 현재 EGFR/HER2 엑손20(Exon20) 변이 폐암 및 유방암 등을 치료하는 혁신신약으로 개발 중이다.

앞서 지난 9월 포지오티닙의 글로벌 임상 2상(ZENITH20) 코호트2 연구 결과 및 치료 대안이 없는 응급환자 대상 임상 연구 결과가 유럽종양학회(ESMO) Virtual Congress 2020에서 발표됐다.

당시 스펙트럼은 코호트2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FDA에 신약시판허가를 위한 미팅 신청을 완료하는 등 포지오티닙의 신속한 허가를 위한 절차를 시작했다.

이달미 SK증권 연구원은 "내년에 기대할 수 있는 이벤트로는 롤론티스와 오락솔의 허가가 진행될 경우의 추가적인 마일스톤 유입"이라며 "포지오티닙도 코호트 3.4에 대한 발표가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혈액암 등 항암제 파이프라인 확대

한미약품은 혈액암 분야 차세대 치료제 상용화를 위해서도 힘쓰고 있다.

한미약품은 최근 급성골수성백혈병(AML) 치료 혁신신약으로 개발 중인 HM43239를 투여, 의미있는 결과를 도출한 환자 임상 케이스를 미국혈액학회(ASH)에서 발표했다.

HM43239는 급성골수성백혈병을 유발하는 FLT3돌연변이(FMS-like tyrosine kinase 3 ITD 및 TKD)와 SYK를 이중 억제하는 시너지를 통해 AML 치료의 새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혁신신약 후보물질이다.

기존 치료에 불응성을 보인 환자에서 HM43239 투여시 관해는 물론 골수아세포 1%이하의 감소를 함께 확인했다.

HM43239는 FDA로부터 급성골수성백혈병 치료를 위한 희귀의약품으로, 한국 식약처로부터는 개발단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은 바 있다.

권세창 한미약품 사장은 “HM43239는 급성골수성백혈병에서 흔히 발현되는 돌연변이를 표적하고, 기존 치료제의 내성 극복도 가능한 강력한 혈액암 치료제”라며 “현 임상을 순조롭게 진행시켜 혈액암 분야 차세대 치료제로 상용화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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