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셀트리온 엔터테인먼트

[한스경제=최지연 기자] 배우 황희가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최근 종영한 tvN '구미호뎐'에서 구신주로 분하면서다. 구신주는 백두대간 시절부터 이연(이동욱)의 충신 노릇을 해온 수의사. 착하고 섬세한 성격으로 평소에는 유약해 보이지만 때로는 강단 있는 모습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에 대해 황희는 "충신이라는 말을 상징하는 캐릭터로 그려내고 싶었고 이연과의 관계에서는 시어머니 같지만 유리(김용지)와 있을 때는 다정다감한 모습으로 보이고 싶었다. 인물과의 관계 속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줌으로 인해 캐릭터를 풍성하게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 '구미호뎐' 끝낸 소감이 어떤가.

"큰 사랑을 받은 작품이었다. 감독님과 스태프, 동료 배우들 누구 하나 할 것 없이 한가지 목적을 갖고 잘 달려왔던 것 같다. 아침에 눈을 뜨면 일어나면 바로 현장에 가야 할 것 같은데 정든 사람들과 떨어지려고 하니까 많이 아쉽다."

- 출연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오디션을 통해서 구신주라는 인물을 만났다. 책이 워낙 재미있어서 이 작품에 꼭 출연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감독님에게 오디션에 합격 이유를 들은 적은 없었지만 역할에 잘 어울리기 때문인 것 같다. '구미호뎐' 팀이 비주얼적으로 뛰어나다. 다 판타지스럽게 생겼는데 나는 조금 다른 쪽으로 판타지적 비주얼을 갖고 있다. 멋있고 예쁜 여우들이 있으면 나 같은 여우도 한 마리쯤은 있을 거라 생각한다. 인간적인 여우라는 부분을 높게 사주신 것 같다."

- 소재가 독특했는데 준비는 어떻게 했나.

"구미호라는 소재를 준비하기 위해서 처음에는 여우에 대해 찾아보기도 했다. 울음소리는 어떻고 수명은 얼마나 되는지, 특징은 뭔지 여러 가지를 찾아보고 접목하려고 했는데 감독님이 하지 말라고 하셨다. 그래서 구신주라는 인물이 대본에 어떻게 나와 있는가에 초점을 맞추고 연기를 했다. 그리고 수의사라는 직업을 갖고 있기 때문에 직접 찾아가서 이것저것 여쭤보기도 했다."

황희./셀트리온 엔터테인먼트

- 캐릭터를 구축하는 게 어렵지는 않았나.

"정말 하고 싶은 작품이었기 때문에 촬영을 하는 데 있어서 부담스러움은 조금 있었지만 기대를 많이 했다. 연기할 때 부담스럽지 않지만 재미있고 따뜻하게 그려내려고 했는데 감독님과 충분히 이야기를 많이 하고 나서 인간보다 더 인간 같은 여우로 설정을 하고 사회성 좋은 여우, 이연과의 관계나 유리와의 멜로 라인에만 집중하다 보니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던 것 같다. 하나에 집중하니까 초반에 부담스러웠던 것들이 사라지고 캐릭터를 잘 표현할 수 있었다."

- 김용지와의 러브라인이 돋보였는데.

"우리 커플이 시청자들을 설득시킬 수 있을지 늘 의심했었다. 초반을 잘 쌓아야 된다고 생각했는데 뽀뽀하는 것부터 시작했으니까 일반적인 멜로의 수순은 아니었다. 그래서 더 불안했는데 방송이 시작되고 시청자들이 응원해주는 걸 보고 힘을 얻을 수 있었다. 시청자분들이 김용지를 좋아해 준 덕분에 묻어갈 수 있었던 것 같다(웃음)."

- 사랑 앞에서 순종적인 모습을 보여줬는데 실제와 비교하면 어떤가.

"실제로도 그런 편이다. 구신주와 나의 공통점은 어긋난 행동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는 거다. 정도를 벗어나지 않으려고 한다. 그래서 평소에도 사랑을 쟁취함에 있어서 내가 먼저 한 발을 내딛는 편이다. 만나면 잘 들어주고 져주려고 하고 말도 예쁘게 하려고 노력한다. 다만 구신주는 말이 너무 많고 주접이 있어서 그런 것에서 차이가 좀 있다."

- 댓글은 많이 찾아봤나.

"영상에 달린 댓글들을 많이 봤다. 유튜브에 클립 영상이 다니는 걸 늦게 알아서 나중에서야 찾아보게 됐는데 찾아보는 재미가 있었다. 나와 관련된 댓글이 비록 놀리는 것이더라도 좋았다."

황희./셀트리온 엔터테인먼트

- 이번 작품을 통해서 대중에게 황희라는 배우를 각인시킬 수 있었다. 남다른 작품으로 남았을 것 같은데.

"(작품을 끝낼 때마다) 늘 비슷한 느낌이지만 또 한 프로젝트를 최선을 다해서 끝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번에 처음으로 문득 든 생각이 '구미호뎐'은 16부작이니까 총 16시간짜리 드라마를 만드는 데 총 7개월이 걸렸다. 정말 공을 들여서 만드는데 방영되는 두 달은 너무 빠르다. 사람들이 좋아해 주는 건 물론 좋지만 그게 헛헛하고 아쉬웠다. 하지만 신나게 한 작품이다."

- 판타지 작품만 벌써 두 번 째다.

"장르를 보고 출연한 건 아니라 딱히 판타지에 출연해야겠다고 생각했던 건 아니다. 오디션에 합격하고 나니 판타지였다. 그래도 '아스달 연대기'에 이어 '구미호뎐'까지 연달아 판타지를 출연하고 나니 개성 있게 생긴 게 장점이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게 됐다."

- 앞으로 대중에게 어떤 배우로 남고 싶나.

"아직은 필모그래피가 많지 않다. 그래서 그만큼 꺼낼 수 있는 카드가 많이 남아있기도 하다. 그래서 전작과 다른 차기작을 통해서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배우가 되고 싶다. 그리고 일을 안 할 때 돌멩이 같다고 생각했을 정도로 위축된 적도 있어서 앞으로 더 열심히 해서 작품을 많이 남기는 배우가 되고 싶다."

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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